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이상필 기자] "부담을 갖지 않고 즐기겠다"
US여자오픈 타이틀 방어전에 나서는 김아림이 각오를 전했다.
김아림은 오는 6월 3일(현지시각)부터 6일까지 미국 캘리포니아 샌프란시스코의 올림픽클럽 레이크코스에서 열리는 제76회 US여자오픈챔피언십에 디펜딩 챔피언 자격으로 출전한다.
김아림은 지난해 12월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의 챔피언스골프클럽에서 열린 US여자오픈에 처음 출전해, 최종 라운드에서 짜릿한 역전극을 연출하며 깜짝 우승을 차지했다.
이전까지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서 활약했던 김아림은 US여자오픈 우승으로 미국무대 진출 기회를 잡았고, 올해부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활약하고 있다. 지난 3월 하반기에 미국 투어에 합류해 5개 시합을 출전했으며, 하와이에서 열린 롯데 챔피언십에서는 공동 10위, LA의 휴젤 에어 프리미어 LA 오픈에서는 32위로 대회를 마쳤다.
김아림은 2018-2020년 KLPGA 투어의 드라이브 비거리 부문 1위(평균 260야드)였다. 한국에서처럼 미국에서도 장타력이 돋보인다. 드라이버 샷 평균 비거리에서 281.96야드로 앤 밴 덤에 이은 2위에 올라 있다.
미국골프협회(USGA)에서는 지난 3월 서울에서 김아림과 경복궁 및 남산타워를 오가며 트로피투어를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그는 올해 대회에 임하는 자세 및 미국 투어에 진출하는 각오를 말했다.
다음은 김아림과의 일문일답이다.
Q. US여자오픈 우승 이후에 어떤 것들이 달라졌나?
지난해 대회는 갤러리가 없는 속에서 경기했다. 그렇게 많은 분들이 실시간으로 경기를 시청하고 계신지 몰랐다. 공항에 도착했을 때부터 엄청나게 많은 응원을 받으면서 비로소 큰 대회 우승을 체감했다. '이게 실화인가?'라고 생각될 정도로 믿기지 않았고, 한국에 돌아와서 많은 분들의 축하를 받으면서 실감하게 됐다.
Q. 우승 후 안니카 소렌스탐과의 통화, 트로피를 들어올렸을 때의 감정은?
너무 영광스러웠다. 그 우승이 어렸을 때부터 꿈꿔왔던 순간이었기 때문이다. 소렌스탐과의 통화는 너무 기분이 좋았다. 하지만 당시에 '아이 러브 유'라는 말밖에 못해서 아쉬웠다. 다음에는 조금 더 길게 통화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우승 순간 가족이 가장 먼저 떠올랐고, 저를 지금까지 가르쳐주셨던 코치들과 함께 '같은 꿈을 꾸고 있었구나'하고 체감할 수 있었다.
Q. US여자오픈하면 가장 기억나는 장면이 있다면?
박세리 프로님의 물속에서 한 맨발 샷이다. 어렸을 때부터 교과서처럼 가지고 있는 기억이다. 골프를 하면서부터 가졌던 생각이나 꿈이 그 순간에서 비롯됐던 것 같다.
Q. 지난해 대회는 미국 땅에서 처음 출전하는 무대였고 생소한 코스였는데?
코스 컨디션이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좋았다. 그리고 수많은 자원봉사자들이 선수를 위해서 그렇게 노력한다는 것에 대해서 감동받았다. 그렇게나 좋은 코스 환경에서 경기할 수 있어서 너무나 감사했다.
Q. 당시는 겨울이라 선수들이 추위에 떨었는데 어떻게 견뎠나?
제가 추위를 많이 탄다. 그때도 몹시 추웠다. 하지만 대회 때는 한국에서 KLPGA 투어 시즌을 마치고 들어간 무렵이었다. 그리고 한국에서 추운 날씨에서 경기해 본 경험이 있어서 미국에서의 추위도 잘 이겨낼 수 있었던 것 같다.
Q. 마지막 날 대회에 임하기 전의 각오는?
당시 3라운드가 많이 아쉬웠다. 그래서 '마지막 날은 전날처럼 아쉬움을 남겨서는 안되겠다'고 마음먹었다. 하지만 그 경기가 우승으로 이어진다는 생각은 전혀 못했다. 경기하는 도중에도 우승을 생각했던 순간은 없었다.
Q. 골프 선수로서의 롤 모델을 꼽자면?
안니카 소렌스탐이다. 그가 썼던 책과 플레이에 대한 생각과 인터뷰를 보면서 골프 선수의 꿈을 키웠다. 소렌스탐처럼 되고 싶었기 때문에 우승 후에 그녀와 통화했다는 것만으로도 영광이었다.
Q. 골프에서 특별히 자신감을 얻었던 기억이라면?
2018년에 박인비 선수와의 두산 매치플레이 결승에서 겨루었고 한 타 차로 졌지만 나도 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당시 인비 언니와 시합을 하면서 좀더 큰 시합에서도 경쟁해도 되겠다는 가능성을 봤다.
Q. 만약 경기가 잘 안 풀린다면 어떻게 대처하나?
당연히 경기가 잘 풀리지 않거나 뜻대로 안 될 때도 있다. 그러면 그냥 인정한다. '오늘은 안되겠다', '오늘 컨디션은 여기까지'라고 생각한다. 한 시즌에 좋거나 안 좋을 때가 수없이 많다. 그래서 그 순간에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할 뿐이다.
Q. 올해 US여자오픈 타이틀 방어에 나서는 각오는?
미국 투어에서 활동하겠다는 결심까지 고민이 있었다. 하지만 루키로 LPGA 시즌에 임하는 만큼 부담을 갖지 않고 즐기겠다는 마음이다.
[스포츠투데이 이상필 기자 sports@sto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