[스포츠투데이 이상필 기자] 황의조가 해트트릭을 기록하며 화려하게 부활했다.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한국 올림픽축구대표팀은 28일 오후 일본 요코하마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2020 도쿄 올림픽 남자축구 조별리그 B조 온두라스와의 최종전에서 6-0 대승을 거뒀다.
한국은 조별리그 전적 2승1패(승점 6)를 기록하며 조 1위로 8강에 안착했다.
승리의 주역은 황의조였다. 이날 선발 출전한 황의조는 후반 11분 교체될 때까지 단 56분만 뛰었지만, 해트트릭을 기록하며 대승을 견인했다.
황의조는 현 대한민국 최고의 최전방 공격수다. 프랑스 리그앙에서 한 시즌 두 자릿 수 득점을 기록했고, 국가대표팀에서도 부동의 스트라이커로 활약하고 있다.
올림픽축구대표팀을 이끌고 있는 김학범 감독과도 인연이 깊다. 김학범 감독은 지난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당시 와일드카드 1장을 황의조에게 사용했다. 당시 황의조를 와일드카드로 발탁한 것을 두고 많은 논란이 있었지만, 황의조는 실력으로 김학범 감독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음을 입증했다. 황의조의 활약 덕에 한국은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도쿄 올림픽을 앞두고 김학범 감독은 다시 한 번 황의조에게 와일드카드를 사용했다. 이미 소속팀과 대표팀에서 입지가 굳건하고 굳이 올림픽에 출전하지 않아도 되는 황의조였지만, 황의조는 김학범 감독의 부름에 망설임 없이 응했다. 다른 유럽파 선수들이 휴식기를 보낼 때, 황의조는 파주 NFC에서 동생들과 땀을 흘리며 올림픽을 준비했다.
다만 올림픽 초반 황의조의 모습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뉴질랜드와의 1차전에서 선발 출전했지만, 상대의 집중견제에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찬스를 만들고도 결정력에서 아쉬움을 보였다. 결국 한국은 뉴질랜드에 0-1 패배를 당했다. 루마니아와의 2차전도 마찬가지였다. 한국은 4-0 대승을 거x지만, 정작 최전방 공격수 황의조는 단 한 골도 기록하지 못했다. 김학범호 22명의 선수 중 최전방 공격수 자원은 황의조 밖에 없던 상황이라, 걱정이 커질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황의조는 온두라스전을 통해 모든 걱정을 불식시켰다. 황의조는 전반 11분 이동준이 얻어낸 페널티킥 키커로 나서 침착한 슈팅으로 선제골을 터뜨렸다. 황의조가 도쿄 올림픽 첫 골을 신고한 순간이었다.
황의조의 활약은 계속 됐다. 2-0으로 앞선 전반 추가시간 완벽한 위치 선정으로 추가골을 터뜨렸다. 이어 후반 6분에는 페널티킥으로 세 번째 골을 성공시키며 해트트릭을 달성했다. 황의조의 활약 덕에 한국은 온두라스전을 완승으로 마무리하고 8강에 오를 수 있었다.
8강부터는 토너먼트 경기가 진행된다. 이제 패배는 곧 탈락이다. 그만큼 한 골의 중요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황의조의 부활은 김학범호에 무엇보다 반가운 소식이다. 화려한 부활을 알린 황의조가 토너먼트 무대에서도 한여름 더위를 날릴 시원한 골을 선물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스포츠투데이 이상필 기자 sports@sto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