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김나연 기자] 배우 송중기가 또 인생 캐릭터를 만났다. 드라마 '빈센조'를 통해서다.
송중기는 2일 종영한 tvN 토일드라마 '빈센조'(극본 박재범·연출 김희원)에서 이탈리아 마피아 콘실리에리 까사노 빈센조로 변신해 연기와 비주얼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으며 큰 호평을 얻었다. 가히 '빈센조' 신드롬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쑥스럽지만 인기를 실감했다"는 송중기지만, 자신의 연기에 대해서는 냉철했다. 그는 "이탈리아어 연기나 코믹 연기에 대한 건 좀 아쉽다. 이탈리아어 대사는 좀 더 오랜 시간 준비했으면 더 잘했을 거라고 생각한다. 외국어 연기는 시간을 들인 만큼 결과가 나온다고 생각해서 개인적으로는 좀 아쉽다. 선생님과 계속 붙어서 연습하고 외우고, 발음을 중점적으로 연습했다"며 "빈센조 까사노 역할이 이탈리아 남부에서 온 캐릭터였다가 중부에서 온 캐릭터로 바뀌면서 힘들었는데, 최대한 디테일을 살리려고 노력했다"고 밝혔다.
이어 "코믹 연기도 마찬가지다. 작가님께서 잘 써주신 걸 최대한 살리려고 노력은 했는데 아쉬운 부분이 많다"며 "이번 드라마를 통해 희극 연기가 가장 어렵다는 걸 다시 한번 느꼈다. 금가프라자 식구들과 같이 있을 때 도움을 많이 받았다. 코믹 연기를 잘하시는 분들이 많아서 그 에너지를 받고 리액션만 해도 될 정도였다. 또 김희원 감독님이 분위기를 잘 깔아주셔서 재밌게 놀기는 했는데 재밌게 논 것과 잘한 건 또 다르다. 처음 해보는 장르이기도 했고, 자주 할 수 있는 장르도 아니라서 욕심은 많이 났는데 잘했는지는 모르겠다"고 웃었다.
또한 송중기는 강렬하고 임팩트 넘치는 액션으로 화제를 모았다. 액션 연기가 많으면, 힘에 부칠 법도 하지만 송중기는 허명행 무술 감독 덕분에 전혀 힘들지 않았다며 공을 돌렸다. 그는 "액션이 많으면 현장이 정신없이 돌아간다. 힘든 게 사실인데 이번에는 별로 힘들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워낙 유명한 분이시지만 허명행 무술 감독님이 동작 위주로 액션을 만들어주지 않으시고, 제 감정 위주로 만들어주셔서 원래는 대사와 액션을 나눠서 찍는데 이번에는 한 묶음으로 생각하고 찍었다"며 "힘든 건 전혀 없었고, 허명행 감독님이 누구보다도 안전하게 감정 표현이 되게끔 잘 짜주셔서 통쾌하고 재밌었다"고 설명했다.
송중기는 '빈센조'의 빈센조다. 드라마 제목에 역할의 이름이 들어간다는 것만으로도 이 드라마에서 송중기의 역할이 얼마나 큰지, 또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다. 타이틀롤의 부담감이 있을 법도 하건만, 그는 "이렇게 부담이 없었던 작품도 처음"이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그는 "건방지게 들릴 수도 있지만 드라마 내용이랑 비슷한 것 같다. 물론 부담이 아예 안 될 수는 없었겠지만 촬영하면서 드라마 내용처럼 금가 사람들과 에피소드가 많았고, 실제로 저도 금가프라자 배우들과 상당히 많이 깊게 결속력이 생겨서 그런 의미에서 외롭지도 않았고 그래서 부담도 거의 없었다"며 "그냥 재밌게 잘 놀았다고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고민이 많았던 작품이기에 완주의 성취감은 더 컸다. 처음 '빈센조' 대본을 받고, 송중기에게는 확신이 없었다고. 그는 "박재범 작가님의 작품은 코미디 특화 이미지가 있어서 '내가 코미디를 할 수 있을까? 왜 해야 하지?'라는 고민이 제일 컸다. 작가님, 감독님을 뵙고 나서도 스스로에 대한 의문이 계속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빈센조'는 배우 송중기에게 엄청난 변화를 안겨준 작품이 됐다. 송중기는 "'빈센조'를 하고 제 안의 생각이 와장창 깨졌다"고 웃으며 "'이 작품을 안 했으면 어떡할 뻔했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너무 재밌었고, 제가 지금까지 배우로서 많이 갇혀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 겁내지 말고 무조건 부딪혀보자는 생각으로 바뀌었다"고 말했다.
이어 "제가 말하는 변화라는 건 배우로서 제 생각의 변화가 제일 크다. 안 했던 건 하는 걸 스스로에게 재미를 준다는 생각을 했다"고 덧붙였다.
이렇게 '빈센조'는 배우 송중기에게 또 하나의 인생 캐릭터가 됐다. 송중기는 "저라는 사람한테 인생 캐릭터인 것 같다. 대중과 업계 관계자들이 어떻게 바라봐 주시는 건 잘 모르겠지만, 다른 걸 다 떠나서 지극히 개인적으로는 작품 활동을 하면서 가장 신나게 연기했던 캐릭터"라고 밝혔다.
그는 "지금까지 했던 다른 작품들에게는 미안하지만, 빈센조가 최고로 신나게 연기했던 캐릭터인 건 사실이다. 그런 의미에서는 제 인생 캐릭터가 맞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렇듯 송중기는 tvN '아스달 연대기' 이후 약 2년 만에 드라마에 복귀해 그간 선보이지 않았던 새로운 역할에 도전했고, 그 도전은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송중기 또한 "즐기면서 최선을 다했다. 개인적으로 성공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송중기는 "'빈센조'를 선택한 저를 칭찬해 주고 싶다. 많이 배웠고, 또 새로운 걸 많이 느꼈다"며 "상업적으로 대중분들과 시청자들이 사랑을 많이 주신 건 두 번째 문제라고 생각한다. 배우 송중기에게 너무 많은 걸 느끼게 해준 작품"이라고 말했다.
송중기는 '빈센조'의 기분 좋은 기억을 안고 영화 '보고타' 촬영에 돌입한다. 그는 "아직 차기작을 정한 건 없고 영화 '보고타' 촬영을 한국에서 시작할 것 같다. 콜롬비아를 도저히 갈 수 없는 상황이라서 기술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얘기를 들어봐야 한다. 주연배우로서 어려운 시국에 중단된 작품을 어떻게든 잘 마무리하겠다는 약속을 드린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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