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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복' 공유·박보검도 못 살린 진부함 [무비뷰]
작성 : 2021년 04월 14일(수) 10:44

서복 공유 박보검 / 사진=영화 서복 공식포스터

[스포츠투데이 우다빈 기자] *이 글은 일부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죽지 않는 박보검과 죽음을 앞둔 공유의 만남은 독특한 설정이지만 지루하고 진부하다. 영화 '서복'의 메시지는 담백하지 않고 부담스럽게 느껴진다.

15일 개봉하는 영화 '서복'(감독 이용주·제작 STUDIO101)은 인류 최초의 복제인간 서복(박보검)을 극비리에 옮기는 생애 마지막 임무를 맡게 된 정보국 요원 기헌(공유)이 서복을 노리는 여러 세력의 추적 속에서 특별한 동행을 하며 예기치 못한 상황에 휘말리게 되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극 중 박보검은 인류 최초의 복제인간 서복 역을 맡았다. 복제인간 서복은 영원이라는 시간에 갇힌 채 평생 실험실에서만 살아온 존재다. 공유는 서복을 이동시키는 생애 마지막 임무를 맡은 전직 정보국 요원 기헌으로 분했다. 기헌은 죽음을 앞두고 생애 마지막 임무를 맡게 된 인물이다.

시한부 인생을 살고 있는 기헌은 줄기 세포로 태어나 죽지 않는 복제인간 서복이 필요하다. 서복이 있어야 기헌이 살기에 두 사람은 원치 않는 동행을 하게 된다. 죽음에 쫓기는 기헌은 초조하고 예민하다. 인간을 이해하지 못하는 서복은 기헌에게 계속 질문을 던지고 기헌은 서복에게 대답하면서 점차 삶의 이치를 깨닫게 된다.

서복 공유 박보검 / 사진=영화 서복 스틸컷


'서복'은 '건축학개론'의 이용주 감독이 새롭게 도전하는 감성 판타지물로 공개 전부터 예비 관객들의 많은 기대를 받고 있었다.

그러나 베일을 벗은 '서복'은 세련되지 않고 평이하다. 대놓고 던지는 철학적 메시지는 좀처럼 소화되지 않는다. 시나리오에 이용주 감독의 9년이 담겼다지만 쏟아지는 졸음을 참기 힘들다. 빌런도 여러 유형으로 쪼갠 덕분에 긴장감은 약해진다. SF 장르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정부 요원과 과학을 이용해 세상을 지배하려는 부자, 목적을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사악한 연구원은 이미 너무 많이 봤다. 진부한 캐릭터는 이야기의 힘을 안일하게 만든다.

작품의 몇 안 되는 장점은 공유와 박보검의 만남이다. 섬세한 내면 연기부터 거친 액션까지 소화한 공유의 열연과 '비인간'적인 모습을 충분히 소화한 박보검의 연기는 매끄럽다. 조우진, 장영남, 박병은 등 조연들도 역할 이상을 해낸다.

캐릭터에 충실한 배우들은 잘못이 없다. 각기 다른 시각으로 죽음에 대해 화두를 던지는 인물들은 여운을 남긴다. 그저 SF 장르와 메시지의 밸런스를 적절히 분배시키지 못한 연출의 잘못이다. 한국 상업 영화에서 잘 다루지 않는 복제인간이라는 신선한 소재는 어느 순간 '초능력자'로 둔갑한다. 인간 혐오를 유지하며 극 내내 냉소적인 면모를 유지하던 서복은 일련의 이유로 '흑화'하며 눈 앞 모든 인간을 말살시키려 든다. 사실 서복의 인간 혐오는 충분히 납득이 가능하다. 한평생 연구소의 실험체로 살아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헌과의 동행 이후 인간보다 더 따스한 마음을 드러내는 서복은 흡사 교훈만 가득 담은 교육용 콘텐츠처럼 느껴진다. 꽤 지루하다는 의미다.

이야기가 전하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대사로도 거듭 강조하니 관객들이 잊어버릴 일은 없다. 어떻게 살아왔는지, 어떻게 살아야 가치 있는 삶이 될지, 인간의 유한성을 정확히 짚으며 보는 이들에게 꾸준히 주입한다. 다만 깔끔하지 않고 투박할 뿐이다.

작품은 15일 극장과 티빙에서 동시 공개된다.

[스포츠투데이 우다빈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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