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김나연 기자] '어쩌다 사장'이 따뜻한 웃음과 소소한 감동 속에 막을 내린 가운데, 류호진 PD가 소감을 밝혔다.
최근 류호진 PD는 스포츠투데이와 서면 인터뷰를 통해 6일 종영한 tvN 예능프로그램 '어쩌다 사장'(연출 류호진 윤인회)과 관련한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어쩌다 사장'은 다 되는 시골 가게를 덜컥 맡게 된 도시 남자들의 시골슈퍼 영업일지를 담은 예능 프로그램.
지난해 따뜻한 힐링 예능으로 호평받았던 '서울촌놈'의 제작진이 다시 한번 의기투합한 새 프로젝트로, '어쩌다 사장'이 된 두 도시 남자로는 차태현과 조인성이 출연해 큰 활약을 펼쳤다.
'어쩌다 사장'은 4.1%(이하 닐슨코리아 전국 유료플랫폼 가입 가구 기준)로 첫 방송을 시작해 점점 상승하는 그래프를 보이더니 마지막 회는 자체 최고 시청률인 6.4%를 기록하며 시청자들의 큰 사랑을 받았다. 그러나 류호진 PD는 아쉬움이 남는다고.
류호진 PD는 "걱정을 많이 했던 기획인데, 무사히 잘 끝나서 그저 다행이다. 기획 의도는 비교적 잘 담겼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출연진 두 분(차태현 조인성)의 인지도와 게스트의 화려함을 생각하면 성적은 조금 아쉬운 것 같다. '내가 좀 더 잘할걸' 하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이어 "(시청률) 숫자가 잘 나온다 이런 점 이전에 그냥 이런 프로그램을 같이 할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 보람 있는 경험이었다. 기복이 아주 없진 않았지만, 최종회의 마지막 장면이 가장 높은 시청률을 기록한 것은 제작진 입장에서는 매우 보람 있는 일"이라고 했다.
류 PD는 '어쩌다 사장' 역할을 맡은 차태현 조인성에 대해 "차태현 씨랑 사석에서 가끔 본다. 조인성 씨도 같이 뵌 일이 있고, 언제 한 번 막연히 예능을 하면 좋겠다고 이야기했던 적이 있는데, 지난해 가을에 의기투합이 돼서 만들게 됐다"며 "이 프로그램을 두 사람보다 더 잘할 수 있는 사람이 떠오르지 않았다. 친화력, 따뜻함, 성실함, 유머, 인맥 모든 게 더할 나위 없었다"고 설명했다.
조인성은 '어쩌다 사장'이 첫 고정 예능이다. 최종회에서 조인성은 슈퍼의 진짜 사장님과 대화하다가 갑자기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류 PD는 "뭔가 모를 묘할 분위기가 갑자기 촬영장에 생겨서, 서로 말이 없는 침묵의 상황이 한참 이어졌다. 모니터 룸은 느닷없이 눈물바다였다"며 "근데 그떄는 그 감정의 이유를 다들 잘 몰랐다"고 밝혔다.
이어 "실제로 조인성 씨가 눈물을 흘리는 게 잡혔을 때는 다들 놀라면서도 최대한 잘 담아내기 위해서 침착하게 촬영을 진행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어쩌다 사장'은 배우 박보영부터 남주혁 윤시윤 조보아 등 화려한 아르바이트생으로도 큰 화제를 모았다. 아르바이트생은 차태현과 조인성이 직접 섭외했다. 류 PD는 "누구랄 것 없이 호흡이 잘 맞았지만 그래도 다들 적응이 안 된 처음에 게스트로 와주신 박보영 배우가 가장 힘들면서 앞으로 게스트들이 어떻게 일해야 하는지 사례를 잡아준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밝혔다.
류 PD는 가장 잎상 깊었던 게스트로는 윤시윤을 꼽았다. 그는 "한때 일해본 적이 있었던 배우 윤시윤 씨의 재발견"이라며 "관찰 예능에서는 일반 예능보다 더 매력적이었고, 본인이 가진 성품과 매력이 자연스러운 상황에서 더 잘 드러나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이어 "촬영 8일차여서, 출연자들과 스태프 모두 마라톤 36km 지점 같은 무거운 피로에 시달리고 있을 때 엄청난 에너지를 가지고 나타나서 현장을 싹 정리해 주고, 장사도 너무나 완벽하게 해 내서 마을 분들께 저희가 가졌던 죄책감을 많이 날려버리게 해줬다"며 "진정한 '장사왕 김탁구'였다. 촬영 후 차태현 조인성 씨가 깊은 감사를 표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또한 김재화 윤경호 박경혜 배우가 찾아온 날의 밤의 에피소드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류 PD는 "정말, 친구들의 잡담을 엿보는 듯한 자연스러움 속의 재미있는 이야기, 그리고 속 터놓고 각자 하는 배우로서, 부모로서의 고민을 공유하는 순간이 참 좋았다"고 밝혔다.
류호진 PD에게 '어쩌다 사장'은 "좋은 성적이 필요할 때 찾아와 준 고마운 프로"였다. 그는 "꽤 오래 뭔가 만들었다 싶은 저에게 한 단계 새로운 가르침을 많이 준 프로그램이다. 안 해 본 장르를 배운 기분도 든다"고 말했다.
시청자들에게 따뜻한 웃음과 힐링을 선사한 만큼 시즌2에 대한 기대감이 높은 상황. 류호진 PD는 "저는 하면 좋겠다고 생각하지만, 아직은 모든 게 막연하다"고 밝혔다.
이어 "출연자들은 최근 다른 작품의 스케줄이 바빠 진지하게 이야기를 나눠본 적이 없는데, '사장님 롤 힘들어서 다시 하겠냐'라는 말을 했던 적이 있다. 출연자분들의 뜻이 더 중요할 것 같다"고 웃었다.
[스포츠투데이 김나연 기자 ent@sto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