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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 장벽은 없었다" 세계 누비는 K-컬처 [ST상반기결산]
작성 : 2021년 06월 13일(일) 10:00

미나리, 방탄소년단, 빈센조, 무브투헤븐 / 사진=영화 드라마 포스터, 빅히트 뮤직

[스포츠투데이 백지연 기자] '한국어는 표현이 다양해서 전 세계 사람들에게 문화적 가치를 전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말이 있었다. 이에 노벨문학상은 우리가 꿈꿀 수 없는 영역으로 여겨지기까지 했다. 하지만 이제 우리 문화는 언어의 장벽을 넘고 세계로 뻗어나가고 있다. 영화, 음악, 방송 등 'K-컬처'는 지금 그 어느 때보다 뜨겁다.

◆ 봉준호 감독 '기생충'에 이은 윤여정의 '미나리'

지난 2019년 개봉한 봉준호 감독 영화 '기생충'은 칸 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데 이어 한국 영화 최초로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4관왕을 수상하는 영예를 누렸다. '기생충'은 한국 사회의 빈부격차에 따른 잔인한 현실을 주제로 이목을 끌었고, 화려하고 세련된 연출로 전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다. '기생충'이 세계 무대에서 인정받으며 한국 영화계의 위상은 높아졌고, 그만큼 한국 영화를 향한 세계적인 관심이 쏟아졌다.

화려하고도 화려했던 수상의 영예를 얻었던 '기생충'에 이어 2021년, 한국은 또다시 '미나리'로 전 세계 이목을 끌었다. '미나리'는 희망을 찾아 낯선 미국으로 떠나온 한국 가족의 아주 특별한 여정을 담은 이야기다.

해당 영화는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 감독상, 남우주연상, 여우조연상, 각본상, 음악상까지 총 6개 부문 후보에 오르며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그리고 지난 4월 27일, 6개 부문 중 배우 윤여정은 여우조연상을 안으며 한국 배우 역사상 최초로 아카데미 배우상을 수상하는 괄목할 성적을 냈다. 할리우드 배우 아만다 사이프리드, 올리비아 콜먼, 마리야 바칼 로바, 글렌 클로스 등 세계적인 배우들과의 치열한 경쟁 속에 거머쥔 값진 상이었다. 이는 한국 최초이자 아시아계 역대 두 번째 수상으로 세계적인 관심을 받았다.

미나리 윤여정 / 사진=Gettyimages 제공


뿐만 아니라 윤여정의 수상소감 역시 큰 관심을 끌기도 했다. 그는 투박한 듯 하지만 정확한 어법과 재치 있고 여유로운 수상소감으로 짙은 여운을 남겼다. 그는 "나는 경쟁을 믿지 않는다. 내가 어떻게 여기에 있는 대배우들과 경쟁을 하겠나. 다섯 후보들은 다 각자의 영화에서 다른 역할을 했다. 내가 운이 좋아 이 자리에 있는 것 같다"며 "미국 분들이 한국 배우들에게 특히 환대를 해주시는 것 같다. 너무 감사드린다"는 소감을 말했다.

윤여정의 수상은 소감마저 품격이 있었고 이는 한국의 영화계와 문화적 수준을 대변해 감동을 줬다. 상반기부터 영화계는 코로나19로 어려운 시기 속에도 큰 일을 해냈다.

방탄소년단 / 사진=빅히트 뮤직


◆ '운 아니었다' 빌보드 녹여버린 방탄소년단, K팝의 위상

그룹 방탄소년단이 미국 빌보드에 처음 등장했을 때는 충격적이면서도 감동적이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런 열기가 그저 '운' 또는 '얼마 가지 않을 스파크' 같은 현상으로 여기기도 했다. 한 번 큰 인기를 끌고 그 인기를 유지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기 때문. 하지만 방탄소년단은 계속해서 기록을 깨며 새 역사를 써나가고 있다.

빌보드는 지난 3월, 방탄소년단을 '2020년을 대표하는 최고의 팝스타'로 선정했다. 아시아 아티스트 최초 기록이다. 특히 방탄소년단 뒤로 케이티 페리, 아델, 리아나, 마일리 사이러스, 비욘세, 테일러 스위프트, 저스틴 비버, 에드 시런, 드레이크, 아리아나 그란데 등 쟁쟁한 스타들이 이름을 올렸다. 세계적인 래퍼들과 팝, R&B 가수들이 한국 아이돌 그룹 뒤로 줄을 선 기적 같은 일이 생긴 것이다.

