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김나연 기자]
"'마우스'는 저에게 도전할 수 있는 용기를 준 작품이에요."
한 자리에 머물지 않고, 계속 발전하고 싶은 꿈을 가진 배우. 권화운에게 '마우스'는 마치 선물처럼 다가온 작품이다.
배우 권화운은 화상 인터뷰를 통해 최근 종영한 tvN 수목드라마 '마우스'와 관련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마우스'는 자타공인 바른 청년이자 동네 순경인 정바름(이승기)과 어린 시절 살인마에게 부모를 잃고 복수를 향해 달려온 무법 형사 고무치(이희준)가 사이코패스 중 상위 1퍼센트로 불리는 가장 악랄한 프레데터와 대치 끝, 운명이 뒤바뀌는 모습을 그려낸 본격 '인간헌터 추적극'이다.
권화운은 정바름과 함께 사이코패스 유전자를 가지고 태어난 성요한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그는 무언가를 감추고 있는 듯한 절제된 표정과 세밀한 감정 표현으로 시청자들의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냈다.
권화운은 성요한을 연기한 8개월 동안 그 인물에 몰입하기 위한 노력을 거듭했다. 그는 "성요한은 아픔을 가지고 있는 인물이기 때문에 그 아픔에 조금이라도 공감을 하기 위해서 많은 상상에 더해 주변의 사례들, 비슷한 작품들을 많이 찾아봤었던 것 같다"며 "아픔을 최대한 이해하려고 했고, 인물에 최대한 가까워지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밝혔다.
성요한은 초반 사이코패스 범인처럼 보이다가 죽음을 맞이했지만, 후반부에는 사이코패스가 아닌 단지 아픔을 가진 인물에 불과하다는 반전이 드러났다. 권화운은 "범인처럼 보여야 하지만 또 범인이 아니게도 보여야 했다. 미묘한 선을 잘 타서 그 중간을 잘 보여드리기 위해 감독님과 이야기를 많이 했다"며 "최대한 예민하고 섬세하게 접근하기 위해 노력했다. 자칫하면 감정 표현이나 행동들이 나중에 진실이 밝혀졌을 때 오해를 살 수도 있기 때문이다. 개연성 있게 연기하기 위해 디테일함을 연구했다"고 설명했다.
이렇듯 권화운은 치열한 고민과 연구 끝에 역할을 완성했다. 권화운은 "저는 굉장히 웃음도 많고 유쾌하고 재밌는 걸 좋아하는 사람인데 반대로 아픔이 많고 슬퍼 보이고, 또 서늘해 보이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했다"며 "실제로 나에게는 그런 모습이 없지만 '노력하면 표현해낼 수 있구나'하는 자신감을 얻게 됐다"고 말했다.
더불어 최준배 감독이 큰 도움을 줬다고. 그는 "많은 고민을 했고 목숨 걸고 치열하게 준비했다"며 "또 감독님이 섬세하게 디렉팅을 해주시고, 저의 단점은 커버하고 장점만 부각될 수 있도록 해주셨다. 제가 가진 능력보다 더 잘 나올 수 있게 도와주셨던 것 같다"며 "최준배 감독님께 감사드리고 싶다. 정말 은인 같은 분"이라고 고마워했다.
이어 "반전의 인물에 대한 부담감이 굉장히 컸는데, 그만큼 이 작품에서 내가, 그리고 성요한이라는 캐릭터가 해줘야 할 몫이 있다고 생각했다. 치열하게 고민도 했지만, 주변 배우들과 스태프들에게도 많은 도움을 받았다"며 "성요한이 죽고 난 뒤에 아쉬움 섞인 댓글들이 많아서 '적어도 민폐를 끼치지는 않았구나'라는 생각에 기분이 좋기도 했다"고 밝혔다.
권화운에게 '마우스'는 더 도전할 수 있는 용기를 준 작품이다. 그는 "제가 한 모든 작품이 인생작이라고 생각한다. 매번 제가 가진 능력을 쏟아내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마우스'는 유독 뜻깊다. 앞으로 이런 역할을 또 맡을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보여줄 수 있는 게 많았던 역할"이라고 말했다.
이어 "'마우스'를 하며 앞으로 어떤 역할과 장르가 오더라도 거기에 대해서 핑계 대지 않고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성요한과 저는 실제로 극과 극이다. 많은 고민을 했는데 결과물을 보니 '나에게 이런 부분도 있구나. 이런 역할도 표현할 수 있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2015년 영화 '연평해전'으로 데뷔해 수많은 역할을 연기한 배우 권화운의 필모그래피에 또 하나의 새로운 역할이 추가된 셈. 그는 "다양한 작품과 다양한 역할을 많이 했다. 스스로도 정해진 고정관념이 있다기보다는 늘 유연하고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성격이어서 다양한 역할을 맡을 수 있다"며 "의외성 있는 모습이 스스로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마우스' 성요한, '달이 뜨는 강' 영양왕이 동일 인물이라는 사실을 모르시는 분들도 계시더라. 스스로도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은 욕구가 크다"고 밝혔다.
권화운은 이렇듯 의외성 있고, 다양한 캐릭터를 보여주기 위해 한계를 뛰어넘는 노력을 할 생각이다. 그는 "제가 가진 게 100%라면 그 작품에서 항상 120%를 하자고 다짐한다. 만족하지 말고 한계를 뛰어넘는 노력을 하자는 게 제 연기관"이라며 "전 작품보다 항상 조금이라도 발전해야 한다는 게 제 신념"이라고 말했다.
이어 "'올인'이라는 드라마에서 이병헌 선배님의 극 중 역할이 성공하는 역할이었는데 그 드라마를 보면서 그 당시 저의 꿈에 대해 생각을 해보게 됐고, 항상 도전하며 살아야겠다는 마음을 가졌다. 제 작품과 제 연기가 누군가에게 희망과 도전할 수 있는 용기를 줄 수 있다면 좋겠다. 그것만큼 큰 꿈과 목표는 없는 것 같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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