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스포츠투데이 김호진 기자] "우리가 속한 A조 상당히 어렵지만, 우리 것을 최대한 잘 준비하겠다"
대한민국 남자 국가대표 축구팀을 이끄는 파울루 벤투 감독은 5일 오후 2시 30분 파주 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조 추첨 결과에 대한 소감을 전했다.
아시아축구연맹(AFC)은 지난 1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AFC 하우스에서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조 추첨식을 진행했다.
조 추첨 결과, 한국은 이란, 아랍에미리트(UAE), 이라크, 시리아, 레바논과 격돌하게 됐다.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에는 12개 팀이 진출했으며, 6개 팀씩 2개 조로 나뉘어 홈 앤드 어웨이 방식으로 최종예선을 치른다. 각 조 1, 2위는 월드컵 본선에 직행하며, 각 조 3위는 플레이오프를 거쳐야 한다.
한국은 오는 9월 2일 이라크(홈), 7일 레바논(원정)과 차례로 만난다. 이어 10월 7일 시리아(홈), 10월 12일 이란(원정), 11월 11일 UAE(홈), 16일 이라크(어웨이)와 격돌한다.
2022년 1월 27일에는 레바논(홈), 2월 1일에는 시리아(원정)와 상대하며, 3월 24일 이란(홈), 29일 UAE(원정)전을 끝으로 최종예선을 마친다.
A조는 한국을 제외하면 모두 중동 국가로 구성됐다. 험난한 원정길과 시차, 텃세, 침대축구 등으로 좋지 않은 기억이 있는 한국 입장에서는 아쉬운 조 편성이다.
벤투 감독은 "우리에게 주어진 일정이다. 짧은 시간 동안 이런 문제를 극복하고 두 경기를 치러야 한다. 홈 다음에는 원정경기를 치러야 한다. 선수들의 회복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해야 한다"면서 "행정적으로도 어떤 절차와 함께 어떻게 이동해야 선수들의 회복이 잘 될 수 있을지 고민하겠다"고 전했다.
벤투 감독은 '침대축구'로 악명 높은 서아시아에 자리해 있다. 서아시아 원정은 무척 까다롭다. 이동거리는 물론 시차와 환경, 상대의 텃새까지 모두 우려스럽다. 특히 이란은 한국의 '천적'으로 불린다. 최근인 2019년 6월 안방에서 이란과 만나 1-1 무승부를 거둔 바 있다.
걱정스러운 점은 중동의 '침대축구'다. 서아시아 국가들은 시간끌기로 상대의 기운을 빠지게 하기로 유명하다. 리드를 잡기만 하면 눕거나 넘어지는 경우가 허다하다. 벤투 감독은 지난 2차예선 당시 레바논전에서 상대가 노골적인 시간끌기 전술로 일관하자 물병을 걷어차기도 했다.
벤투 감독은 "우리 스스로 좋은 경기하는 외에 뾰족한 수가 없다. 우리가 걸어왔던 과정에 강한 믿음 바탕으로 우리가 통제할 수 있는 변수를 치밀하게 준비해서 보다 더 단단한 조직력 바탕으로 경기력 끌어올리는 데만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지난 2018년 12월 4일 부임한 벤투 감독은 한국을 맡은지도 어느덧 4년 차에 접어들었다. 대표팀 최장수 감독으로 자리한 벤투 감독은 아시안컵 8강 탈락, 지난 3월 한일전에서 아쉬운 점을 빼면 2019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컵 우승, 18승8무4패(승률 60%)의 높은 승률 등 일종의 성과를 냈다.
벤투 감독은 "아시안컵은 더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는 팀이었는데 아쉽다. 그래도 동아시안컵 우승이나 월드컵 예선 등에서 제대로 팀을 만들어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최종 예선에서도 우리가 원하는 방향대로 더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겠다"고 다짐했다.
끝으로 벤투 감독은 "우리 조는 상당히 어려운 조다. 모든 팀들이 대등한 능력을 가졌다"면서" 우리 조에 속한 팀들이 모두 스타일이 다르다. 각 팀마다 잘 분석해서 잘 준비하겠다"며 "상대도 우리를 상대로 어려운 문제들을 준비할 수 있도록 잘 대비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특히 '천적' 이란에 대해서는 "이란은 정말 힘든 상대가 될 것 같다. 그렇지만 이기지 못할 상대는 아니다. 한국도 이란을 이길 경쟁력이 있다. (2019년 6월 평가전 1-1 무승부)지난 평가전에서도 어느 정도 성과를 냈다. 이란 상대 무득점 기록을 깨기도 했다. 한 가지 확실한 건 어느 팀을 상대하든 이를 극복할 수 있는 능력과 실력, 준비가 돼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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