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현혜선 기자] TV조선은 프로그램 출연자가 잇따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자 백신 우선 접종 요청 공문을 보냈다고 밝혔다. 국민들이 차례대로 기다리며 백신을 맞고 있는 상황에서 TV조선의 입장문은 논란이 되고 있다.
TV조선은 19일 공식입장을 통해 "지난 13일, 15일 '뽕숭아학당'에 출연한 박태환, 모태범이 타 프로그램 녹화장에서 확진자와 밀접접촉했다는 소식을 듣고 즉시 녹화에 참여한 출연자 및 스태프 전원에게 연락을 취해 선제적 검사와 예방 차원의 자가격리를 시행했다"고 밝혔다.
자가 격리 중 '뽕숭아학당'의 출연자인 장민호와 영탁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 이에 TV조선은 '뽕숭아학당' 출연진 및 스태프들을 비롯해 조금이라도 접촉우려가 있는 모든 인원을 대상으로 연쇄감염의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 선제적 검사와 자체격리를 실시했다. 또 전 제작진이 자가격리를 하고 있는 '뽕숭아학당'은 부득이하게 결방을 결정했다고 알렸다.
이런 상황 속 TV조선은 코로나19 백신 우선 접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TV조선은 "최근 코로나 재확산 상황 가운데 특히 방송 프로그램 출연자를 비롯한 방송 종사자들의 코로나19 감염 위험이 높아지고 있다. 이에 '방송 프로그램 주요 출연자 및 제작 스태프에 대한 코로나19 예방백신 우선접종 요청' 내용을 담은 공문을 방송통신위원회와 문화체육관광부에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는 국민의 시청권익 보장을 위해 중단없이 방송 제작에 임하고 있는 방송 종사자들의 감염 위험을 최소화하고, 방송 파행을 방지함으로써 궁극적으로 팬데믹 사태 속에서 국민들의 심리적 안전을 지키기 위함이다. 이를 통해 정부의 코로나19 방역에 대한 신뢰감을 한층 높이고, 방송 종사자들이 안전한 환경 속에서 국민들에게 방송을 통해 힘과 용기를 줄 수 있도록 적극적인 조치를 간곡하게 요청했다"고 이유를 전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코로나19 백신 예방 접종 순서는 백신 도입 및 공급, 접종 상황, 백신별 임상 결과 등을 고려해 우선 접종 권장대상부터 접종하고 순차적으로 예방접종자를 확대한다. 노인 집단시설 및 재가복지시설 입소자와 종사자, 의료기관 종사가, 군인 경찰 소방공무원 사회기반시설 종사자, 소아 청소년 교육 보육시설 종사자가 우선이다. 이외에는 고령자부터 순차적으로 백신을 접종하고 있다.
백신 접종에 우선 순위가 정해져 있다 보니 대중은 자신의 차례가 오길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혹은 잔여 백신이 뜨길 기다렸다가 접종하는 경우도 있다.
때문에 TV조선의 입장문은 논란이다. 일부 누리꾼들은 "순서대로 기다리고 있는데 왜 먼저 맞겠다고 하는지 모르겠다. 의료계 종사자도 아니지 않냐. 잔여 백신을 예약하는 게 맞다"는 반응을 보였다. 특히 지상파도 아닌 종편에서 시청권 보장이라는 칼을 빼든 게 말이 안 된다는 지적이다.
이처럼 TV조선은 방송 관계자라는 이유로 백신 우선 접종 요청 공문을 보낸 것을 스스로 밝혔다. 몇 달째 백신을 기다리던 대중들의 심기를 건드린 것. 그야말로 자승자박이다.
[스포츠투데이 현혜선 기자 ent@sto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