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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돌학교' CP 실형 선고, Mnet은 오디션 불도저 진행 [ST이슈]
작성 : 2021년 06월 10일(목) 17:35

아이돌학교 / 사진=Mnet

[스포츠투데이 현혜선 기자] '아이돌학교'의 시청자 투표를 조작한 혐의로 기소된 Mnet CP(책임 프로듀서)가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구속됐다. 이 와중에 Mnet의 오디션 프로그램은 계속되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9단독 이원중 부장판사는 10일 업무방해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김모 CP에게 징역 1년을 선고했다. 기획제작국장 겸 본부장 대행 김모씨에게는 벌금 1000만 원을 선고했다.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던 김 CP는 실형이 선고됨에 따라 법정에서 구속됐다.

재판부는 "김 CP가 투표 결과를 순위 조작한 후 방송에 관해 실무자들이 내용을 알지 못했다. 피해자 회사의 방송 제작, 아이돌 그룹 선발·육성 등 업무 담당자의 오인·착각을 이용한 것"이라며 "김 CP 의도가 회사 이익을 위한 것이라 해도 피해자가 위법행위까지 용인했다고 볼 수 없다. 투표 조작으로 방송 제작, 아이돌 그룹 육성의 공정성을 해했으며 김 CP도 위법성을 인식해 적어도 미필적 고의가 충분히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이어 "김 CP는 시청자가 모르게 온라인 투표에 가중치 점수를 반영했을 뿐 아니라 임의로 순위를 조작해 관련자들에게 조작 방송을 하게 했다. 업무방해가 충분히 인정된다"며 "김 CP는 투표 결과를 변경해 결정한다는 것을 고지할 의무가 있다. 순위 조작으로 탈락자를 선정했다는 것을 피해자들이 알았다면 유료 투표를 안 했을 것으로 보여 기망행위가 충분히 인정된다"고 전했다.

끝으로 재판부는 "이 사건 범행으로 방송 프로그램의 공정성이 심각하게 훼손돼 시청자의 신뢰가 손상됐을 뿐 아니라 시청자들과 투표자들을 우롱하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질타했다.

'아이돌학교' 투표 조작 논란이 수면 위로 드러난 건 2019년 9월이다. 당시 Mnet의 또 다른 예능프로그램인 '프로듀스X101'의 조작을 조사 중이던 경찰은 '아이돌학교'의 조작 여부에 대해 수사를 확대했다. 2017년 방송된 '아이돌학교'가 뒤늦게 조작 논란에 휩싸인 것이다.

이후 2020년 11월 김 CP는 시청자 유료 투표를 조작한 혐의(업무방해)로 재판에 넘겨졌다. 김 CP는 CJ ENM의 업무를 방해하고 유료 문자투표에 참여한 6만9000여명으로부터 1500여만 원과 정산 수익금 300만 원 상당을 가로챈 혐의를 받는다. 당시 김 CP 상사이자 제작국장(본부장 대행)이었던 김씨는 투표 조작에 일부 공모한 혐의로 함께 기소됐다.

검찰은 "시청자들에게 상실감과 박탈감을 줬다는 점에 있어 사안이 가볍다고 볼 수 없다"며 "다만 프로그램이 시즌1에 그친 점, 피해액이 비교적 적은 점을 고려했다"고 김 CP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제작국장 김 씨에게 징역 1년을 각각 구형한 바 있다.

당시 김 CP 측은 "시청자들에게 공지한 평가 기준과 다른 방식으로 순위를 매기는 등 프로그램 출연자와 프로그램에 대한 애정으로 피해자들에게 피해를 입힌 점을 인정한다"며 "다만 법리적 측면에서 업무방해와 사기죄가 성립되긴 어렵다"고 무죄를 주장했다.

선고 공판 이후 '아이돌학교' 진상규명위원회는 "피고인들이 시청자를 대상으로 공공재인 전파를 남용해 사기극을 벌인 범죄 혐의에 비해 너무나도 가벼운 처벌을 받았다"고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아이돌학교'는 국내 최초로 데뷔 멤버 전원 및 순위를 사전에 선정했고, 이를 리얼리티로 가장시키기 위해 시청자 유료 문자 투표 수십만 건을 9차례에 걸쳐 왜곡 반영했다. 해당 조작 정황은 즉시 발각됐으나 CJENM 내외부적으로 확인할 수 있었던 입장 표명이나 재발방지 대책은 전혀 없었다"며 "재판은 종료됐으나 관련된 논란에 대해서 CJENM은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프로듀스' 시리즈의 제작진인 안준영, 김용범에 이은 실형 선고다. 법정 공방이 계속되는 동안에도 Mnet은 '고등래퍼' 시리즈, '쇼 미 더 머니' 시리즈, '아이랜드' 등 오디션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진행했고, '걸스플래닛999'도 방송 예정이다. 제작진으로 '꼬리'를 자른 Mnet의 행보가 뻔뻔하다는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스포츠투데이 현혜선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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