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도=스포츠투데이 이상필 기자] "몇 년은 시드 걱정 안해도 돼서 기뻐요"
생애 첫 우승을 신고한 곽보미의 우승 소감이다.
곽보미는 9일(한국시각) 안산 대부도의 아일랜드CC 웨스트(OUT), 사우스(IN) 코스(파72/6650야드)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교촌 허니 레이디스 오픈 최종 라운드에서 버디 3개를 기록하며 3언더파 69타를 쳤다.
최종합계 9언더파 207타의 성적으로 대회를 마친 곽보미는 지한솔(8언더파 208타)을 1타 차로 제치고 우승의 감격을 누렸다. 프로 데뷔 이후 11년, 정규투어 86번째 대회 만에 이룬 첫 승이다.
곽보미는 기자회견에서 "뜻밖의 우승을 하게 돼 기쁘다. 항상 시드 걱정을 하며 공을 쳤는데, 이제 몇 년은 그러지 않아도 돼서 기쁘다"고 우승 소감을 전했다.
첫 승으로 가는 길은 험난했다. 곽보미는 10번 홀까지 버디 3개를 기록하며 2위권과의 차이를 2타로 유지했다. 하지만 지한솔이 14번 홀 버디로 추격하면서 차이가 1타로 줄었고, 이후 18번 홀까지 손에 땀을 쥐는 승부를 펼쳐야 했다.
하지만 곽보미는 흔들리지 않았다. 남은 홀을 모두 파로 마무리하며 마지막까지 1타 차 리드를 지켰다. 특히 17번 홀에서는 세컨샷이 그린을 넘어가고, 18번 홀에서는 티샷이 카트도로로 향하는 악조건 속에서도 파 세이브에 성공하는 저력을 발휘했다.
곽보미는 "스코어는 크게 생각하지 않고 내 플레이만 하려고 했다"면서 "17번 홀 세컨샷이 그린을 넘어갔는데, 세이브를 잘 하고 나서 잘하면 진짜 (우승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18번 홀 상황에 대해서는 "티샷이 물기가 있어 왼쪽으로 갔다. 다행히 공이 살았다고 해서 안전하게 파만 하자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모든 고비를 넘고 우승에 도착한 순간, 곽보미는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그는 "꿈 같았다. 아무 생각도 안났다"면서 "진짜 내가 우승인지, 이게 꿈이 아닌지 생각했다"고 당시 심경을 전했다.
사실 이번 대회 전까지 곽보미는 힘든 시간을 보냈다. 지난해 단 한 번도 톱10을 기록하지 못했고, 상금 랭킹 60위를 기록하며 간신히 시드 유지에 성공했다. 올해 열린 3번의 대회에서는 모두 컷 탈락의 쓴맛을 봤다. 그런데 이번 대회에서는 완벽히 달라진 모습으로 첫 우승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이번 우승이 더욱 선물 같은 이유다.
곽보미는 "(그동안) 웨지샷 거리가 잘 안맞아서 기회가 와도 살리지 못한 경우가 많았다. (지난주) 컷 탈락하고 주말에 연습을 한 것이 도움이 된 것 같다"고 우승의 비결을 밝혔다.
곽보미의 우승은 오랜 기간 응원을 보내준 부모님에게도 최고의 어버이날 선물이 됐다. 곽보미는 "항상 짜증내고 투정부릴 때도 묵묵히 괜찮다고 해줘서 고맙다"면서 "앞으로는 잘할게요"라고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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