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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했지만 억울하다?' 쌍둥이 자매, 지금 그런 말 할 때가 아닐 텐데 [ST스페셜]
작성 : 2021년 07월 02일(금) 07:00

이다영-이재영 / 사진=DB

[스포츠투데이 김호진 기자] 학교 폭력 가해자 이재영·이다영 쌍둥이 자매의 죄송하고 미안하다는 말에 진심이 보이지 않는다. 갱생의 여지는 있는 것일까.

흥국생명은 지난달 30일 "두 선수의 진심 어린 반성과 사과, 피해자들과 원만한 화해를 기대했으나 현 상황은 그렇지 못하다고 판단했다. 구단은 두 선수가 현재 선수로서 활동이 어렵다고 판단해 미등록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재영과 이다영은 지난 2월 학교 폭력 의혹이 일자 사실을 인정하고 자필 사과문을 각자의 SNS에 올려 사과했다.

이에 흥국생명은 이재영과 이다영에게 무기한 출전 정지를 내렸다. 아울러 대한민국배구협회도 국가대표 자격 무기한 박탈의 중징계를 내렸다.

시간이 흘러 2020-2021시즌이 막을 내린지 약 2달께 지났을 무렵 흥국생명은 이다영의 그리스 PAOK 이적을 물밑에서 추진했다. 이는 여론의 분노를 키운 꼴이 됐다. 일부 배구팬들은 선수 등록일을 이틀 앞둔 지난달 28일 서울 광화문에 위치한 흥국생명 본사와 서울 상암동의 KOVO 인근까지 트럭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이재영과 이다영은 선수 등록이 좌절된 이날 지상파 채널과 인터뷰를 통해 자신들의 입장을 전했다.

이다영 / 사진=DB


이다영은 "한 번의 사과로 씻기진 않겠지만 평생 트라우마가 생겼다면, 나도 평생 반성하면서 진심 어린 사과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하지만 두 선수들은 반성하겠다고 하면서도 나름의 억울함을 호소했다. 이다영은 "제가 칼을 대고 목에 찔렀다. 이런 건 전혀 없는 부분이다. 그걸 들고 욕을 한 것뿐이었다"고 말했다. 이는 이다영 본인 스스로가 가해 행위를 했다고 인정한 것이나 다름없다.

이재영도 자충수를 두긴 마찬가지였다. 그는 "(피해자가 밝힌 폭로 내용 중) 아닌 것에 대해선 분명히 밝히고 싶다. 하지만 구단에서는 '무조건 사과문을 써야한다'고 요구했고, 문구도 다 보내줘서 그대로 받아 적어 썼다"고 말했다.

지난 2월 자신의 SNS에 올린 자필 사과문은 자신의 지난날의 과오를 반성하는 마음을 담아 쓰지 않은 것을 스스로 인정한 꼴이다. 게다가 구단의 수습 의지마저 짓밟았다.

학폭 가해자라는 사람들의 입에서 나온 말들이다. 이재영과 이다영은 피해자들을 만나 어떤 방식의 사과를 했고 어떤 노력을 했을까. 진심으로 반성을 하고 있는지 의구심이 들 정도다.

이다영-이재영 / 사진=DB


이제 두 선수는 당장 자유계약선수(FA)로 풀려나 자유의 몸이 됐지만 피해자와 원만한 합의 및 여론에 대한 진정성 있는 사과를 하지 않는다면 어디에서도 환영받지 못한다. 대한민국배구협회도 국제이적동의서 발급 불가 원칙을 고수하고 있어 해외리그로 도피성 이적도 불가하다.

잘못은 했지만 억울하다는 이재영과 이다영에게 지금 필요한 건 속죄의 시간뿐이다.

[스포츠투데이 김호진 기자 sports@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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