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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기다렸다"…'블랙 위도우', 마블 세계관의 진화 [무비뷰]
작성 : 2021년 06월 30일(수) 10:00

블랙 위도우 / 사진=영화 블랙 위도우 포스터

[스포츠투데이 현혜선 기자]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의 신작이 드디어 관객들을 찾는다. 10년 동안 마블을 굳건히 지킨 나타샤 로마노프의 이야기를 담은 '블랙 위도우'를 통해서다. 역시 마블은 마블이었다. 더 강력하고 화려한 액션과 생생한 CG는 팬들을 열광시키기 충분하다.

영화 '블랙 위도우'(감독 케이트 쇼트랜드·제작 마블 스튜디오)는 마블의 영원한 히어로 블랙 위도우 나타샤 로마노프(스칼렛 요한슨)가 자신의 과거와 연결된 레드룸의 숨겨진 음모를 막기 위해 진실을 마주하고, 모든 것을 바꿀 선택을 하게 되는 이야기다.

작품은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와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 사이에 숨겨진 로마노프의 이야기를 담는다. '캡틴 아메리카-시빌 워'에서는 어벤져스와 관련된 사고로 부수적인 피해가 일어나자 정부가 어벤져스를 관리하고 감독하는 시스템인 일명 '슈퍼히어로 등록제'를 내놓는 모습이 그려졌다. 어벤져스 내부는 정부의 입장을 지지하는 찬성파와 이전처럼 정부의 개입 없이 자유롭게 인류를 보호해야 된다는 반대파로 나뉘어서 대립했다.

'블랙 위도우'에서는 해당 사건 이후 로마노프가 반대파의 일원으로 정부와 척을 지게 되고 은둔형 생활을 시작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유유자적 정부를 따돌리고 숨은 로마노프에게 의문의 약들이 배달된다. 발신인은 어린 시절 로마노프가 레드룸의 임무를 위해 위장 가족으로 미국에서 살 때 동생이었던 옐레나 벨로바(플로렌스 퓨)다.

벨로바는 레드룸이 화학 제품으로 위도우들을 세뇌시키고 조종하는 것을 알고, 해독제를 로마노프에게 보낸 것. 이로써 위험에 노출된 로마노프와 벨로바는 레드룸에 맞서 싸울 계획을 세우게 된다.

블랙 위도우 / 사진=영화 블랙 위도우 스틸컷


이처럼 '블랙 위도우'는 로마노프가 어떻게 히어로가 됐고, 과거 어떤 슬픔을 간직했는지 보여준다. 로마노프가 MCU에 처음으로 등장한 건 2010년 개봉된 '아이언맨2'를 통해서다. 이후 로마노프는 어벤져스 멤버의 일환으로 '어벤져스' 시리즈, '캡틴 아메리카' 시리즈 등 수많은 마블 영화에 출연해 캐릭터를 구축했다. 초반 작품인 '아이언맨2'와 '어벤져스'에서는 주로 액션만을 선보였다면, 후반 작품인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 '어벤져스: 엔드게임'에서는 성숙한 감성과 깊은 서사를 표현한다.

이런 로마노프의 성장과 탄탄하게 만들어진 서사는 '블랙 위도우'에서 꽃을 피운다. 스칼렛 요한슨이 10년 동안 마블 시리즈에 출연하면서 처음으로 솔로 무비를 완성했다. 다른 캐릭터들과 함께 나오는 게 아닌, 온전히 로마노프의 이야기로 관객들을 초대한 것이다.

앞선 마블 히어로들의 솔로 무비인 '아이언맨', '토르', '캡틴 아메리카', '닥터 스트레인지' 등은 모두 솔로 무비를 통해 관객들과 만난 후 '어벤져스' 시리즈로 확장됐다. 그러나 이번 '블랙 위도우'는 이미 10년 동안 관객과 교감을 한 상태에서 솔로 무비로 다시 선을 보이게 됐다.

이는 프리퀄(영화의 선행하는 사건을 담은 속편) 형식으로 사랑받는 캐릭터의 전사를 깊이 있게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이런 시도는 관객들의 몰입도를 높이고 스펙트럼 넓은 캐릭터를 보여줄 수 있는 장점을 지닌다. '블랙 위도우' 역시 프리퀄의 장점을 모두 취했다. 10년 동안 궁금하던 로마노프의 어린 시절은 물론, 가족을 향한 애정과 연대 등 그간 볼 수 없었던 모습이 그려진다.

마블의 솔로 무비 1탄들은 다소 지루했다는 지적이 이어진 바 있다. 전형적인 히어로물의 기승전결을 따르다 보니 영웅이 어떻게 탄생했느냐에 초점을 맞춘 것이다. 그러나 '블랙 위도우'는 이미 익숙한 캐릭터. 영웅의 탄생은 과감하게 생략하고 곧바로 본론으로 넘어간다. 스펙터클한 전개가 관객들의 감각을 자극할 것으로 기대된다.

익숙한 캐릭터가 등장하지만 새로운 캐릭터 역시 등장했기에 신선하다. 플로렌스 퓨, 레이첼 와이스, 데이빗 하버 등은 '블랙 위도우'를 통해 처음으로 등장해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앞으로 진행된 마블 시리즈의 주축으로 활약할 이들의 모습이 기대를 더한다.

화려한 액션도 빼놓을 수 없다. 액션의 귀재 로마노프는 물론 새로운 캐릭터들의 색다른 액션도 보는 재미를 높인다. 또 하늘에서 이뤄지는 공중 액션은 스릴까지 잡는다.

로마노프는 '어벤져스-엔드게임'에서 사망했다. 10년에 걸쳐 시리즈에 활력을 불어넣은 로마노프가 퇴장한 것이다. 사망 전 로마노프의 서사와 성장을 담은 '블랙 위도우'는 팬들의 아쉬움을 달랠, 올여름 가장 주목할 작품이 될 전망이다. 7월 7일 개봉.

[스포츠투데이 현혜선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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