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이정철 기자] '움짤'(움직이는 짤방)이 금지될 위기에 처했다. KBO리그 팬들에게도 비상등이 켜졌다.
KBO리그 뉴미디어 중계권을 소유한 포털 사이트(네이버, 다음)-통신 3사(SKT, KT, LG유플러스) 컨소시엄은 최근 개인 SNS에 경기 장면 등을 올리는 일반인에게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
해당 내용에는 48시간 내 영상 삭제를 권고하고 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5월부터 법적 조치를 취할 수 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즉, 뉴미디어 컨소시엄이 프로야구 경기 영상을 짧게 업로드한 '움짤'에 대해 단속할 뜻을 예고한 셈이다.
뉴미디어 컨소시엄으로서는 자신들의 권리를 지키는 정당한 행위다. 한국야구위원회(KBO)와 10개 구단은 2019년 포털 사이트(네이버, 다음)-통신 3사(SKT, KT, LG유플러스)와 5년간 1100억 원에 중계권 계약을 맺었다. 자신들이 따낸 중계권에 대한 권리를 합법적으로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온라인 동영상 사이트인 '유튜브'는 뉴미디어 저작권을 보유한 포털 사이트·통신사 컨소시엄의 최고 경쟁자다. 경쟁 사이트에 KBO리그의 움짤과 동영상이 올라오는 것은 저작권을 보유한 쪽에서 순순히 물러나기 힘든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야구팬들의 움짤을 제한하는 결정은 KBO리그 인기에 독으로 작용할 수 있다.
KBO리그는 2008년 베이징올림픽과 2009년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에서의 호성적 이후 인기가 폭발적으로 늘어났지만 그 과정에는 KBO리그 만에 응원 문화가 있었다. 각 선수들마다, 또한 그 팀 만에 응원가가 팬심을 자극했고 KBO리그에 빠져들게 했다.
그러나 KBO리그 팬들은 최근 코로나19 여파로 특유의 응원 문화를 즐길 수 없다. 코로나19 시대에 접어든 뒤, 경기장을 찾아 응원을 펼칠 수 있는 야구팬들은 극히 제한적이다. 이마저도 마스크 속에 육성응원이 불가능한 구조다.
이런 상황에서 커뮤니티와 SNS 등에 야구팬들이 만들어내는 움짤의 파괴력은 엄청나다. 팬들의 관심을 통해 만들어진 짧은 영상이 다른 팬들의 공감을 얻어 인기와 관심을 재생산시키고 있다. 특히 현장 응원의 맛이 줄어든 KBO리그에게 기존 팬층의 이탈을 막고 새로운 팬들을 유입시키는 작용을 하고 있다.
이러한 '움짤'의 순기능을 가로막는다면, KBO리그 인기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 야구 말고도 즐길거리가 많아진 세상이다. 관심을 한 번 뺏기면 되돌리기 쉽지 않다.
2000년대 후반 KBO리그에 인기가 폭발적으로 증가한 뒤, 2010년대 들어 9구단 NC 다이노스와 10구단 kt wiz가 생겨났다. 하지만 이와 반대로 관심과 인기가 떨어진다면 KBO리그의 상품성과 규모가 작아지는 위기가 닥쳐올 수 있다.
정당한 권리가 때로는 큰 부작용을 발생시킬 수 있다. '움짤' 금지는 KBO리그에 대한 팬들의 관심을 멀어지게 만들게 하는 '독'이다. 권리 이전에 팬들과의 '공생'을 생각해 볼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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