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우다빈 기자] '내일의 기억'이 개봉 이후 박스오피스 1위를 거머쥐었다. 많은 이들이 '서예지 스캔들'의 나비효과로 바라봤으나 사실상 무료 관람 쿠폰의 효과였다.
23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영화 '내일의 기억'은 22일 하루동안 1만5053명을 모아 누적관객수 3만4832명을 기록했다. 2위 '서복'은 일일관객수 1만1995명, 누적관객수 27만544명을 기록했다. 많은 이들이 김강우와 서예지 주연의 스릴러인 '내일의 기억'이 공유와 박보검을 내세운 SF 블록버스터 '서복'을 꺾었다는 점을 주목했다.
앞서 '내일의 기억'은 21일 개봉 전부터 뜨거운 예매율을 보였다. 개봉 2일 전인 19일에는 무려 50.5%를 기록하며 타 작품들과 격차를 벌렸다. 미리 예매한 누적관객수 역시 약 3만 명대를 넘기면서 우뚝 섰다. 코로나19로 인해 최근 극장가를 방문한 총 관객 수가 약 4만 명대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꽤 높은 성적이었다.
이처럼 관객들의 큰 호응을 두고 많은 이들이 '내일의 기억' 흥행 원인을 조명했다. 12일 대두된 서예지와 김정현의 스캔들이 가장 먼저 화두에 올랐다. 2018년 김정현의 MBC 드라마 하차 이유가 당시 연인이었던 서예지 때문이라는 보도가 터져 나온 것이다. 또 학교폭력 가해, 학력 위조, 스태프 갑질 등 연이은 논란에 서예지는 '이슈 메이커'로 급부상했다.
서예지에 대한 대중의 관심도가 크게 높아지며 자연스럽게 그의 주연작인 '내일의 기억'도 함께 언급됐다. 그러나 스캔들이 작품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져 영화를 흥행하는 경우는 드문 편이다.
이에 한 영화 관계자는 스포츠투데이에 "'내일의 기억' 측에서 영화 무료 관람 쿠폰 약 3만 장을 배포했다. 통상적으로 신작들이 마케팅 수단의 일환으로 무료 관람 쿠폰을 제공하지만 '내일의 기억'은 타 작품들에 비해 많은 쿠폰을 뿌려 초반 예매율을 올리려 한 것 같다. 보통 무료 관람 쿠폰을 많이 뿌리는 경우는 영화에 자신감이 없을 때"라고 귀띔했다.
통상적으로 신작들은 약 만 장 가량의 쿠폰을 배포하며 관객 유치에 나선다. 비슷한 시기에 개봉한 '어른들은 몰라요'는 롯데시네마 한정 할인 쿠폰 1700장을 배포했다. 이는 '내일의 기억'의 3만 장과 큰 차이다. 이에 대해 '내일의 기억' 관계자는 스포츠투데이에 "코로나19로 인해 시사회를 못했기 때문에 쿠폰 프로모션을 진행키로 했다"고 설명했다.
영화 무료 관람 쿠폰은 극장 별로 진행되는 CGV '스피드쿠폰', 메가박스 '빵원티켓', 롯데시네마 '무비싸다구' 등의 이벤트를 포함해 각종 영화 커뮤니티에 배포된다. 이용자가 직접 선택해 쿠폰 할인을 받는 것이기 때문에 쿠폰을 소비하지 않는 경우는 극소수며 대부분의 쿠폰이 사용된다. 또 선착순으로 예매를 빠르게 할수록 싸게 볼 수 있는 조건 등을 걸어 최대한 개봉 직후 관객들이 모이게끔 만드는 수단이다.
CGV, 롯데, 메가박스에서 진행한 '내일의 기억' 이벤트 역시 티켓이 빠르게 소진됐다. 영화의 초반 흥행에 무료 쿠폰 영향이 크게 미친 것으로 예측된다.
해당 무료 쿠폰 정산은 배급사 혹은 수입사에서 사용 수량만큼 마케팅 비용으로 충당하기 때문에 영화사 입장에서 손해는 아니다. 특히 개봉 초기 관객을 잡아 박스오피스 우위를 선점한다면 일반 관객의 유입까지 기대할 수 있다.
현재 '내일의 기억'의 흥행 분위기는 나쁘지 않다. 실 관람객들의 입소문이 나며 꾸준히 1위를 잇고 있다. 이에 '내일의 기억'의 대규모 무료 쿠폰 배포 마케팅이 장기 흥행으로 이어질지 이목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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