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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계 다다랐다"…극장가, 장기화된 코로나19 시국 속 정부 대책 촉구 [종합]
작성 : 2021년 05월 12일(수) 11:23

영화관 업계 기자회견 / 사진=현혜선 기자

[스포츠투데이 현혜선 기자] 영화관 업계는 장기화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존폐 위기에 놓였다고 주장했다. 이에 실질적인 정부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칼을 빼들었다.

12일 오전 서울 메가박스 동대문점에서는 영화관 업계 정상화 촉구를 위한 기자회견이 진행됐다. 자리에는 이창무 한국상영관협회장, 최낙용 한국예술영화관협회 대표, 멀티플렉스 4사(CGV 롯데시네마 메가박스 씨네Q) 국내사업본부장, 멀티플렉스 체인별 위탁사업주 등이 참석했다.

영화 산업은 코로나19라는 유례없는 사태로 직격탄을 맞았다. 2020년 전체 극장 관객수는 전년 대비 74% 감소하며 2004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에 영화관 업계는 위기 극복을 위해 무급 휴직, 운영시간 축소, 일부 지점 휴업 및 폐점 등 필사적을 자구책을 이어갔지만 코로나19 장기화로 지속적인 적자 누적, 정부의 재난 지원 정책에서 제외되며 한계에 봉착했다.

이날 한국상영관협회 이창무 회장은 "코로나19로 영화를 통해 희로애락을 느꼈던 우리의 일상은 무너진 지 오래다. 올해 들어 영화 시장의 회복을 기대했지만 지난해보다 상황은 더 심각하다. 2년 연속 오스카 수상이라는 큰 영예 뒤에서 영화관은 죽어가고 영화인들의 삶은 피폐해져 간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 회장은 "영화 산업은 세계를 선도해 갈 수 있는 경쟁력 있는 문화사업이지만 국가로부터 보호받지 못하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각종 재난지원에서 영화 산업은 철저히 소외돼 있다. 극장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정부 지침에 따라 철저한 방역 수칙을 준수했음에도 불구하고 대기업에 속한다는 이유로 늘 지원에서 배제돼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극장업은 모든 산업을 통틀어 보더라도 손꼽히는 피해 업종이다. 그럼에도 정부의 지원책은 상당히 제한적이고 일시적이다. 영화 산업 지원을 위해 사용된 재원은 영화 티켓값의 3%를 모아 조성안 영화발전기금을 전용해 마련한 것으로 극장을 포함해 영화 업계 구제를 위해 쓰여져야 하는 돈임에도 정부는 까다로운 조건을 걸어 제약을 가한다"고 호소했다.

또 이 회장은 극장업계가 간구하는 지원책을 발표했다. 그는 "지금 영화관에는 볼 영화가 없다. 영화 시장이 정상화 되려면 영화가 개봉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극장사들은 2월부터 관객 1인당 1000원의 개봉지원금을 배급사에 지급하고 있으나 한계에 도달했다. 이에 정부는 배급사들에게 영화 개봉을 독려할 수 있는 개봉 지원금과 관객들의 문화생활을 확대하고 영화 소비를 늘릴 수 있는 입장료 할인권 지원금을 마련해 달라"고 했다.

이 회장은 "2021년 영화발전기금 납부를 전면적으로 면제해야 한다. 이는 극장은 물론 영화 업계 전체의 생존을 위한 필요충분조건"이라며 "띄어앉기, 시간대 제약 등으로 극심한 피해를 입은 극장들을 위해 입대료 및 금융 지원에 나서달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음식물 취식에 대한 지나친 제한으로 극장은 기피 시설로 낙인 찍혔다. 단계 별로 음식물 취식을 완화해 다라"고 설명했다.

음식물 취식 완화가 코로나19 확산으로 번지지 않을까에 대한 우려에 메가박스 김현수 본부장은 "코로나19 시국 속에서 음식 취식이 허용된 적이 있었다. 그때도 2차 확산은 없었다. 취식이 확산에 대한 주요 요인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한국예술영화관협회 최낙용 대표는 "지난 20년간 변화 없는 영화관 정책의 재검토와 이 재난 상황을 견뎌낼 지원 프로그램이 수립되지 않으면 전국의 독립예술영화관 대부분은 한두 해를 버티지 못하고 폐업하게 될 거다. 영화 산업의 지속 가능한 번영을 위해서는 그 근간이 되는 독립예술영화관의 생존책을 정부가 마련해야 한다"고 전했다.

극장가 긴급 기자회견 / 사진=각 멀티플렉스 로고


멀티플렉스 간판을 달았지만 실제 개인이 소유하고 있는 위탁사업주도 심가성에 대해 논했다. CGV 칠곡점 임현정 대표는 "사실상 코로나19 시국이 시작된 작년, 영화관들은 엄청난 적자를 봤다. 영화진흥위원회에서는 2020년 발전 기금을 완납해야지만 돌려준다고 하더라. 사실상 힘든 상황이다. 이런 프로그램 자체가 잘못됐다고 생각한다. 발전 기금을 낸 걸 정부 지원을 더하지는 못할 망정"이라며 "영화관은 소상공인처럼 임대료 감면 등을 받지 못한다. 발전 기금 내는 것도 힘든 상황이니 영화진흥위원회에서 대출 보증을 서서 우리가 대출을 쉽게 받을 수 있게 해주는 프로그램이 더 필요하다. 영화발전기금 자체도 남아 있는데,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 대표는 "2019년 매출 280억 원에서 작년 매출 80억 원으로 떨어졌다. 상당한 손실이다. 대출만 50억 원을 받았다. 그 돈으로 알바비를 내고 고정하면서 어떻게든 버티고 있다"고 했다.

업계 관계자는 "매년 영화 발전 기금 500억 원이 모이면서 14년 간 약 5000억 원이 모였다. 이 금액이 실제적으로 영화관에 쓰이진 않았다. 영화 발전 기금을 낸 만큼 어려운 시기에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는 뜻을 전했다.

끝으로 관계자들은 "'기생충', '미나리' 등 한국영화가 국제 무대에서 선전을 거듭하고 있는 지금 영화 산업을 방치하면 제2의 '기생충', 제2의 '미나리', 제2의 봉준호, 제2의 윤여정은 기대할 수 없다. 정부눈 코로나19 위기 타계를 위해 업계의 의견을 수렴하고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보호 방안으로 영화 산업 존속을 지원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스포츠투데이 현혜선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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