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현혜선 기자] '비와 당신의 이야기' 강하늘과 천우희의 촉촉한 기다림이 깊은 울림을 가져다 줄 것으로 보인다.
영화 '비와 당신의 이야기'(감독 조진모·제작 아지트필름) 제작보고회가 31일 오전 온라인으로 진행됐다. 자리에는 조진모 감독을 비롯해 배우 강하늘, 천우희가 함께했다.
'비와 당신의 이야기'는 우연히 전달된 편지 한 통으로 서로의 삶에 위로가 돼준 영호(강하늘)와 소희(천우희)가 '비 오는 12월 31일에 만나자'는 가능성 낮은 약속을 하면서 펼쳐지는 이야기다.
이날 조진모 감독은 "'비와 당신의 이야기'는 관객들이 갖고 있는 상상력에 대한 이야기다. 편지라는 소통의 도구로 서로 기억할지 모르는 두 사람이 상상력을 발휘해 위안을 얻는다. 또 다른 사람에게 영향을 끼치고 성장하는 따뜻한 드라마"라고 소개했다.
이어 제목에 대해서는 "크게 이유가 있다기 보다는 이 영화를 통해 관객들에게 드리고 싶은 게 있었다. 그래서 제목을 특정적으로 함축하는 것보다 경험이라는 느낌을 살리고 싶었다. 이 제목 만큼 적합한 단어나 문장이 떠오르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강하늘과 천우희는 시나리오에 공감돼 작품을 선택했다고 입을 모았다. 강하늘은 "가장 많이 공감됐다. 영호를 연기해야 하는 입장을 넘어서 내가 저때 저렇게 기다렸던 적이 있나 생각하기도 했다. 그쪽으로 잠시 빠져들게 했던 대본이다. 되게 특이했다. 내가 예전에 경험한 느낌이었다. 제3자의 입장에서 만약 나를 본다면 내가 경험한 거라고 생각했다. 연기하면서 편했다"고 전했다.
천우희는 "난 사실 살면서 아주 큰 기다림이 있었던 적은 없다. 그런데 영화에서 매개체가 편지지 안냐. 나도 편지와 전화의 세대다. 그러다 보니 약속을 정확하게 하지 않으면 엇갈린다. 오해가 생길 수 있고 하염없이 기다려야 될 수 있다. 소소한 공감대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비와 당신의 이야기 강하늘 천우희 / 사진=키다리이엔티, 소니 픽쳐스 제공
강하늘과 천우희는 캐릭터를 소개했다. 강하늘은 "영호는 방황하는 청춘이다. 미래와 꿈에 대해서 고민한다. 그러다가 우연치 않은 기회에 번뜩 난 생각으로 소희에게 편지를 보낸다. 거기서 오는 기다림, 편지를 쓰면서의 설렘이 있다. 무미건조하게 살았던 일상에 활력소가 되면서 좋은 영향력이 되고 삶에 깊은 울림을 느끼게 되는 인물"이라고 했다.
이어 "영호를 연기하며 재밌었다. 내가 그때 어땠지를 많이 고민했다. 지금까지 맡았던 다른 작품들도 분명 나의 모습이지만, 그때는 이 역할이면 어떨까를 고민했다면 영호는 내가 저때 어땠지를 제일 많이 고민했다"고 설명했다.
천우희는 "소희는 엄마와 함께 헌책방을 운영하면서 20대를 막 지나오는 청춘이다. 아픈 언니를 대신해 영호와 연락하면서 소소하게 위안을 받는다"고 소개했다. 이어 "소희는 타인에 대한 상상력이 큰 사람이다. 배려나 이해심이 많은 사람은 다른 사람에 대한 상상력이 크다고 생각했다. 소희는 누구보다도 자신보다 타인을 생각하는 사람이 아닐까. 따뜻한 마음씨니 영호에게도 편지를 준 거다. 지금까지 연기한 캐릭터 중에 가장 나랑 닮았다"고 전했다.
영화가 편지를 통해 전개되다 보니 함께 촬영하는 장면보다 내레이션으로 만나는 게 많았다고. 강하늘은 "이렇게 찍을 수 있는 게 얼마나 있을까 싶다. 만나서 찍는 것보다 편지로 대화하는 게 많다. 서로의 내레이션을 들으면서 찍는 거다. 개인적으로 만난 것보다 좋더라. 들으면서 많은 게 상상이 됐다. 실제로 보는 것도 좋지만 상상하면서 연기하니까 표현이 자유로워진다"고 말했다.
천우희는 "촬영 횟수보다 내레이션으로 접할 때가 더 많았다. 내레이션을 만나서 처음부터 끝까지 녹음한 적이 있다. 실제 촬영에선 상상력과 당시의 감정을 복기해서 만들었다. 기다림에 관한 이야기지 않냐. 내레이션에 이야기를 상상하며 기다림이란 감정을 더 잘 표현했다"고 했다.
'비와 당신의 이야기'에는 배우 강소라가 특별출연한다. 강하늘과는 드라마 '미생'으로 호흡을 맞춘 바 있다. 강하늘은 "'미생'에서 강소라와 만나 친구가 됐다. '미생' 이후에는 깊게 연락을 하고 지내진 못했지만 TV에 나올 때마다 항상 응원하는 마음이었다. 강소라와 촬영장에서 만나니 신기하더라. '미생' 때는 정장 입고 만나다가 과거로 돌아온 느낌이었다. 촬영 내내 편했다"고 전했다.
[스포츠투데이 현혜선 기자 ent@sto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