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김나연 기자] '달이 뜨는 강'이 종영한 가운데, 주연 배우였던 지수의 하차로 인한 후폭풍이 계속되고 있다.
4월 종영한 KBS2 드라마 '달이 뜨는 강'(극본 한지훈·연출 윤상호)은 9.4%(이하 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로 시작해 최고 시청률 10%, 평균 8~9%대의 시청률을 꾸준히 기록하며 시청자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다.
순탄치 않았던 과정을 이겨낸 결과다. '달이 뜨는 강'은 초반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시청자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지만 온달 역으로 출연 중이었던 배우 지수가 학교 폭력 의혹에 휩싸이며 위기에 빠졌다.
이에 지수는 자신의 SNS에 "저로 인해 고통받은 분들께 진심으로 사죄드린다. 과거에 저지른 비행에 대해 어떤 변명의 여지도 없다. 용서받을 수 없는 행동들이었다"며 "연기를 시작하게 되면서 제 과거를 덮어둔 채 대중들의 과분한 관심을 받으며 여기까지 온 것 같다. 그러나 마음 한켠에 과거에 대한 죄책감이 늘 존재했고 어두운 과거가 항상 저를 짓눌러왔다"고 밝혔다.
그는 "연기자로 활동하는 제 모습을 보며 긴 시간 동안 고통받으셨을 분들께 깊이 속죄하고, 평생 씻지 못할 저의 과거를 반성하고 뉘우치겠다"고 사과했다. 결국 학교폭력 사실을 스스로 인정한 셈이다.
'달이 뜨는 강'은 전체 촬영의 95% 이상이 진행된 상황이었지만, 지수의 학교폭력 사실이 드러나 배우 나인우로 배역 교체 후 재촬영에 돌입했다. 나인우는 7회에 첫 등장했지만 1회부터 6회까지의 방송분까지 재촬영해 중단됐던 다시보기 서비스를 재개하기도 했다.
'달이 뜨는 강'이 방송 중이던 4월, 빅토리콘텐츠는 지수 소속사인 키이스트에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빅토리 콘텐츠는 "배우가 교체되면서 재촬영으로 인한 각종 스태프 비용, 장소 및 장비 사용료, 출연료, 미술비 등의 직접 손해를 입었으며, 그 밖에도 시청률 저하, 해외 고객 클레임 제기, 기대 매출 감소, 회사 이미지 손상 등 상당 기간 장래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엄청난 손해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키이스트 측과 손해배상에 대한 협의를 성실히 진행하고자 했으나, 키이스트 측의 비협조로 인해 소송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키이스트 측은 당사는 지수 분량 대체를 위한 추가 촬영분에 소요된 합리적인 비용에 한해 책임질 의향이 있음을 분명히 밝혔다. 비협조적 대응으로 합의가 무산됐다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며 "당사는 계속해서 원만한 합의를 위하여 책임 있는 자세로 빅토리콘텐츠와의 협의에 적극 임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빅토리콘텐츠와 키이스트는 쉽게 합의에 이르지 못했고, '달이 뜨는 강' 스태프 약 100명의 재판 속행 취지의 탄원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이어 20일 빅토리콘텐츠가 키이스트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청구에 대한 첫 번째 조정 기일이 열렸다.
이와 관련해 빅토리콘텐츠는 26일 공식입장을 내고 키이스트를 비판하고 나섰다. 빅토리콘텐츠는 "키이스트 측에서는 (첫 번째 조정기일에) 법률대리인만 보냈을 뿐 회사 측 관계자는 단 한 명도 참석하지 않으며, 적극적으로 손해배상에 임하겠다는 언론보도와 다른 행태를 보여주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심지어 조정 기일 직전 제출한 준비서면을 보면 키이스트는 '지수의 하차는 사실관계의 면밀한 확인 없이 당사와 KBS의 일방적인 통보에 의한 것이므로 자신들은 계약 위반에 아무런 책임이 없다'고 주장하며, 당사의 소송 제기를 '지수의 학교폭력 논란을 기회로 자신이 실제로 입은 손해 그 이상의 금전적 이득을 얻고자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빅토리콘텐츠는 "지수 본인이 학폭을 인정하고 사과했음에도 불구하고, 키이스트는 마치 지수의 학폭이 사실이 아닌 양 사실관계를 왜곡하며 당사는 물론 재촬영으로 인해 고통을 감수한 배우, 감독, 작가 및 모든 스태프들에게, 더 나아가 학폭 피해자들에 대한 2차 가해를 저지르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키이스트는 새로운 드라마의 홍보는 크게 하고 계시는 것으로 보이는데 당사의 손해에 대해서는 단 한 푼의 손해배상액도 지급하지 않고 있다"며 "소속 연예인 지수가 일으킨 사회적 물의와 그로 인한 재촬영으로 인해 입힌 모든 손해에 대해, 배우출연계약서의 당사자로서 계약상 책임을 부담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빅토리콘텐츠는 '달이 뜨는 강' 윤상호 감독의 진술서를 공개하기도 했다. 윤상호 감독은 진술서에서 "2020년 본 드라마의 주연배우의 캐스팅을 논의할 당시, 지수와 지수 소속사인 키이스트에서 적극적으로 본 드라마에 지수를 출연시키고자 하는 의사를 밝혀왔고, 이러한 적극적인 의사를 고려해 지수를 발탁하게 됐다"고 운을 뗐다.
이어 "지수의 학폭 문제가 사회적으로 계속 커지자 KBS 측에서 지수가 출연하는 드라마는 본 드라마는 중단할 수밖에 없다고 통보했고, 이에 따라 결국 지수가 하차하게 됐다"며 "방송 중인 드라마에서 주연배우가 하차하는 것은 매우 큰 위협이다. 주연을 교체하기 위한 재촬영 업무는 매우 고통스러운 일이었다"고 밝혔다.
그는 "본 드라마를 책임지고 있는 저에게는 벼랑 끝에 몰린 듯한 느낌이었고, 드라마 제작을 완료한 지금까지도 극심한 정신적인 고통으로 인해 제작 당시의 악몽을 꾸고 있다. 이는 다른 스태프들도 동일한 감정일 것"이라며 "드라마 제작팀은 시청자들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밤낮없이 촬영을 해 7, 8회분을 재촬영했고, 이후 한 달여간의 고통 속에서 20회 분의 촬영 및 방송을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윤 감독은 "키이스트가 손해에 대해 적극적으로 책임을 부담할 의사를 보이지 않고, 저희가 입은 손해에 대해서 남의 집 불구경하듯이 증빙을 가져오면 배상을 합리적으로 고려를 해보겠다는 입장을 내세우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며 "빅토리콘텐츠가 주장하고 있는 손해액 30억 원은 실제 손해보다 적다. 금액으로 주장하기 어려운 손해가 너무나 많다"고 주장했다.
이어 비용을 많이 들인 전쟁신을 대부분 사용하지 못한 것은 물론 비용 및 시간 문제로 질이 떨어지는 촬영을 했다며 기대했던 드라마의 완성도를 만들어내지 못했다며 키이스트에게 손해에 대한 책임을 부담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강조했다.
이렇듯 '달이 뜨는 강' 제작사 빅토리콘텐츠와 키이스트가 지수의 불미스러운 하차 이후 계속해서 대립 중인 가운데, 해당 분쟁이 어떻게 마무리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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