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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독스, 당신의 영원한 '다크나이트' [인터뷰]
작성 : 2021년 05월 22일(토) 09:00

마독스 인터뷰 / 사진=KQ엔터테인먼트 제공

[스포츠투데이 윤혜영 기자] 가수 마독스(Maddox)의 키워드는 '반전'이다. 독해보이는 이름 뒤에 숨겨진 말간 얼굴이 그렇고, 힙합 오디션 프로그램 '사인히어' 준우승자 타이틀 뒤에 숨은 나른한 목소리가 그렇다. 마독스의 면면들은 예상을 빗나가는 재미가 있었다.

영국 웨일스에서 태어난 마독스는 열 살 때 한국으로 왔다. 어릴 때부터 음악을 자주 듣고 누나도 가수지만 정작 본인은 가수를 꿈꾸지 않았다고.

그의 10대는 '수동적'이었다. 뭘 해야 할지 몰라 아버지 추천으로 예고에 갔고, 전공을 골라야 한다기에 평소 노래방 가기 좋아하는 취미를 살려 노래를 선택했다. 졸업 즈음, 친구들이 당연하다는 듯 대학 시험을 보길래 자신도 친구 따라 대학에 갔다.

쭉 노래만 해왔기에 대학에서도 친구들과 밴드를 꾸려 커버 곡 위주로 라이브 공연을 하며 노래를 했다. 그러던 중 우연히 KQ엔터테인먼트(이하 KQ)를 만나게 됐다. 관객이었던 KQ 관계자와 프로듀서 이든이 그의 목소리를 듣고 캐스팅을 한 것이다.

소속사의 제안은 마독스에게 새로운 인생을 열어줬다. "이런 길도 있구나" 깨닫게 된 그는 "좋은 목소리를 들려주자"는 목표를 갖고 학교를 자퇴했고, 음악에 전념하기 시작했다.

갑자기 가수의 길에 들어서게 된 만큼 준비할 것도 많았다. 2016년 KQ와 계약했지만 정식 데뷔는 무려 3년이 지난 뒤였다. 그 시간 동안 마독스는 방향성을 잡는 데 집중했다.

"제 목소리가 멜로디 안에서 어떻게 표현이 될 수 있나 연구했어요. 랩도 해보고 발라드도 해보고 다양한 시도를 많이 했어요. 제가 실용음악을 하면서 다양한 음악을 불러보긴 했지만 제가 좋아하는 게무엇인지 찾는데 시간이 많이 걸리더라고요. 좋은 작품으로 공개하고 싶었고 회사 입장에서도 다듬어진 상태로 나가길 바란 것 같았어요."

마독스 인터뷰 / 사진=KQ엔터테인먼트 제공


본명은 김경문, 웨일스에서는 문, 국제학교에서는 제이슨이라 불렸던 그는 가수가 되면서 '마독스'란 이름을 내세웠다. 흔히 미국식으로 매덕스라 부르는 이름을 영국 발음으로 부른 것이다.

"고민 많이 하다 골랐어요. 태어나고 자란 곳이랑 연관시키고 싶어서 웨일스 구글링을 했는데 마독스가 확 들어오는 거예요. 강한 이미지의 이름이라. 평소에 순하다는 얘기를 많이 들어서 그와 반대되는 이미지를 주고 싶었거든요. '이 사람 되게 강한 힙합 할 것 같은 이름인데' 했다가 목소리 들어보면 톤도 되게 높고 감미롭다고도 생각할 것 같아서 재밌게 다가왔어요."

데뷔 후 간간히 곡을 내면서 '천상의 고음'을 뿜어냈던 마독스는 최근 네 번째 싱글 '나이트(Knight)'를 발매했다. 자신의 가능성을 알아봐준 이든이 작사, 작곡, 편곡에 함께한 것은 물론 전체 디렉팅을 도맡았다.

이든과 함께 작업하며 만족감이 커졌다. 혼자 작업하면서 중심 없이 이리저리 흔들렸던 그가 신뢰할 만한 선장을 만나며 새로운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게 된 셈이다.

