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김호진 기자] 김광현(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이 빅리그 데뷔 첫 패전의 쓴맛을 봤다.

김광현은 17일(한국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의 펫코 파크에서 열린 2021 메이저리그(MLB) 샌디에이고 파드리드와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해 3.1이닝 2피안타 3탈삼진 3볼넷 4실점(1자책)을 기록했다.

이날 김광현은 3회까지 10타자를 상대하며 단 1피안타를 맞은 것이 전부였다. 1-2회는 모두 삼자범퇴로 이닝을 정리했다.

김광현은 3회초 김하성과 한국인 선수간 투타 맞대결이 성사된 가운데 풀카운트 승부 끝에 김하성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패트릭 키블리한마저 헛스윙 삼진을 유도한 김광현은 다음 타자 라이언 웨더스에게 좌중간을 가르는 안타를 맞았으나 트렌트 그리샴을 루킹 삼진으로 처리하며 이닝을 끝냈다.

하지만 4회부터 악몽이 시작됐다. 팀 타선의 도움으로 2-0으로 앞선 4회말 선두타자 매니 마차도를 내야 땅볼로 유도했으나 3루수 놀란 아레나도의 실책으로 주자가 살아나갔다. 다행히 제이크 크로넨워스를 초구에 2루 땅볼로 유도하며 아웃 카운트를 채웠으나 이때부터 위기에 몰렸다.

급격하게 흔들린 김광현은 토미 팜에게 볼넷을 던진 뒤 오스틴 놀라에게 중전 안타를 맞아 1사 만루 실점 위기에 놓였다.

투쿠피타 마카노와 김하성에게 연속 밀어내기 볼넷을 던져 순식간에 2실점 했다. 김광현의 역할은 여기까지였다. 세인트루이스 벤치에서 두 번째 투수로 제네시스 카브레라를 내세웠다.

김광현에 이어 등판한 카브레라가 패트릭 키블리한에게 중견수 희생플라이, 대타 이반 카스티요에게 우전 안타를 얻어맞아 김광현의 실점은 4가 됐다. 후속 그리샴을 루킹 삼진으로 잡아내며 길었던 이닝을 끝냈다.

이후 팀 타선의 침체로 샌디에이고는 3-5로 역전패했고, 김광현은 빅리그 데뷔 첫 패전을 떠안았다.

경기 후 김광현은 "감독님께 믿음을 심어줘야 할 것 같다.계속 투구 수가 적은 상황에서 내려오게 됐다. 그런 부분에서 신뢰를 주지 못한 건 내 탓이다. 앞으로 계속 많은 이닝을 던지려고 노력하겠다. 적은 투구 수로 이닝을 빨리 끝내야 한다"고 총평했다.

흔들렸던 4회에 대해 그는 "제구가 평소보다 안 됐다. 스트라이크라고 생각한 공이 볼 판정을 받아 멘탈이 흔들렸다. 실책도 나오고 수비방해라고 생각했는데 1루에서 세이프를 선언했다. 경기를 이기고 싶은 욕심이 컸다. 팀이 연패 중이고 세인트루이스로 돌아가는 날이라 꼭 이기고 싶었는데 아쉽다. 다음주에는 경기가 없는 이틀이 있어서 언제 던질지 모르겠지만 밸런스를 잡아서 직구 컨트롤을 개선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볼넷을 3개나 줬고 연속타자 밀어내기 볼넷으로 점수를 줬다. 감독 입장에서는 바꿔야겠다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내가 감독이라도 바꿨을 것이다.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김하성과 맞대결한 것에 대해 묻는 질문에는 "특별한 느낌은 없었다. 샌디에이고가 최근 점수 내는 패턴이 하위타선에서 살아나가서 1-4번 타자로 해결했다. 하위타순에 볼넷을 던지면서 안 좋은 결과가 두 경기 연속 나왔다."고 아쉬워했다.

끝으로 "짚고 넘어가야 할 건 짚고 넘어가야 한다. 사실 300승한 투수도 150패를 한다. 이제 첫 패를 했다. 너무 늦게 나왔다. 부담감을 내려놓고 편안하게 경기를 즐기면서 할 수 있어야 한다. 이제까지 너무 이기기만 했다. 팀이 진 건 너무 아쉽지만 이제 첫 패다. 더 이길 날이 많을 것이라 생각한다. 스트레스 받지 않을 생각"이라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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