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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가디슈', 신파 덜어내고 여운 더하고 [무비뷰]
작성 : 2021년 07월 28일(수) 09:40

모가디슈 포스터 /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스포츠투데이 최혜진 기자] '모가디슈'는 신파의 무게를 덜어낸 작품이다. '남북' '전쟁' 등 익숙한 신파적 소재를 다루면서도 감성에 호소하지 않는다. 격정의 감정을 덜어냈음에도 이야기는 풍성하게 흘러간다. 담백하기에 더욱 짙은 여운을 남기는 '모가디슈'다.

영화 '모가디슈'(감독 류승완·제작 덱스터스튜디오)는 1991년 소말리아 내전 당시 수도 모가디슈에 고립됐던 남북 대사관 공관원들의 탈출 실화를 모티브로 한 영화로, 생존을 위한 필사의 사투를 펼치는 이들의 이야기를 그렸다.

1991년, 한국과 북한은 UN 가입을 위해 외교관을 아프리카에 진출시킨다. 한국의 한신성(김윤석) 대사, 북한의 림용수(허준호) 대사는 소말리아의 한 표를 얻기 위해 총력전을 다한다.

한국, 북한의 대사관 일행은 시종일관 부딪힌다. 때론 반칙을 서슴지 않으며 서로의 외교 작전을 방해한다.

그러던 중 내전이 발발한다. 소말리아 바레 정권의 독재 정치에 반기를 든 반군 시위들이 총기를 들고 수도에 들이닥친 것. 통신이 끊긴 상황 속 한국 대사관 팀은 모가디슈에서 고립되고 만다.

북한 일행의 상황도 녹록지 않다. 대사관에 들이닥친 반군에 의해 모든 재산을 약탈당한 이들은 한국 대사관에게 도움을 요청한다. 과연 한국과 북한은 총성이 빗발치는 모가디슈에서 탈출할 수 있을까.

모가디슈 스틸컷 /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모가디슈'의 키워드는 '절제'다. 덤덤한 듯 풍성하게 풀어낸 감정 연기와 작위적이지 않고 있는 그대로를 보여 주는 서사들이 그렇다. 이러한 절제가 오히려 작품을 가득 채우는 힘을 발휘한다.

먼저 배우들의 넘치지 않는 감정 연기들이 돋보인다. 다투는 직원들을 달래고 어르는 한신성, 유아독존 자신의 길을 걷는 강대진(조인성), 엉성하지만 유쾌한 공수철(정만식), 원칙주의 림용수, 남한과 타협하지 않으려는 태준기(구교환) 등은 각양각색의 캐릭터를 과장되지 않게 표현한다. 자연스러운 연기는 우리 주변의 인물을 떠오르게 하며 작품에 빠져들게 한다.

실화에 기반을 둔 서사들도 '있는 그대로'의 힘을 발휘한다. 총성이 빗발치고 폭력이 난무한 연출 역시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다. 관람이라기보단 사건의 목격과 가깝다. 과장되지 않으니 현실감 있고, 그래서 더욱 몰입감은 커진다.

'모가디슈'는 내전이라는 상황 속 남북 외교관들이 협력하는 이야기가 담겨 있다. 내전과 남북, 이 두 단어만으로도 관객의 눈물샘을 자극하는 포인트가 있는 셈. 그러나 '모가디슈'는 눈물을 강요하지 않는다. 감동을 터트릴 장면을 구태여 만들어내지 않는다. 절제된 연출의 힘이다. 자칫 신파가 될 법한 '모가디슈'가 블록버스터라는 타이틀을 쟁취할 수 있게 된 이유다.

해외 올 로케이션 역시 빛을 발한다. '모가디슈'는 실제 내전이 일어나고 있는 모가디슈를 대신해 아프리카 모로코에서 100% 촬영을 진행했다. 차선책으로 택한 모로코지만 현장의 디테일은 최선 못지않다. 당시의 시대적 배경을 고스란히 담은 건축물과 차량 등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모가디슈'의 배경은 햇볕이 내리쬐는 무더운 아프리카다. 그러나 작품은 덥지 않고 오히려 통쾌하다. 무게를 덜어내고 담백하게 펼쳐진 열연과 연출 덕분이다. 눈과 귀에 때려 박는 시원한 액션은 덤이다. 찜통 같은 날씨에 제격인 짜릿한 여름 블록버스터의 탄생이다. 오늘(28일) 개봉.

[스포츠투데이 최혜진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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