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백지연 기자] 현재 복역 중인 가수 정준영을 불법 촬영 혐의로 고소했다가 소를 취하했던 전 여자 친구 A 씨. 그가 국민청원을 통해 피해자에 대한 2차 피해를 호소하며 정부의 제도 마련을 촉구하는 청원을 게시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지난 6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성범죄 피해자 보호를 위한 제도적 변화를 촉구합니다. 더 이상의 2차 가해를 막아주십시오'라는 제목의 청원이 등장했다.
해당 글은 지난 2016년 9월 가수 정준영을 성관계 장면을 불법 촬영했다는 혐의로 고소했다가 바로 소를 취하했던 피해자 A 씨의 글로 눈길을 끌었다. 앞서 논란 당시 A 씨는 고소 취하 이유에 대해 "불법 촬영에 대한 증거 불충분으로 정준영에게 무고죄로 피소당해 인생이 망쳐질까 봐 소를 취하했다"고 밝힌 바 있다.
청원에서 그는 "성범죄 피해자를 실질적으로 보호하고 조력하기 위해 피해자들의 목소리를 경청하는 것만큼 사회·제도적 변화가 중요하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그는 사건 당시 한 유튜브 방송에서 자신을 비난했던 기자들을 징계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는 "당시 일부 기자들은 제가 경찰관의 불법행위 등으로 진실을 밝히지 못한 피해자라는 사실을 알고 있으면서도 최근까지 제가 '정준영과 연락을 끊자 그를 고소하고 재결합 뒤에 고소를 취하한 사람'인 것처럼 언급했다"며 "이는 명백한 허위사실이자 2차 가해"라고 울분을 토했다.
이 밖에 A 씨는 인터넷 포털사이트의 성범죄 뉴스 댓글창을 비활성화 해달라는 요청을 이어갔다. 그는 당시 무수히 많은 악플들을 받았다고 설명하며 "악플 때문에 정신과 치료를 받아야 했고 학업도 지속할 수 없었다. 피해자들은 자신을 비난하고 의심하는 댓글들 때문에 사건 진행을 포기하거나 가해자에게 죄책감을 갖는 등 비이성적인 판단을 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동영상 유출 피해를 우려해 정준영을 고소했지만 오히려 고소를 함으로써 해당 불법 촬영 영상을 찾는 일부 몰상식한 누리꾼들의 가해 행위를 언급하며 법의 울타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그는 "민사소송 과정에서 범죄 피해자에 대한 개인정보를 보호하는 법안도 마련해 달라"며 "소송 진행 과정에서 피해자의 주소, 개인 정보 등이 그대로 노출될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 보복에 대한 두려움 등으로 피해자들이 손해배상 청구 자체를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피해자의 개인정보가 보호돼야 한다"고 전했다.
정준영은 피해자 A씨와 관련된 불법촬영 고소는 피해 갔지만, 지난 2016년 1월 강원도 홍천과 같은 해 3월 대구에서 여성을 만취시키고 그룹 FT아일랜드 출신 최종훈과 집단 성폭행한 혐의로 징역 5년이 확정돼 수감 중이다. 해당 사건은 일명 '정준영 단톡방' 사건으로 사회적으로 큰 논란이 됐다.
'정준영 단톡방' 사건 이후에도 텔레그램을 이용한 반인륜적인 성범죄 사건으로 사회를 경악케 했던 이른바 'n번방 사건' 등 성범죄자들의 만행은 이어지고 있다. 심지어는 사이버 상에서 이 같은 성범죄가 발전되고 있는 상황, 제도적·법적 장치가 더욱 강화되어야 한다는 것이 여론의 반응이다. 이런 상황 피해자 A 씨의 청원은 7일 오후 3시 기준, 약 1만 명의 청원 찬성표를 얻으며 지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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