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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정진운의 새로운 시작 [인터뷰]
작성 : 2021년 07월 19일(월) 10:14

나만 보이니 정진운 / 사진=미스틱스토리 제공

[스포츠투데이 현혜선 기자] 14년간 가슴을 울리는 노래로 큰 사랑을 받은 정진운이 본격적으로 스크린에 진출하며 배우의 길에 들어섰다. 이제는 '배우'라는 정체성을 더 알리고 싶단다. 그 시작을 함께한 영화 '나만 보이니'로 새사람이 된 정진운이다.

2008년 그룹 2AM으로 데뷔한 정진운은 곡 '이노래' '죽어도 못 보내' '잘못했어' '어느 봄날' 등을 발표하면서 활발히 활동했다. 이후 연기로 활동 영역을 넓힌 정진운은 드라마 '드림하이2' '연애 말고 결혼' '마담 앙트완' '그녀로 말할 것 같으면' 등에 출연했다.

이런 정진운이 스크린에 데뷔해 관객들과 만난다. 영화 '나만 보이니'(감독 임용재·제작 영화사 반딧불)를 통해서다. '나만 보이니'는 로맨스 영화 촬영장에 나타난 귀신과 어떻게든 영화를 완성하려는 감독의 눈물겨운 사투를 그린 코믹 호러다. 정진운은 극중 신인 영화감독 장근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나만 보이니'는 정진운이 군 제대 후 처음으로 선보이는 작품이다. 정진운은 "의미도 깊고, 부담도 많았다. 걱정이 너무 많아서 어떻게 준비를 해야 되나 고민됐다. 극중 다른 캐릭터에 비해 정극을 해야 돼서 더 부담이 된 것 같다. 그런데 생각을 하면 할수록 부담이 늘어서 이런 마음으로 영화를 찍을 수 없겠다 싶었다. 코믹 영환데 이런 마음으로 할 수 없지 않냐. 시나리오와 감독님에게 나를 맡기려고 했다. 사전에 철저히 준비를 해서 촬영장에서는 편한 마음으로 있으려고 했다"고 전했다.

동시에 '나만 보이니'는 정진운의 첫 스크린 진출작이다. 이에 대해 "드라마를 할 때는 아무래도 두 번째 역할을 많이 했다. 어떤 사람과의 관계 안에서 벌어지는 스토리 중간에 껴 있는 입장일 때가 많았다. 하나하나 만드는 느낌이라기보다는, 그때그때 알맞게 찍어내는 느낌이었다. 그런데 영화는 다 같이 회의해서 신이 바뀔 수도 있고, 흐름이 바뀔 수도 있다. 퍼즐을 어떻게 맞추느냐에 따라 다른 그림이 될 수 있다는 게 재밌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나만 보이니 정진운 / 사진=미스틱스토리 제공


정진운은 유쾌한 대본 때문에 '나만 보이니'를 선택했다고 밝혔다. 그는 "대본 자체의 범위가 넓었다. 장난칠 수 있는 부분이 많았는데, '이건 왜 있지?' 싶은 부분은 없었다. 재밌는 만화책 읽듯이 상상하면서 읽게 되더라. 처음에는 대본을 보고 반했고, 그다음에는 감독님에게 반했다. 감독님을 뵀는데 엄청 유쾌하시고 표정에 장난기가 가득했다. 감독님이 이걸 찍으면 스스로도 재밌어하시겠다 싶었다. 그럼 우리도 재밌지 않을까. 정말 유쾌하게 해주셔서 바로 선택하게 됐다"고 말했다.

