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이상필 기자] "일찍 내려온 것이 잘한 결정인 것 같다"
경기 중 엉덩이 통증으로 자진 강판한 류현진(토론토 블루제이스)이 부상 정도가 심각하지 않다고 밝혔다.
류현진은 26일(한국시각) 미국 플로리다주 세인트피터즈버그의 트로피카나 필드에서 열린 2021 메이저리그 탬파베이 레이스와의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해 3.2이닝 동안 3피안타 5탈삼진 1볼넷 무실점을 기록한 뒤, 경미한 엉덩이 근육 염좌로 자진 강판했다.
이날 류현진은 3회까지 무실점 투구로 탬파베이 타선을 잠재웠다. 4회에도 2사까지 쉽게 잡으며 순항을 이어갔다. 하지만 이어진 매뉴얼 마고와의 승부에서 불편한 모습을 류현진은 안타를 허용한 뒤 스스로 마운드를 내려왔다.
갑작스러운 자진 강판에 부상 정도가 심각한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지만, 다행히 부상은 경미한 것으로 보인다. 토론토도 류현진의 부상에도 불구하고 1-0 승리를 거뒀다.
류현진은 경기 후 화상 인터뷰에서 "마고 선수 전까지는 괜찮았는데 초구를 던지는 순간 느낌이 이상했다"면서 "결과적으로는 일찍 내려왔지만, 잘한 결정인 것 같다. 테스트를 했을 때 괜찮게 나와 걱정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부상은 아닌 것 같다. 몸에서 긴장 증세가 나온 것 같다. 심하지 않기 때문에 부상이라고 생각하고 싶지 않다"고 덧붙였다.
류현진은 지난 2014년에도 부상으로 스스로 마운드를 내려온 경험이 있다. 하지만 그때보다는 훨씬 정도가 경미하다는 것이 류현진의 생각이다. 류현진은 "그때와는 부위도 다르고, 느낌도 다르다. 지금은 정말 경미하다. 그때는 마운드에서 내려올 때까지도 아픈 느낌이 있었는데 지금은 그런 느낌도 없다"고 설명했다.
때문에 류현진은 앞으로의 등판도 정상적으로 준비할 계획이다. 류현진은 "내일부터 정상적인 운동을 시작할 것이고, 이번에 좋지 않았기 때문에 불펜에서 10-15구 던져 점검을 해봐야 할 것 같다"면서 "똑같은 스케줄로 준비할 것이다. 지금 생각에서는 부상자 명단에는 안 갈 것 같다"고 말했다.
자신의 뒤를 받쳐준 불펜 투수들에게도 고마움을 던졌다. 이날 류현진이 내려온 뒤, 토론토는 5명의 불펜 투수가 마운드에 올라 5.1이닝 무실점을 합작했다. 류현진은 "개막전부터 투수들이 잘해주고 있다. 오늘 같은 상황 때문에 중간 투수들이 많이 투입돼 선발투수로서 미안한 마음도 있다. 오늘 잘해줘서 기쁨이 배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자진 강판 전 투구 내용에 대해서는 만족감을 표시했다. 류현진은 "준비한대로 잘 진행됐던 것 같다. 내려오기 전까지는 굉장히 좋았다. 타자들을 상대하면서 제구한대로 잘 됐다. 전반적으로 괜찮은 경기로 진행됐는데 안타까운 상황이 나왔다"고 아쉬워했다.
마지막으로 류현진은 "빠르게 멈춘 것은 잘한 것 같다. 때문에 부상이 깊게 가진 않을 것 같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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