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우다빈 기자] 3월, 영화 '미나리'의 개봉 효과로 극장가 관객수가 증가했다. 가뭄의 단비 같은 소식에 많은 영화 관계자들이 시름을 잠시 내려 놓는 중이다.
16일 영화진흥위원회가 발표한 3월 한국 영화산업 결산에 따르면 3월 극장가를 방문한 관객 수는 총 326만 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월보다 4.7% 늘어난 수치.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확산된 지난해 3월보다 77.5% 증가했다는 점에서 큰 의의를 갖는다. 지난해 3월 관객 수는 역대 최저인 183만 명이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극장 내 코로나19 감염 사례가 전무한 사실 등이 알려지며 올해 3월 관객 수가 증가했다.
3월 극장 흥행을 이끈 주역은 바로 미국 독립영화 '미나리'다. 1, 2월 미국과 일본 애니메이션 '소울'과 '극장판 귀멸의 칼날:무한열차편'에 이어 3월에는 '미나리'가 흥행 파워를 발휘했다. 특히 10∼20대 남성이 주 관객층인 '귀멸의 칼날'에 비해 '미나리'는 다양한 연령대의 지지 속에 중년 관객을 극장으로 이끌며 관객층 확대를 이끌어냈다.
'미나리'가 개봉한 3월 6일에는 111일 만에 일일 전체 관객 수 20만 명대를 넘어섰다. 이에 힘입어 '고질라 VS. 콩'이 개봉한 같은 달 27일에는 139일 만에 일일 전체 관객 수 25만 명을 돌파하기도 했다. 특히 '미나리'는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 주요 부문 6개 후보로 등극하며 국내에서 큰 반응을 이끌어냈다.
다만 한국 영화 성적은 여전히 아쉬운 상황이다. 3월 한국영화 관객 수는 39만 명이었다.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이 가동을 시작한 2004년 이후 3월 한국영화 관객 수로 최저치를 기록했던 지난해 3월 31만 명에 이어 두 번째로 낮은 수치다.
3월 중 규모 있는 한국영화의 개봉이 없었다는 점이 큰 영향을 끼쳤다. 개봉을 연기했던 '새해전야'와 '미션 파서블' 등의 한국영화가 900개 관 이상으로 개봉했으나 흥행에 실패했다. 실질 개봉편수는 전월 대비 증가했지만 아직까지 매출액의 감소폭이 큰 상황이다. 31일 개봉한 '자산어보'에 대한 기대감이 컸으나 당시 국내 신규 확진자 수가 500명을 넘어서며 관객 수도 다시 감소세로 돌아섰다.
이에 영화진흥위원회는 "올해 3월 관객 수는 전년 동월 대비 증가했지만, 1100~1400만 명대를 기록했던 코로나19 사태 이전 5년 동안의 3월 관객 수 규모와 비교해서는 여전히 침체국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형국"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CJ CGV, 롯데시네마, 메가박스 등 멀티플렉스 3사가 속해 있는 한국상영관협회가 신작 개봉을 독려하기 위해 3월 개봉작에 대해 관객 1인당 1000원의 부금을 배급사에 추가 지급하면서 3월 개봉 편수는 증가했다. 3월 실질 개봉 편수는 전월 대비 7편 증가한 63편이었다. 이 중 한국영화 실질 개봉편수는 전월 대비 4편 늘어난 21편이었고, 외국영화 실질 개봉편수는 전월 대비 3편 증가한 42편이었다.
이처럼 극장가는 침체기를 천천히 극복하고 있다. 배급사 지원이 신작 개봉으로 이어졌고 덕분에 관객들의 발길이 돌아왔다. '미나리'의 특수효과 역시 기분 좋은 훈풍을 자아냈다. 이에 힘입어 '서복'과 '내일의 기억' '비와 당신의 이야기' 등 다채로운 신작들이 영화관의 활력을 되찾아주리라는 기대감이 모인다.
[스포츠투데이 우다빈 기자 ent@sto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