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김나연 기자] 승부조작으로 농구계에서 제명된 강동희 전 감독이 '뭉쳐야 쏜다'에서 결국 통편집된다.
27일 방송된 JTBC 예능 프로그램 '뭉쳐야 쏜다' 방송 말미에는 다음 주 농구 대잔치 특집을 예고했다. 농구대잔치 시절의 영광을 이끈 연세대학교, 고려대학교, 기아자동차 출신 왕년의 스타 선수들이 출연한다는 것.
농구 팬들에게는 충분히 반가울 만한 소식이었지만, 공개된 예고편에는 반갑지 않은 인물이 등장했다. 바로 2011년 승부조작 혐의로 농구계에서 제명당한 강동희 전 감독이었다.
강동희는 2011년 프로농구 정규리그 일부 경기에서 네 차례에 걸쳐 브로커들에게 돈을 받고 주전 대신 후보 선수들을 기용해 승부조작을 한 혐의로 징역 10월, 추징금 4700만 원을 선고받았다. 이에 그는 당해 9월 KBL로부터 제명 처분을 받은 바 있다.
또한 지난 15일 KBL로부터 영구정지 재명 해체 요청을 거부 당했다. KBL은 "강동희 전 감독이 국가대표 선수로서 각종 국제대회에 출전해 국위선양에 기여한 점과 징계 후에도 지속적으로 기부 및 봉사 활동을 하고 유망 유소년 선수 장학 사업과 더불어 부정방지 강사로 활동하며 후배 선수들을 위해 노력한 점은 인정하나, 현 시점에서는 공정하고 투명해야 할 스포츠 환경 조성을 위해 본 안건을 기각하기로 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승부조작은 프로스포츠에서 가장 죄질이 나쁘다고 인식되는 범죄 행위다. KBL에서도 영구 제명을 유지하는 상황 상황 속 강동희가 '레전드'라는 이름으로 농구 예능에 출연하는 것은 큰 비판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었다.
특히 앞서 '뭉쳐야 쏜다' 성치경 CP는 "(종목을 농구로 정하고) 시청자분들에게 어떻게 접근하면 좋을까 고민하다가 농구의 황금기라 할 수 있는 90년대 농구 대잔치를 콘셉트로 설정하게 됐고 그 시절의 붐을 일으켜보고 싶었다"고 전한 바 있다.
실제로 '뭉쳐야 쏜다'를 통해 농구에 대한 인기와 관심이 커진 부분이 있기 때문에 강동희의 출연은 찬물을 끼얹은 격이었다. 논란이 되자 '뭉쳐야 쏜다' 제작진은 예고편을 비공개로 전환했다.
이어 '뭉쳐야 쏜다' 제작진은 "과거 농구 대잔치 당시의 분위기를 재현하는 과정에서 대중 정서에 부합하지 못하는 섭외로 걱정을 끼쳐드린 점,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고 전했다.
이어 "시청자 여러분의 의견을 겸허히 수용해 보시기에 불편한 부분은 편집할 예정"이라며 "불편을 끼쳐드려 대단히 죄송하다"고 거듭 사과했다.
강동희는 지난해 9월 SBS 교양프로그램 '인터뷰게임'에 허재의 설득으로 출연해 승부조작 사건에 대해 용서를 구했다. 그는 "2011년 플레이오프를 준비하는 시점에서 오래된 후배에게 연락이 왔다. 남은 경기를 어떻게 할 거냐고 물어보길래 예정대로 주전을 내보내겠다고 말했다. 그런데 그때 돈을 줬고, 내가 그 유혹을 못 벗어났다. 그 돈을 받으면 안 되는 거였다. 그 돈을 받은 게 모든 일의 시작이자 핵심이다. 큰 잘못을 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많은 사람들 앞에 제가 다시 서는 걸 상상을 못 해봤다. 죄송스러운 마음으로 살아가야 하는 마음"이라고 덧붙인 바 있다.
승부조작 사건 이후 10년이 넘는 시간이 지났지만, 농구 팬들을 비롯한 대중들은 강동희의 복귀를 원하지 않고 있다. 이러한 상황 속 강동희가 많은 사람들 앞에 다시 서는 것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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