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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트3' 인종차별 논란, '순옥적 허용'의 한계인가 [ST포커스]
작성 : 2021년 06월 14일(월) 11:21

펜트하우스3 박은석 / 사진=SBS

[스포츠투데이 현혜선 기자] 연이은 논란으로 도마 위에 오른 '펜트하우스' 시리즈는 바람 잘 날 없다. 이번에는 인종 차별 논란이다.

11일 방송된 SBS 금요드라마 '펜트하우스3'(극본 김순옥·연출 주동민)에서는 죽은 로건 리(박은석)의 친형 알렉스 리(박은석)가 등장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방송에서 심수련(이지아)은 알렉스 리와 마주했다. 알렉스 리는 심수련이 딸 민설아(조수민)의 죽음에 대해 복수하고자 로건 리를 죽였다고 오해했다. 심수련은 "영영 그 사람을 보지 못해도 좋다. 살릴 수 있다면 뭐든지 한다"고 눈물로 호소했다.

문제는 알렉스 리의 모습이었다. 알렉스 리는 흑인을 연상시키는 드레드락(레게 머리), 문신, 금 목걸이, 그릴즈(치아에 착용하는 장신구), 로브 등을 착용했다. 스타일링뿐 아니라 억양까지 흑인 특유의 발음을 따라 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흑인의 모습을 희화화했다"고 입을 모았다. 굳이 흑인의 스타일링과 억양까지 가져올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흑인 스타일링을 극의 재미 요소로 사용했다는 지적이다. 특히 해외 팬들은 "인종 차별"이라고 강력하게 주장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박은석은 13일 자신의 SNS에 "'펜트하우스' 알렉스 캐릭터에 대해 아프리카계 미국인을 비하하거나 조롱하거나 해를 끼칠 의도가 없었다는 걸 알아주셨으면 좋겠다"며 "캐릭터의 외모로 인해 상처받은 분들께 사과드린다. 잘못된 시도였다"고 사과했다.

펜트하우스3 / 사진=SBS


'펜트하우스' 시리즈는 그간 개연성 없는 전개와 자극적인 요소들로 시청자들의 눈총을 받아 왔다. 갑작스럽게 인물이 죽고, 다시 살아나는 등 이해하기 힘든 부분들이 이어져왔다. 이를 두고 드라마 팬들은 작가의 이름을 따 '순옥적 허용'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알렉스 리 역시 등장부터 개연성이 없었다. 로건 리가 죽고 뜬금없이 같은 외모의 알렉스 리가 나온 건 코미디라는 반응이 나올 정도다. 심수련이 죽고 나애교(심수련)가 등장하고, 이번에는 알렉스 리까지 나왔다. 반복되는 '배우 돌려쓰기'에 시청자들의 피로도만 높아진다는 지적이다.

또 로건 리는 애초에 외아들이라는 설정이었다. 외아들인 로건 리가 백혈병에 걸렸고, 골수 의식을 받기 위해 민설아(조수민)를 입양했다는 게 드라마 전개에 중요한 지점이었다. 여기에 인종 차별 논란까지 겹쳤다. 그야말로 첩첩산중 논란인 셈이다.

김순옥 작가 역시 시청자들이 과도한 '순옥적 허용'에 혼란을 느끼고 있다는 점을 알고 있다. 김순옥 작가는 지난 7일, 인터뷰를 통해 "'순옥적 허용'은 아마도 개연성의 부족함 때문에 생긴 말이지 않았나 인정한다. 드라마가 많은 사건이 터지고 급작스럽게 새로운 사건에 휘말리다 보니, 캐릭터의 감정이 제대로 짚어지지 않고, 또 죽었던 사람이 좀비처럼 하나둘 살아나면서 시청자들이 많이 혼란스러웠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혼란스러운 시청자들을 인지하고 있음에도 좀처럼 '순옥적 허용'을 놓을 수 없는 모양이다. 알렉스 리의 등장은 '순옥적 허용'에 정점을 찍었다고 볼 수 있다.

시청자들 역시 등을 돌리고 있다. '펜트하우스2'는 닐슨코리아 전국 기준 첫 회 시청률 19.1%를 제외하고 20% 아래로 떨어진 적이 없다. 그러나 '펜트하우스3'는 19.5%로 시작해 17.5%로 시청률이 떨어졌다. '막장'에 코미디, 그리고 피로도 높은 '순옥적 허용'은 이제 시청자들에게 호응을 받을 수 없는 것으로 보인다.

[스포츠투데이 현혜선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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