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현혜선 기자] '선을 넘는 녀석들'(이하 '선녀들')이 새로운 시즌으로 돌아온다. 논문 표절 논란으로 하차한 설민석 작가 대신 심용환 역사학자와 함께 재정비하겠다는 포부다.
7일 MBC 관계자는 스포츠투데이에 "MBC 예능프로그램 '선녀들'의 새로운 시즌이 4월 말 방송된다. 편성은 현재 미정"이라며 "기존 멤버인 전현무, 김종민, 유병재와 그대로 함께한다. 여기에 역사학자 심용환이 새롭게 합류한다"고 전했다.
'선녀들'은 역사 선생님과 함께 떠나는 배움 여행으로 시간의 선을 넘어서 대한민국 곳곳을 돌아다니며 우리가 몰랐던 숨겨진 역사를 알아보는 역사 예능프로그램이다.
'선녀들'은 어려울 수 있는 역사를 대중화하겠다는 목표로 이미 3개의 시즌을 진행했다. 이번 시즌은 '역사 확장판' 개념으로 '마스터-X'라는 부제를 달았다. '마스터-X'는 다양한 분야의 선을 넘나들며 새로운 지식을 마스터하겠다는 의미다. 역사 분야에 그치지 않고 다양한 분야로 확장하겠다는 것. 이를 위해 '미지의 마스터-X'가 등장해 '마스터-X'와 크로스(X) 된다는 의미까지 있다.
'선녀들'은 지난 시즌, 설민석의 논문 표절로 불명예스럽게 마무리됐다. 프로그램을 이끄는 설민석이 하차하니 '선녀들'이 폐지된 건 자연스러운 수순이었다.
설민석은 지난해 12월 자신의 SNS에 석사 논문 표절 의혹을 인정하는 장문의 글을 남겼다. 그는 "2010년 연세대학교 교육대학원 역사교육과 석사 논문으로 제출한 '한국 근현대사 교과서 서술에 나타난 이념 논쟁연구'를 작성함에 있어 연구를 게을리하고, 다른 논문들을 참고하는 과정에서 인용과 각주 표기를 소홀히 하였음을 인정한다"고 적었다.
이어 "변명의 여지가 없는 저의 과오다. 교육자로서, 역사를 공부하는 사람으로서 안일한 태도로 임한 점 다시 한번 깊이 사과드린다"며 "제 강의와 방송을 믿고 들어주신 모든 분들, 학계에서 열심히 연구 중인 학자, 교육자분들께 누를 끼쳐 죄송하다. 다시는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모든 일에 더 신중히 임하겠다"고 사과했다.
그러면서 "저에게 보내주셨던 과분한 기대와 신뢰에 미치지 못해 참담한 심정"이라며 "책임을 통감하여 출연 중인 모든 방송에서 하차하겠다"고 전했다.
이에 '선녀들' 제작진은 "방송을 기다려 온 시청자분들의 관심과 사랑에 보답하기 위해 재정비를 거쳐 더욱 흥미로운 내용으로 찾아뵐 것"이라면서 "갑작스러운 시즌 종료에 대해 너그러운 마음으로 양해해 주시기 바란다"고 밝혔다.
이처럼 전 시즌을 논란 속에서 마무리한 '선녀들'이 이번에는 역사학자 심용환과 손을 잡았다. 심용환은 자신의 SNS를 통해 "'마스터-X'라는 이름으로 '선녀들' 메인 MC를 감당하게 됐다. 충분히 공부했던 것들, 해야 할 것들 잘 감당하겠다. 그리고 한국 역사학계가 오랫동안 노력하고 이룩해왔던 것들에 의지하며 의미 있는 '역사 예능'을 만들어 보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심용환은 "나날이 성숙하고 겸손하지만 소신 있게 제 몫을 감당해 보도록 하겠다. 그리고 기회에 취해서 자리를 잊거나 낮고 깊은 곳으로의 여정을 놓치는 어리석은 삶을 살지 않겠다. 많이 도와주시고 응원해 달라"고 했다.
설민석 논란을 딛고 다시 돌아온 '선녀들'이 어떻게 단장을 했을지, 또 심용환의 강의는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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