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조병무 기자] 땅 넓고 인구 많은 중국을 상대로 비즈니스를 한다고 해서 그만큼 많이 알아야 할 필요는 없다. 비즈니스를 하려면 비즈니스에 필요한 만큼 알짜만 알면 된다. 이것저것 더 알면 좋겠지만 논문을 쓸 게 아니라면 자신에게 허락된 시간도 아낄 줄 알아야 한다.
‘중국 천재가 된 홍대리’는 알짜만을 모았다. 알짜란 실제 써먹을 수 있어야 한다. 저자 김만기 박사는 자신이 중국 현장에서 좌충우돌하며 사업을 일궈냈던 20여 년의 중국 사업 노하우를 두 권의 책에 고스란히 녹여냈다. 읽고 써먹을 수 있도록, 저자는 시가 중요하다는 말 대신 그 시를 맺으려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가르쳐준다.
보통 실용서는 딱딱한 개념정의가 많아 재미와는 거리가 멀다. 하지만 이 책은 소설로 읽는 재미를 더했다. 어제 다르고 오늘 다른 알쏭달쏭한 중국 사람들의 감정과 행동을 어떻게 구구절절 설명할까? 여러 사람의 이해관계가 얽히고 시간이 흘러 생기는 시행착오를 설명하는 데는 소설만한 것이 없다. 글쓴이를 닮은 주인공 홍 대리는 이 모든 것을 몸소 보여준다.
종횡무진 홍 대리의 드라마 중 설명이 필요한 내용이나 꼭 알아야 할 정보는 중간 중간 삽입된 붉은 바탕의 페이지에 잘 정리돼있다. 재밌는 이야기 거리가 많아 성격 급한 사람은 붉은 바탕 페이지만 찾아 읽을 수도 있겠다. 이 간략한 노트들은 디테일이 살아있다. 구석구석 섬세하게 가르쳐준다. 혹 초보가 실수라도 할까 ‘아’ 다르고 ‘어’ 다른 뉘앙스까지 알려준다. 친절한 홍 대리의 말을 여기에 옮긴다.
중국 사람들은 부정적인 언어를 사용하여 상대방의 체면을 깎지 않는다. 직급이 높을 수록 더욱 그렇다. 협상 시 “안 돼”라는 말을 써야 할 때도 ‘좀 두고 보자’는 뜻의 ‘칸칸(看看)’이나 ‘나중에 다시 이야기하자’는 말인 ‘짜이숴(再說)’라 대답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말은 일이 성사될 수 없음을 의미하므로, 헛된 희망을 가지고 기다려서는 안 된다. 또한 ‘고려해보겠다’는 뜻의 ‘카오뤼이샤(考盧一下)’, ‘연구해보겠다’는 뜻의 ‘옌쥬이샤(硏究一下)’라는 말도 부정의 의미에 가깝다. (1권 p.245 중)
조병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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