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윤혜영 기자] '소통왕' 배우 박중훈의 입이 갑자기 너무 무거워졌다. 음주운전 반복이란 중차대한 물의를 일으킨 박중훈이 소속사 뒤에 숨는 비겁함으로 논란을 키우고 있다.
28일, 박중훈이 도로교통법(음주운전)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돼 조사받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박중훈은 지난 26일 밤 9시 30분쯤 서울 강남구 삼성동의 한 아파트 입구 즈음부터 지하주차장까지 약 100m 거리를 술에 취한 채로 운전한 혐의를 받는다.
이른바 '윤창호 사건' 이후 '음주운전은 예비살인 행위'라는 사회적 인식이 확산됐으나 박중훈의 음주운전을 두고는 누리꾼들의 반응이 엇갈렸다.
대리운전 기사가 주차하기를 껄끄러워할 수 있다며 소위 '중립'을 지키자는 시선이 적지 않았고, 일각에서는 대리운전 기사가 일부러 신고한 게 아니냐며 보복 의혹을 제기하기까지 했다. 음주운전자가 아닌 대리운전 기사를 가해자로 몰고 가며 박중훈에 유리한 여론이 조성된 격이었다.
하지만 실상은 달랐다. SBS 8뉴스에 따르면 경찰은 오후 10시 20분쯤 "술을 마신 사람이 아파트 지하주차장에 차를 끌고 왔는데 누군지도 알 수 없게끔 협조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신고를 접수했다. 아파트 직원들이 신원을 확인하려 했지만 박중훈이 응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음주 측정 결과 당시 박중훈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176%였다. 운전면허 취소 기준 수치인 0.08%의 2배 이상을 넘긴 만취 상태였으며, 박중훈이 아파트 입구에서 대리운전 기사를 돌려보낸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대해 소속사 나무엑터스는 "이와 같은 사건이 발생하게 된 점에 대해 책임을 깊이 통감하고 있으며 배우 역시 깊게 반성하고 있다. 다시는 이러한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이도록 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유불문하고" 박중훈이 술을 마시고 '스스로' 운전대를 잡았으며 아파트 측의 신원확인에도 불응한 데다 100m라 하더라도 '만취' 상태의 운전이고, 구조가 익숙하지 않은 지인의 아파트이기에 사고 확률이 상대적으로 높아 이번 음주운전 사건 역시 박중훈이 비난받아야 마땅하다.
특히나 박중훈은 지난 2004년, 음주운전으로 면허가 취소된 바 있기에 '상습'의 여지가 있어 논란의 무게감이 더 큰 상황이다.
그러나 소속사의 사과문만 있을 뿐, 박중훈의 직접적인 사과는 나오지 않고 있다. 사건 보도 후 사흘이 지났으나 박중훈은 소속사 뒤에 숨은 채 사건이 조용히 지나가기만을 기다리는 모양새다.
사실상 박중훈은 '소통왕'이라 불릴 정도로 활발한 소통에 열중해왔다. SNS를 수없이 올리며 자신을 홍보해왔고, 화제를 모았던 '금주' 선언 역시 SNS를 통해 이뤄졌다.
최근 잘 나가는 프로그램 JTBC '뭉쳐야 쏜다'에서도 그는 '절친'인 허재에게 커피차를 보내면서 자신의 얼굴을 크게 내걸었다. "보통 큰 사진을 허재 사진을 붙이는데 자기(박중훈) 사진을 붙이냐"는 출연진의 말이 나올 정도로 '자기 표현'에 진심인 그였다.
그토록 자신을 드러내는데 집중하던 박중훈이었기에 논란 이후 숨어버린 그의 행보는 아쉽기만 하다.
음주로 문제를 일으킨 전력이 있는 그가 재차 음주로 문제를 일으켰고, 스스로 내뱉은 "금주"라는 말이 무색해진 음주운전 논란이기에 대중은 그의 말을 신뢰하기 어렵다. 본인의 사과가 없기에 진정으로 반성을 하고 있는지도 의문이다. 그가 이번 사태를 가벼이 여긴다고 해석할 수밖에 없다. 그렇기에 더더욱 박중훈의 진정성 있는 사과가 수반됐어야 한다.
"대리를 불렀다"는 것 하나만으로 음주운전 반복과 면허정지 2배 넘는 알코올농도 수치란 무게감을 지워버린 박중훈이다. '국민배우'란 타이틀이 아까울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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