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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록의 윤여정, 韓 영화계 한 획 긋다 [ST이슈]
작성 : 2021년 04월 05일(월) 16:00

윤여정 / 사진=DB

[스포츠투데이 우다빈 기자] 배우 윤여정이 미국배우조합 여우조연상 수상으로 오스카에 한 걸음 더 가까워졌다. 한국 배우 최초이자 세계 영화계에 한 획을 그은 행보다.

5일 오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진행된 미국배우조합 시상식이 온라인을 통해 전파를 탔다. 미국 배우조합상은 미국 배우조합이 주최하며 영화와 TV에서 활약하고 있는 미국 내 모든 배우들이 동료 배우들을 대상으로 상을 주는 시상식이다. 수상작 선정에서 아카데미 시상식을 주관하는 미국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AMPAS)와 유사성이 높기 때문에, 골든 글로브 시상식보다 더욱 높은 확률로 오스카 연기상 수상자와 일치하고 있어 '미리 보는 오스카'로 불린다.

'미나리'로 여우조연상 후보에 오른 윤여정은 '맹크' 아만다 사이프리드, '더 파더' 올리비아 콜맨, '힐빌리의 노래' 에이미 아담스 등 쟁쟁한 경쟁자를 제치고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미국배우조합 시상식에서 단독으로 연기상을 수상한 한국 배우로는 윤여정이 처음인 만큼 남다른 의미를 갖는다. 다만 스티븐 연의 남우주연상 수상은 불발됐다.

이름이 호명된 후 윤여정은 화상 중계를 통해 "어떻게 제 기분을 말씀드려야 할지 모르겠다"면서 감격스러운 마음을 드러냈다. 이어 "해외에서 이렇게 알려지게 될지 몰랐다. 정말 많이 영광스럽고, 특히 동료 배우들이 저를 여우조연상 수상자로 선택해줬다는 것이 더 감격스럽다. 제가 지금 제대로 이야기를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정말 많이 기쁘고 행복하다. 정말 감사드린다. 올리비아 콜맨, 글렌 클로즈, 마리아 바카로바, 그리고 모두에게 정말 고맙다"며 미국배우조합상 후보에 함께 선정된 모든 배우들에게 감사를 표했다.

'미나리'는 희망을 찾아 낯선 미국 땅으로 이민을 선택한 한국인 가족의 따뜻하고 특별한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극중 윤여정은 손주를 돌보기 위해 미국으로 건너온 외할머니 순자를 맡아 따스한 온기를 전달했다.

'미나리' 공개 이후 윤여정을 향한 외신의 극찬이 쏟아지며 수상 낭보가 줄을 이었다. 윤여정은 '미나리'를 통해 전미 비평가위원회부터 LA, 워싱턴 DC, 보스턴, 샌프란시스코, 시애틀 등 연기상 32관왕에 등극했으며 이날 33관왕의 영예를 안았다.

이번 수상으로 윤여정의 오스카 수상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그간 외신들은 꾸준히 윤여정을 아카데미 여우조연상 후보로 꼽으며 "그동안 아시아 출신 배우들이 아카데미로부터 홀대받았다"고 언급한 바. 윤여정은 미국배우조합 시상식 전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73세 아시아 여성이 오스카 후보에 오르리라고는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 '미나리'가 내게 많은 선물을 줬다"라고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1947년생으로 올해 74세의 윤여정은 이제 한국을 넘어 전 세계에서 이름을 알리고 있다. 지난해 영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 '찬실이는 복도 많지'부터 예능 '윤스테이' 등으로 노익장을 과시한 윤여정이다. 이에 25일 개최되는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도 낭보를 전할지 국내외 영화계의 이목이 모인다.

[스포츠투데이 우다빈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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