"작업과정이 아주 스무스했어요. 혼자서 작업할 때는 아무래도 기준을 스스로 잡아야 돼서 고민을 많이 하는데 누군가와 같이 작업할 때는 그 사람이 내가 생각하지 못했던 것들을 듣고서 캐치해줄 수도 있고, 막혔을 때 방향을 제시해줄 수도 있잖아요. 이번에도 이든 형이 다양한 시도를 요청해서 제 입장에서는 편안했어요."

다만 곡을 표현하는 데에 있어서는 어려움을 겪었다. 이전에 나온 노래는 100% 마독스에게 편안한 음역대라 "자고 일어나자마자 불러도 잘할 자신"이 있었지만, 이번 '나이트'는 다른 사람의 아이디어가 들어가서 긴장도 많이 되고, 연습을 더 많이 할 수밖에 없었다고. 특히 가장 신경 쓴 부분은 노래가 처음 시작되는 '하얀 말을 타고서'의 '하'였다.

"이든 형이 '노래가 시작되고 목소리가 나오는 순간 바로 사로잡혀야 한다. 바로 목소리에 빠져 있어야 한다'고 하는 거예요. '하'만 반복적으로 했어요. 사실 '검은 말'이었으면 더 편했을 거예요. 이론적인 얘기긴 한데 '하'는 성대가 열려 있는 느낌으로 섬세하게 잡아야 되는 거라서 떠 있는 상태거든요. '검'은 잡힌 소리고요. 제가 왜 이런 얘길 하고 있는 거죠? (웃음)"

마독스 인터뷰 / 사진=KQ엔터테인먼트 제공


'나이트'는 '하얀 말을 타고서 어둠 속에 갇힌 너를 구하러 가는 다크 나이트'의 이야기를 담는다. 가사는 동화적이지만 이는 마독스의 위로곡이다. 코로나19 여파로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사람들의 고통을 대신 짊어주겠다는 의미다. '기쁨을 나누면 두배가 되고, 슬픔을 나누면 절반이 된다'는 말처럼 누군가의 어려움을 누군가의 희생이나 도움으로 극복할 수 있다는 생각을 '기사'에 비유했다.

다만 다른 이의 슬픔을 나누는 정의로운 기사가 '다크' 나이트인 건 의외였다. 이를 묻자 마독스는 '재미'를 위해서였다고 설명했다. '반전'을 좋아하는 그답게 '반전'을 주고 싶었다는 그다.

고통을 없애지 않고 대신 짊어진다는 '희생'의 의미 역시 개인적으로 안타깝게 다가왔다. 그러나 마독스는 실제 그가 "기사"라면 "인류를 구하고 싶다"면서 "아이언맨이 자기 자신을 희생해서 살려낸 것처럼 저도 누군가를 위해서 내가 힘들지언정 도와주고 싶은 마음이 있다"고 했다.

'위로'는 마독스가 가수로서 대중에게 전하고 싶은 핵심 메시지다. 자신 역시 음악으로 힐링을 얻고 치료를 받았던 기억 때문이다. 그는 위로를 담아 되도록 자주, 되도록 정규로 대중을 만날 계획이다.

"음악을 통해서 내 삶의 방향성이나 내 생각이 다져지는 과정을 겪었거든요. 진지하게 사람들한테 위로가 되는 음악을 하고 싶어요. 잠깐이라도 내 삶이나 우울한 감정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제가 정말 좋아하는 앨범을 들을 때 그러거든요. 헤드폰 끼고 눈 감고 처음부터 끝까지 노래를 들으면 영화를 본 듯한 느낌이 들면서 고민과 근심들이 순간 사라져요. 그런 느낌을 받는 게 큰 도움이 됐던 거 같아서 저는 한 곡, 한 곡 발매할 때 내야 되기 때문에 내기 보다는 하고 싶어서 혹은 어떠한 메시지를 담고 싶어서 내고 싶어요."

[스포츠투데이 윤혜영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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