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스포츠투데이 김호진 기자] 김학범호가 힘찬 항해를 위한 닻을 올렸다. 그러나 도쿄에 닿기 전까지 해결해야 할 숙제들이 산더미처럼 쌓여있다.
올림픽 대표팀을 이끄는 김학범 감독은 28일 오후 2시 파주 국가대표 트레이닝 센터(NFC)에서 도쿄올림픽에 앞서 취재진과 만나 "축구는 도전이다. 매달 색깔이 뭐든지 하나 가져오겠다. 선수들도 마찬가지다. 조편성 이후 경기는 이미 시작됐다. 굉장히 힘들고 어려운 여정이 될 것이다. 피할 수 없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김학범호는 대회를 치르기도 전부터 난관에 봉착했다. 도쿄올림픽이 열리기 한 달 전 6월 A매치 기간에는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예선이 국내에서 열릴 전망이다. 또 6월 21일부터 7월 11일까지는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경기도 기다리고 있다. A대표팀은 물론 ACL에 참가하는 전북 현대, 울산 현대 등의 소속팀과도 조율이 필요하다.
김 감독은 "6월 훈련이 중요하다. 그런데 A매치 기간이 겹쳐 있다. 그걸 어떻게 해결할지 잘 협의해야 한다. 6월에 모든 선수를 모아 재평가를 한 뒤 상대에 따라 맞춰서 훈련을 해야 한다"며 "그걸 슬기롭게 잘 헤쳐나가야 한다. 다음 순서를 밟는데 난관에 부딪혀 있다. 평가전 일정도 자가 격리 등 문제가 많다"고 토로했다.
이어 "아직 조율한 적은 없다. 벤투 감독과 잘 협의해야 한다. 벤투 감독도 2차 예선을 위해 선수를 데려갈 텐데, 제 입장에서 볼 때 A대표팀에 대체 불가인 우리팀 선수가 있다면 개의치 않지만, 현재로는 거의 교체 멤버거나 후보 명단에 들어간 선수가 대부분이다. 그러면 우리팀에 보내줬으면 한다. 18인 최종 명단이 생각보다 작다. 그래서 더 신중하다. 벤투 감독에겐 정중하게 도움을 요청하겠다"고 전했다.
김학범호는 코로나19 여파로 지난해 1월 태국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U-23) 챔피언십 이후 제대로 된 소집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1년 3개월 동안 호흡을 맞추지 못해 모든 것을 재평가하겠다는 김 감독은 안전하면서 '강팀'과 맞붙을 수 있는 6월 평가전을 위해 방역 당국에 협조를 요청했다.
김 감독은 " 6월 평가전의 경우 정보의 도움도 받아야 한다. 방역 격리 등 어려움이 있다. 문재인 대통령도 올림픽팀을 최대한 지원하라고 하셨다. 그런 부분을 고려해 줬으면 한다. 6월에 평가전을 못 하면 7월에는 의미가 없다. 상대 대응을 못하고 선수를 뽑으면 본선에서 결과는 뻔하다. 협회와 계속 얘기하고 있다. 끝까지 잘 조율해야 할 것 같다"고 간곡히 당부했다.
이어 "한일전처럼 제한된 지역에서 움직이면 할 수 있는데, 2주 격리하면 들어올 팀이 없다. 특정 지역을 선정해 경기를 치르면 충분히 가능하다"면서 "여자대표팀도 중국과 올림픽 예선을 오갔는데 아무 문제가 없었다. 대회와 평가전이 다르다고 할 수 있지만, 똑같이 봐줘야 한다. 정부 당국에 건의 드리고 싶은 말이다. 전례가 없다면 모르지만, 여자대표팀이 아무 문제가 없었다. 우리도 똑같이 적용해줬으면 한다"고 힘줘 말했다.
국내 코로나19 방역 지침에 따르면 해외에서 국내로 입국 시 2주간 자가격리를 해야 한다. 어떤 팀이 이를 감수하고 올 수가 있을까. 물론 국내 코로나19 상황은 여전히 좋지 못하다고는 하지만 예외적인 방편은 있어야 한다고 본다. 이에 김 감독은 콜린 벨 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대표팀과 중국간 올림픽 플레이오프를 예시로 들었다.
중국 대표팀이 국내에 들어올 당시 예외 규정이 적용돼 특별한 자가격리를 하지 않고 경기를 치렀다. 또 벨호가 중국 원정을 다녀온 후 파주NFC에 모여 코호트 격리로 문제를 해결했다.
'호랑이 감독'으로 불리는 김 감독은 이렇게 읍소하고 있다. 역대 최고 성적을 내겠다는 그의 포부에 힘을 실어줘야 하는 상황이지만 대회 시작 전부터 코너에 몰렸다. 김 감독 입장에서는 울고 싶은 심경일 것이다. 머릿속에 엉킨 실타래가 가득하다. 자가격리, A매치 상대 찾기, 선수 수급 등 풀어도 풀어도 풀어지지 않을 듯싶다.
김 감독의 부탁처럼 모두가 한 마음으로 나서야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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