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김나연 기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사람들이 한데 모여 술자리를 갖는 것이 어려워진 시국에 '술' 소재의 예능이 범람하고 있다. 기대와 우려가 공존하는 상황 속 음주 예능이 시청자들에게 대리만족을 안겨줄 수 있을까.
먼저 앞서 방송된 채널S 예능프로그램 '신과 함께'는 '우리 인생에는 늘 술이 있었다'라는 슬로건에 딱 맞는 연예계 주당 신동엽이 특별한 날 어떤 술과 안주를 먹을지 고민인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연예계 소문난 애주가들과 함께 경험을 바탕으로 꿀 조합 '주식(酒食)'을 추천해주는 인문학 토크쇼.
연예계 대표 '애주가'인 방송인 신동엽, 가수 성시경을 중심으로 이용진, 시우민 등 4MC의 차진 토크 케미와 시청자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는 '주식'을 선보인 바 있는 '신과 함께'는 지난 16일 특별한 날 어떤음식을 먹을지 고민인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맛잘알 4MC가 주문자 맞춤 메뉴를 추천해주는 시즌2로 돌아왔다.
tvN은 신혼부부들을 위해 제주도 우도에 유일한 심야 주막 '우도주막'을 오픈하는 예능프로그램 '우도주막'을 론칭했다. 김희선, 탁재훈, 유태오, 문세윤, 카이는 어려운 시국에 결혼한 신혼부부들을 위해 주안상을 제공하며 자연스럽게 나누는 대화와 사연들을 통해 따뜻한 웃음과 공감을 선사하는 힐링 프로그램이다.
KBS 또한 유튜브 예능 콘텐츠 '조세호의 와인바'를 론칭했다. '와인바'는 조세호가 와인을 배워가며 자신과 비슷한 수준의 초보들에게 유용한 와인상식들과 집에서 구비하면 좋은 와인도구들을 쉽고 재미있게 소개하는 프로그램이다.
IHQ '마시는 녀석들'은 먹방계의 블루오션이었던 '안주 맛집'을 찾아다니는 프로그램. 채널 십오야의 '언제까지 어깨춤을 추게 할 거야'를 성공적으로 이끈 규현을 중심으로 이종혁, 장동민, 그룹 골든차일드 이장준이 출연한다.
'마시는 녀석들'은 음주에 초점을 맞춘 방송이 아닌 주류에 따라 페어링 하기 좋은 음식을 소개하는 안주탐구생활 방송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IHQ는 남성 출연자를 위주로 구성한 '마시는 녀석들'에 이어 손담비 소이현 안영미 곽정은이 출연하는 '언니가 쏜다' 론칭에도 나섰다. '언니가 쏜다'는 연예계 대표 주당인 4MC가 소문난 안주 맛집에 찾아가 먹방과 함께 취중진담 토크쇼를 펼치는 안주 맛집 탐방 프로그램. 성별과 출연자만 바뀌었을 뿐 '마시는 녀석들'과 비슷한 구성일 것으로 보인다.
마시는 녀석들, 언니가 쏜다 / 사진=IHQ 제공
이렇듯 코로나19로 여행이나 스포츠는 물론 사람들 간의 친목이 자유롭지 못한 상황 속에서 술을 소재로 한 예능이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다.
술을 소재로 한 예능은 술자리를 통한 스타들의 진솔한 이야기, 즉 취중진담을 통해 색다른 재미를 선사할 수 있고, '혼술(혼자 술 마시기)'을 즐기는 시청자들에게 대리만족을 선사할 수도 있다.
다만, 이러한 예능에는 우려도 따른다. 앞서 음주 예능의 선구자라고 할 수 있는 tvN '인생술집' 또한 술자리를 통해 스타들의 진솔한 이야기와 친숙한 모습을 이끌어내며 시청자들과 공감대를 형성했다. 큰 호평을 받으며 2016년 12월부터 2019년 4월까지 오랜 시간 동안 시청자들과 만났다.
그러나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는 '인생술집'에 "출연자 간 대화보다 음주 장면을 지나치게 부각해 시청자들에게 음주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을 심어주거나 음주를 부추길 우려가 있다"며 법정 제재인 '주의'를 주기도 했다.
최근에도 다수의 프로그램들이 음주 장면을 노출하며 지적을 받은 바 있다. 출연진과 제작진 모두 경각심을 갖고 신중을 기한 방송으로 이러한 우려를 지울 수 있을까. 이 시국 음주 예능이 시청자들에게 사랑받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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