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현혜선 기자] 코믹과 호러의 만남이라는 장르적 특색 위에 영화 제작진의 이야기가 담겼다. 영화 제작진이 만든 영화 제작진의 이야기라는 점에서 사실적이고 흥미로운 '나만 보이니'다.
영화 '나만 보이니'(감독 임용재·제작 영화사 반딧불)는 로맨스 영화 촬영장에 나타난 귀신과 어떻게든 영화를 완성하려는 감독의 눈물겨운 사투를 그린 코믹 호러다.
작품은 이제 막 대학을 졸업한 신인 영화감독 장근(정진운)이 동료들과 함께 영화 촬영을 위해 버려진 호텔에 도착하면서 시작된다. 장근은 선댄스영화제에 출품할 작품을 찍기 위해 어렵게 투자 받고, 힘들게 사람들을 불러 모아 영화 촬영에 나선 상황. 무슨 일이 있어도 시간 안에 촬영을 마쳐야 된다는 사명감이 있다.
그러나 동료들이 하나둘씩 귀신을 보기 시작하면서 촬영은 점점 지연되고, 장근은 깊은 고민에 빠진다. 이후 직접 귀신을 본 장근은 극도의 공포를 느끼지만 어떻게든 영화를 완성해야 된다는 생각에 해결에 나선다.
나만 보이니 / 사진=영화 나만 보이니 스틸컷
'나만 보이니'는 극한의 상황 속에서도 영화에 대한 끈을 않으려는 감독의 다짐과 같은 영화다. 대학을 졸업하고 자신의 첫 작품을 선댄스 영화제에 선보여 상까지 받겠다는 원대한 포부를 지닌 장근의 고군분투인 것이다. 그의 집념과 영화에 대한 사랑은 귀신을 똑바로 마주할 정도로 강력하다.
또 영화 제작진이 만든 영화 제작진의 이야기라는 점에서 흥미롭다. 가장 사실적이면서도 풍자가 녹아 있다. 오디오 감독, 촬영 감독이 장비를 다루는 디테일이라든지 PD나 감독이 현장에 있는 디테일이 살아있다. 오밀조밀한 디테일을 보는 재미가 있는 영화다.
특히 배우병에 걸린 주연 배우의 모습에는 풍자가 담겨 있다. 지석(곽희성)은 카메라 위치를 자신의 마음대로 바꾸고, 컨디션에 따라 시간을 조정하는 등 갑질을 하는 배우다. 장근을 비롯한 영화 제작진은 모두 지석의 대학 후배다. 때문에 지석이 현장을 좌지우지해도 묵묵히 따를 수밖에 없다. 눈살을 찌푸리는 상황이 코믹하게 그려진다. 지석의 갑질이 분노를 부른다기 보다 얄미움을 유발하는 정도다. 오히려 지석의 모습이 우스꽝스러워 보이기까지 한다. 풍자를 통해 웃음을 준 것이다.
코믹과 호러가 결합된 장르적인 특색도 눈여겨볼 만하다. 실제 폐호텔에서 촬영한 만큼 장소가 주는 공포는 엄청나다. 이런 공간에서 언제 튀어나올지 모르는 귀신은 스릴을 주기 충분하다. 또 마스크를 쓴, 다소 독특한 비주얼의 귀신은 현 시국과 닮아 있는 것처럼 보인다. 이런 공포 뒤에든 코믹이 뒤따른다. 무서운 상황에서 허탈한 웃음이 나오는 것처럼, 잔잔한 유머 코드를 깔아 관객들의 긴장을 풀게 만든다.
첫 스크린에 진출한 배우 정진운과 솔빈의 연기는 안정적이다. 힘을 뺀 연기로 작품에 녹아든 이들의 연기는 담백하다. 각각 영화감독과 PD로 분한 이들은 실제 영화 제작진처럼 디테일한 설정으로 사실성을 더한다.
코믹과 호러의 만남, 그리고 영화 촬영 현장 모습이 어우러진 '나만 보이니'는 21일 개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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