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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왜곡 No"…'설강화', 일부 내용 공개하며 정면돌파 [ST이슈]
작성 : 2021년 03월 31일(수) 11:12

설강화 / 사진=JTBC

[스포츠투데이 최혜진 기자] 역사 왜곡 의혹에 휘말린 새 드라마 '설강화'가 초강수를 뒀다. 1차 해명에도 논란이 계속되자 일부 내용까지 공개하며 의혹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JTBC 측은 30일 새 드라마 '설강화'(극본 유현미·연출 조현탁)의 내용을 일부 공개했다. 유출된 '설강화'의 미완성 시놉시스와 캐릭터 소개 글 일부로부터 불거진 역사 왜곡 의혹에 반박하기 위해서다.

가장 먼저 JTBC는 민주화 운동 폄훼 논란에 대해 "'설강화'는 민주화 운동을 다루는 드라마가 아니다. 남녀 주인공이 민주화 운동에 참여하거나 이끄는 설정은 대본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다"며 "오히려 80년대 군부정권 하에 간첩으로 몰려 부당하게 탄압받았던 캐릭터가 등장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설강화'의 극 중 배경과 주요 사건의 모티브는 민주화 운동이 아니라 1987년 대선 정국"이라며 "군부정권, 안기부 등 기득권 세력이 권력 유지를 위해 북한 독재 정권과 야합해 음모를 벌인다는 가상의 이야기가 전개된다"고 밝혔다.

'대쪽 같다'고 표현된 안기부 요원에 대한 설명도 이어졌다. JTBC는 "남파 공작원과 그를 쫓는 안기부 요원이 주요 캐릭터로 등장한다. 이들은 각각 속한 정부나 조직을 대변하는 인물이 아니다. 정권 재창출을 위한 부정한 권력욕, 이에 적극적으로 호응하는 안기부에 대한 비판적 관점을 부각시키는 캐릭터"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대쪽 같다'고 표현한 이유는 그가 힘 있는 국내파트 발령도 마다하고, '간첩을 잡는 게' 아니라 '만들어내는' 동료들에게 환멸을 느낀 뒤 해외파트에 근무한 안기부 블랙 요원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실존 인물인 민주화 운동가 천영초를 연상시키는 캐릭터의 이름은 수정된다. "극 중 캐릭터의 이름 설정은 천영초 선생님과 무관하다"고 밝힌 JTBC는 "하지만 선생님을 연상케 한다는 지적이 나온 만큼 관련 여주인공 이름은 수정하겠다"고 전했다.

앞서 '설강화'는 26일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시놉시스 일부가 유출되며 역사 왜곡 의혹이 불거졌다.

'설강화'는 1987년 서울을 배경으로 어느 날 갑자기 여자 기숙사에 피투성이로 뛰어든 명문대생 임수호(정해인)와 서슬 퍼런 감시와 위기 속에서도 그를 감추고 치료해 준 여대생 은영초(지수)의 시대를 거스른 절절한 사랑 이야기다.

로맨스물 '설강화'의 주요 인물은 임수호와 은영초, 그리고 이강무(장승조)다. 그러나 시놉시스에 따르면 수호는 남파 간첩이며 이강무는 국가안전기획부(안기부, 현재 국가정보원의 전신) 1팀장이다.

작품의 시대적 배경인 1987년은 민주화 운동이 활발하게 이어지던 시기다. 그러나 당시 일부 대학생들이 간첩으로 몰려 억울하게 고문받은 역사가 있다. 이에 임수호를 간첩으로 설정한 것이 간첩 미화 요소가 있을 수도 있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또한 민주화 운동을 억압했던 안기부 직원을 '원칙적이고 열정적이며 대쪽같은 인물'이라고 표현한 점 역시 문제가 됐다. 안기부 미화라는 의혹이 불거진 대목이다.

또한 임수호와 이강무의 러브라인을 그리는 인물은 은영초다. 은영초는 역사 속에 실존했던 민주화 운동가 천영초를 연상하게 한다. 이에 간첩과 운동가, 또는 안기부 팀장과 운동가의 사랑 이야기가 그려질 수 있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방송 전부터 이와 같은 역사 왜곡 의혹에 휘말리자 JTBC는 "'설강화'는 민주화 운동을 폄훼하고 안기부와 간첩을 미화하는 드라마가 결코 아니"라며 한차례 의혹을 부인했다.

이어 "'설강화'는 80년대 군사정권을 배경으로 남북 대치 상황에서의 대선정국을 풍자하는 블랙코미디다. 그 회오리 속에 희생되는 청춘 남녀들의 멜로드라마이기도 하다"며 "미완성 시놉시스의 일부가 온라인에 유출되면서 앞뒤 맥락 없는 특정 문장을 토대로 각종 비난이 이어졌지만, 이는 억측에 불과하다"고 해명했다.

이처럼 '설강화'는 두 차례의 해명, 일부 내용 공개를 통해 역사 왜곡 의혹과 팽팽하게 대치 중이다. "미방영 드라마에 대한 허위사실을 기정사실로 포장해 여론을 호도하지 말라"고 호소한 '설강화'가 이러한 논란은 우려뿐이었음을 스스로 증명해낼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스포츠투데이 최혜진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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