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현혜선 기자] MBC 드라마가 깊은 수렁에 빠졌다. 연이은 시청률 참패로 사면초가에 빠졌다. 과거 '드라마 왕국'이라 불리던 수식어가 무색하다.
14일 시청률 조사기관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전날 종영된 MBC 수목드라마 '오! 주인님'은 1, 2부 각각 1.7%, 1.6%(이하 전국가구 기준)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이로써 '오! 주인님'은 시청률 1%대로 씁쓸하게 막을 내리게 됐다.
2.6%의 시청률로 출발한 '오! 주인님'은 차츰 시청률 하향 곡선을 그리더니 지난달 29일 방송은 0.9%(1부)까지 떨어졌다. MBC 드라마에 첫 0%대 시청률이라는 굴욕을 안긴 셈이다.
MBC 드라마의 부진은 이미 장기화됐다. MBC 드라마가 시청률 10%도 넘지 못한 지경에 이른 건 2020년부터다. 2019년 11월부터 2020년 3월까지 방송된 MBC 주말드라마 '두 번은 없다'가 유일하게 10%대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그마저도 타 방송사 주말드라마에 비하면 부진한 시청률이다.
2020년 MBC는 작품성을 인정받은 '365: 운명을 거스르는 1년', '그 남자의 기억법', '카이로스' 등을 내놨으나 시청률은 3~4%에 머물렀다. '꼰대인턴'이 그나마 최고 시청률 7.1%를 기록하며 2020년 MBC 드라마 시청률 1위를 차지했다. 7.1%도 가수 영탁의 특별출연 덕이라는 반응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MBC는 2021년에 들어서 월화드라마를 폐지하고 수목드라마에 집중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후 첫 선을 보인 게 '오! 주인님'이었다. 그러나 '오! 주인님'은 MBC의 의지와는 다르게 시청률 0%라는 더 큰 굴욕을 안겼다.
이에 일각에서는 MBC가 유일하게 남은 미니시리즈 시간대마저 폐지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를 표하고 있다.
한때 MBC는 '대장금' '주몽' '다모' '내 이름은 김삼순' '커피 프린스 1호점' 등 수많은 명품 드라마를 만들며 '드라마 왕국'이라고 불렸다. 그러나 영광은 추억으로만 남게 된 듯하다.
이를 극복하고자 MBC는 새로운 드라마로 반등을 꾀한다. '오! 주인님' 후속으로 19일 방송될 '목표가 생겼다'를 시작으로 문소리 정재영의 '미치지 않고서야', 이준호 이세영의 사극 '옷소매 붉은 끝동', 그리고 150억 대작인 '검은 태양'이 시청자들을 기다리고 있다.
'선택과 집중'을 강조한 MBC가 '오! 주인님'의 부진을 딛고 도약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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