미국 시상식에서도 방탄소년단의 위상이 돋보였다. 방탄소년단은 3월 열린 '그래미 어워드'에 '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 후보로 노미네이트됐다. 아시아 가수 최초 기록이었기에 '그래미 어워드' 주요 시상 부문 후보에 오른 자체만으로도 세계적인 관심을 받았다. 수상은 아쉽게 불발됐지만 방탄소년단은 K팝 역사에 족적을 남겼다.

여기에 방탄소년단은 지난 5월 '2021 빌보드 뮤직 어워드'에서 '톱 셀링 송', '톱 송 세일즈 아티스트', '톱 듀오/그룹', '톱 소셜 아티스트'까지 4관왕을 차지하며 기존 '빌보드 어워드' 2관왕의 기록을 넘어서는 도약을 했다.

또한 방탄소년단은 5월 발매한 두 번째 영어 곡 '버터(Butter)'로 미국 빌보드 '핫 100'에서 2주 연속 정상을 차지하는 영예를 누렸다. '버터'는 방탄소년단의 첫 영어곡 '다이너마이트(Dynamaite)' 이후 '핫 100' 1위로 처음 진입해 2주 이상 지킨 두 번째 곡이 됐다.

이처럼 방탄소년단은 세계 무대에 완벽히 자리를 잡은 모양새다. 서양인들의 전유물처럼 여겨지던 빌보드 위 K팝 그룹의 등장은 여전히 대중들에겐 놀라움과 동시에 감동을 주고 있다.

빈센조, 나빌레라, 무브투헤븐, 멸망 / 사진=드라마 포스터


◆ 韓 드라마, 새로운 플랫폼 통해 세계로 뻗어나가다

화려한 상반기를 맞이한 영화계와 가요계에 이어 방송계의 움직임도 심상치 않다. 특히 '넷플릭스'라는 새로운 플랫폼은 지상파, 종편뿐 아니라 다양한 한국 작품들이 전 세계 150여 개 국에 유통될 수 있게 된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한국의 드라마, 예능 등 다양한 작품들이 전 세계 각국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을지, 우리 문화권의 감성을 이해할지, 우려가 있었지만 다양한 한국 콘텐츠들은 넷플릭스 플랫폼 인기 순위에 오르며 위력을 과시하고 있다.

지난해 tvN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 '사이코지만 괜찮아' 등은 넷플릭스를 타고 국내를 넘어 전 세계 시청자들의 이목을 사로잡으며 K드라마의 위상을 널리 알렸다. '사랑의 불시착'은 코로나19 사회적 격리 기간(3월 21~27일) 동안 가장 많이 시청된 넷플릭스 TV쇼 부문 6위를 차지했으며, '사이코지만 괜찮아'는 지난해 말 뉴욕타임스가 선정한 '더 베스트 인터내셔널 쇼 오브 2020' TOP10에 선정되기도 했다.

올해도 여러 드라마들이 넷플릭스 호재를 입고 순항 중이다. 지난 5월 종영한 tvN 드라마 '빈센조'는 넷플릭스에서 국내를 비롯한 아시아 각국 오늘의 TOP10에서 1위를 차지한 것은 물론, 전 세계 드라마 4위까지 기록하며 놀라움을 전하기도 했다.

웹툰 '나빌레라'를 원작으로 한 동명의 작품 tvN '나빌레라'는 나이 70세에 발레에 도전하는 한 할아버지와 그를 제자로 받은 방황기 소년의 감동적인 이야기로 큰 사랑을 받았다. 태국에서는 '나빌레라'가 7위까지 오르기도 했다.

지난 5월 공개된 넷플릭스 드라마 '무브 투 헤븐'은 사람의 '생과 사'를 주제로 감동을 짙은 감동을 전하는 작품으로 태국에서 1위를 기록하는 눈부신 결과를 얻기도 했다.

이 밖에 해외 파급효과가 기대되는 작품도 있다. 현재 인기리에 방송 중인 tvN 드라마 '우리 집 현관으로 멸망이 들어왔다'는 하반기 전 세계 150여 개국에 선판매된 상태며 미주 및 유럽을 커버하는 OTT인 Viki(미국, 캐나다, 브라질, 칠레, 멕시코, 영국, 프랑스, 독일, 벨기에, 스페인 등)를 비롯해 동남아 최대의 OTT인 Viu(싱가폴,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필리핀, 태국, 미얀마 등), U-NEXT(일본), iQIYI(대만), 그리고 홍콩 지상파 채널 NOW TV에 방영권이 팔렸다. 뿐만 아니라 일본에서는 한류전문채널 Mnet Japan을 통해서도 하반기 중 첫 방송될 예정이다.

[스포츠투데이 백지연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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