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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프라인' 음문석, 성공보다 중요한 가치 [인터뷰]
작성 : 2021년 05월 31일(월) 15:00

음문석 / 사진=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리틀빅픽처스 제공

[스포츠투데이 최혜진 기자] 배우 음문석에겐 긍정적인 에너지가 가득하다. 그에게 성공과 미래는 중요하지 않다. 그저 주어진 시간들을 행복하게 채우고 싶다는 음문석이다.

음문석은 영화 '파이프라인'(감독 유하·제작 곰픽쳐스)를 통해 첫 스크린 주연작을 맡았다. '파이프라인'은 대한민국 땅 아래 숨겨진 수천억의 기름을 훔쳐 인생 역전을 꿈꾸는 여섯 명의 도유꾼, 그들이 펼치는 막장 팀플레이를 그린 범죄 오락 영화다.

처음이기에 모든 것이 설레는 음문석이다. 그는 "이렇게 큰 역할을 맡은 영화는 처음이다. 무대 인사도 처음이고 제 얼굴이 화면이 크게 나오는 것도 처음이다. 큰 화면으로 저를 보니 기쁘고 행복하다"는 개봉 소감을 전했다.

'파이프라인' 출연 제안을 받았을 때도 '행복'을 느꼈다고. "제가 케이퍼 무비를 좋아한다. 그래서 처음 유하 감독이 절 찾아주셔서 너무 행복했다"고 말한 그는 "대본도 재밌어서 '해보고 싶다' '잘 찍어보고 싶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음문석은 극 중 조선소 출신 용접공인 접새 역할을 맡았다. 자신의 이득만을 좇는 접새를 표현하기 위해 고민의 시간도 이어졌다. 음문석은 "접새는 내면이 착하지만 사회 생활에서 상처를 받고 힘들어했던 인물이다. 살기 위해서라면 이득에 따라 움직여야 하는 걸 알게 된 것 같다"며 "이런 부분에 접근해서 접새에게 유리한 게 무엇일까 생각하면서 촬영했다"고 설명했다.

음문석 / 사진=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리틀빅픽처스 제공


음문석은 접새를 통해 경상도 사투리에도 도전했다. 실제 충청남도 출신인 그는 "경상도 사투리를 정말 많이 준비했다. 억양뿐만 아니라 지역 정서에 대해 준비했다"며 "경상도 출신 배우 김준한, 김현민 등에게 정말 많이 도움을 많았다"고 설명했다.

촬영장 속 사투리 스승님도 있었다. 그는 "태항호, 지대한, 서인국이 모두 경상도 출신이다. 이들 앞에서 사투리를 잘해야 된다는 생각보다 나를 검열해 줄 수 있다는 동료가 있다는 게 든든했다"고 말했다. 이어 "중간중간 '제 뉘앙스 어떠냐' '경상도 정서가 느껴지냐'고 계속 물어봤다. 특히 서인국은 촬영 전 시간을 내서 사투리 레슨을 해 주기도 했다. 정말 고마웠다"고 전했다.

도유꾼들과의 호흡도 더할 나위 없이 만족스러웠다. 그는 "작품 촬영하면서 저희들끼리 '개개인의 캐릭터로 보이기보다 6명이 한 덩어리로 보였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많이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짜여지지 않는 상황들에서 저희들의 '티키타카'가 너무 좋았다. 누군가가 돋보이려고 했다면 '티키타카'가 잘되지 않았을 거다. 그런데 다들 '리액션'에서 '액션'이 아닌 '리'에 집중했다. 그저 말하는 게 아닌 '듣고' 말하려고 했다"며 "그래서 자연스럽게 팀워크가 나온 것 같다"고 덧붙였다.

'파이프라인'을 통해 배운 점도 많다. 음문석은 "유하 감독과 작품을 하면서 연기적으로 아직 멀었다고 생각했다. 영화는 더 밀도 있고 의식이 있어야겠구나 싶더라"며 "내면을 더 채워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 작품이다. 음문석이란 제 자신에 대한 생각, 발전적인 고민을 하게 한 작품"이라고 전했다.

음문석 / 사진=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리틀빅픽처스 제공


음문석은 2005년 그룹 SIC로 데뷔해 몬스터즈, 베베몬 등을 거쳐 가수로 활동했다. 이후 2016년 배우로 전향한 그는 주로 단역으로 활동하다 드라마 '열혈사제'를 통해 얼굴을 알리게 됐다.

오랫동안 빛을 보지 못했던 음문석에겐 포기하고 싶었던 시간들도 많다. 그는 "의식주 문제와 관련해 고민도 많이 했고, 제가 가질 수 없는 것들이 많아 남몰래 울기도 많이 울었다"며 "저 혼자 한강에 가서 꿈을 되새기기도 했다"고 털어놨다.

그런 그를 버티게 한 원동력은 바로 가족이었다. "가족들 단어 자체가 제게 지지이자 힘이 원천"이라고 말한 음문석은 "배터리가 없다가도 가족을 생각하고 그들의 목소리를 들으면 100% 충전이 된다"고 말했다. 무명 시절에서 벗어나 가족들을 챙길 수 있어 누구보다 행복하다는 음문석이다.

코믹 연기로 주목받기 시작한 음문석은 아직 보여주고 싶은 게 많다. 그는 "코믹스러운 이미지로 굳혀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아직 저를 모르는 분들이 많다. 그래서 할 게 너무 많은 거 같아 오히려 고민"이라며 "내가 잘할 수 있는 걸 많이 보여드리고 싶다. 사람들이 제 출연 소식에 기대감을 갖게 하는 게 목표"라고 전했다.

이제 막 성공의 궤도에 접어든 음문석은 미래가 아닌 현재에 집중하려 한다. 힘든 과거를 겪어온 그는 성공보다 현재의 가치를 누구보다 잘 아는 배우다.

"저는 성공이란 말을 좋아하지 않아요. 하루하루 살면서 제가 겪는 변화들이 그저 즐겁고 행복하죠. 그렇게 일분일초, 하루하루 온전한 내 삶을 쓰며 후 없이 즐기고 싶어요. 그게 제 인생의 목표입니다."

음문석 / 사진=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리틀빅픽처스 제공


[스포츠투데이 최혜진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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