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현혜선 기자] 누구나 히어로가 되길 꿈꾼다. 돈, 직업, 명성 등 저마다의 이유가 있다. 팍팍한 현실에 있는 청춘들 역시 꿈을 꾼다. '액션히어로'는 청춘의 모습을 무겁지 않게 B급 정서로 녹인다. 흘러가는 삶과 비슷한 영화다.
영화 '액션히어로'(감독 이진호·제작 한국예술종합학교)는 꿈은 액션 배우, 현실은 공무원 준비생인 대학생 주성(이석형)이 우연히 부정입학 협박편지를 발견하고 액션영화를 찍으며 악당을 때려잡는 학식코믹액션극이다.
작품은 공무원 준비생이면서 연극영화학과 청강생인 주성이 액션 배우에 대한 꿈을 꾸면서 시작된다. 주성은 연극영화과를 청강할 정도로 옛 홍콩 무협 영화의 팬이다. 한 손에 늘 공무원 시험 책을 들고 다니면서 머릿 속은 언제나 액션 영화 한 편 찍는 것을 상상한다.
주성에게 드디어 기회가 왔다. 연극영화과 과제로 영화를 찍을 수 있게 된 것. 이후 주성은 연극영화과 조교인 선아(이주영)가 찍었던 과거 단편 액션 영화를 보고 그에게 러브콜을 보내지만 대차게 차인다. 선아는 학부 시절 날라다니면서 액션 영화를 찍었지만, 지금은 그저 카페 알바와 조교 일로 현실에 찌들었다. 게다가 학과장인 차교수(김재화)가 시키는 일은 다 해야 되는 노예다.
그러던 중 차교수에게 입시 비리를 폭로하겠다는 협박 편지가 도착한다. 얼떨결에 협박에 동참한 선아, 그리고 액션 영화를 찍으면서 일에 휘말린 주성이 마주하게 된다.
'액션히어로'는 현실에 찌든 청년들의 얼굴을 보여준다. 분명히 액션 배우라는 꿈이 있지만 공무원 시험을 놓을 수 없는 주성, 힘든 알바와 교수 비위 맞추기에 지친 선아, 치킨집 창업이 목표인 재우(장인섭)다. 팍팍한 현실에 놓인 이들이지만 영화는 마냥 어둡게 그리지 않는다. 전반적으로 깔린 B급 정서와 유쾌한 코미디가 인물에 생기를 불어넣고, 삶을 살게 만든다. 우리 삶이 팍팍하지만 칙칙하지 않은 것과 비슷하다.
차교수의 입시 비리는 사회적으로 중대한 사건이지만, 영화가 바라보는 시선은 다르다. 담백하고, 자연스러우면서 가끔 짜증을 유발한다. 또 어쩔 때는 유머러스하기까지 하다. 기승전결의 구조 속에서 사건이 해결되는 게 아니라 물 흐르듯 진행된다. 이 지점 역시 삶과 닮아 있다.
이석형과 이주영의 연기가 자연스럽기에 가능한 일이다. 힘을 뺀 완급 조절로 작품을 흘러가게 만든다. 특히 이주영의 새로운 얼굴이 인상적이다. 이주영은 그간 '몸값', '독전', '삼진그룹 영어토익반' 등에서 강렬한 연기를 선보였다. 그런 그가 '액션히어로'에서는 캐릭터적인 연기를 벗고 일상의 모습을 보여준다.
완성도 높은 액션신도 관전 포인트다. 옛 홍콩 액션 영화에서 볼 법한 액션이 들어가 향수를 자극한다. 맨손 액션부터 각종 도구 액션까지 볼거리도 다양하다. 배우들의 합 역시 정교하다.
이처럼 '액션히어로'는 저마다 히어로가 되고 싶은 청춘들의 모습을 보여준다. 21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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