극중 정진운은 영화감독 역이다. 그는 캐릭터를 살리기 위해 과거 유명한 영화감독의 모습을 따라 했다고 밝혔다. 그는 "장근이는 이제 막 학교를 졸업한 신인이다. 학교에 다니면서 바라봤던 옛날 영화감독들을 동경했을 거라고 생각했다. 동경하는 영화감독님을 따라 하는 허세스러움을 캐릭터에 녹이고 싶었다. 캐릭터가 센 분들을 참고하려고 노력했다. 조금 옛날의 잔재가 남아 있는 습관들을 주로 따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장근 외에 다른 출연자도 모두 영화 제작진 역을 맡았다. 그런데 촬영 현장이 다 제작진이지 않냐. 조금이라도 어색한 게 있으면 그 자리에서 계속 디테일을 잡고 수정했다. 감독님도 열정적으로 직접 시범을 보여주셔서 참고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또 정진운은 캐릭터를 위해 몸무게 증량도 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제 막 일을 시작하는 영화감독의 느낌이라 살을 찌워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막상 큰 스크린으로 보고 나니 괜히 찌웠나 싶다"고 미소를 보이며 "디테일하게 후덕한 느낌이다. 차라리 더 찌웠으면 나았을 것 같다. 헤어스타일도 실제 영화 전공생이 많이 하는 머리를 해봤다"고 말했다.

이렇게 완성된 영화를 본 정진운은 "내가 말을 할 때 비언어적 표현을 쓰고, 제스처 할 때나 악센트를 줄 때는 몸을 많이 쓰더라. 생각보다 어수선했다. 이런 습관들을 말로 들었을 때 잘 몰랐는데 막상 보고 나니까 확 느껴지는 것 같다. 나만 아는 흠일 수도 있고, 많은 분들이 다 불편해할 수 있는 흠일 수도 있다. 그래도 눈으로 직접 보니까 시원하다. 다음에는 이런 걸 안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전했다.

나만 보이니 정진운 / 사진=미스틱스토리 제공


스크린까지 출격한 정진운은 그야말로 연기의 매력에 푹 빠졌다. 처음 연기에 도전할 때만 해도 아이돌 출신 배우라는 꼬리표 때문에 힘든 시기가 있었으나 지금은 연기가 주는 희열에 큰 매력을 느낀다는 설명이다.

정진운은 "내가 처음 연기를 할 때는 아이돌 출신 연기자가 무조건 욕을 먹고 나서 시작하는 시기였다. 꼭 이렇게까지 해야 되나 싶을 정도로 괴리감이 생겼던 것 같다. 그래도 먼저 이 길을 간 선배나 동료들이 길을 정말 잘 닦아줘서 이제는 하기가 더 수월해졌다. 항상 고마운 마음"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가수 활동과 연기의 차이점은 에너지를 길게 가지고 간다는 거다. 그 긴 호흡이 정말 재밌다. 그 안에서 집중력을 잃지 않고 마무리했을 때의 희열이 있다. 편집된 걸 봤을 때 딱 떨어지면 재밌다. 예능이나 노래는 내가 생각한 대로 흘러가거나 주변에서 재밌는 상황이 발생한다면, 연기는 시나리오에 끌려가면서 살을 붙이는 매력이 있다"고 했다.

때문에 '배우 정진운'이라는 수식어를 대중에게 더 알리고 싶다고. 정진운은 "가수로 14년을 알려왔다. 그중에 연기를 하긴 했는데, 사실 몇 년 되지 않는다. '가수 정진운'은 이미 알려진 정체성이라면, 일리고 싶은 정체성이 '배우 정진운'이다. 이렇게 들으면 기분이 너무 좋을 것 같다. 이름 앞에 호칭이 붙는 건 기분이 좋다. 앞이 잘 안 보이는 길을 걸어갈 때 표지판을 보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배우 정진운'을 알리기 시작한 정진운은 최근 영화 4편을 촬영했다. 그는 "다양한 장르의 작품을 하고 싶다. 또 같은 장르의 작품이어도 캐릭터가 다르면 하고 싶은 마음이다. 어떤 역할이 나한테 맞는지 찾아보고 싶다. 최근에 4편의 영화를 찍었는데, 다 다른 장르였다. 찍으면서 다 재밌었는데, 재밌다고 다 나한테 어울리는 건 아니지 않나. 빨리 보고, 나에 대해 더 알아보고 싶다"고 바랐다.

끝으로 정진운은 "'나만 보이니'는 시작이기 때문에 크게 기억이 남을 것 같다. 내가 새로운 사람이 됐다고 느끼고 있다. 정말 뒤바뀐 것 같고, 갈아 엎어졌다고 느낀 시점이다. 이걸 함께한 작품인 '나만 보이니'는 내게 크게 남을 것 같다"고 전했다.

[스포츠투데이 현혜선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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