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현혜선 기자] 배우 심은우가 학교 폭력(이하 학폭) 논란에 휩싸인 지 20일 만에 이를 인정하고 사과문을 올렸다. 같은 날, 심은우는 새 드라마 '날아올라라 나비'를 촬영했다. '학폭' 인정 사과와 드라마 촬영을 병행한 셈이다.
심은우는 28일 자신의 SNS에 "과거에 저의 성숙하지 못한 태도로 상처를 받은 친구에게 사과의 마음을 전하고자 이 글을 쓴다. 지난달 문제가 제기된 글을 접하고 당사자 측에 신속히 연락을 취했고 연결된 가족분께 당사자와 만나서 대화를 하고 싶다는 뜻을 전했다. 하지만 언론의 조명을 받으며 일이 일파만파 커졌고, 감정이 격해진 탓에 당사자를 만날 수가 없었다"로 시작하는 장문의 글을 게재했다.
이어 "거듭 신중하게 고민하며 당시의 친구들에게 다방면으로 접촉하여 당시의 기억을 떠올려 보았으나 당사자와 어떠한 일이 있었는지 선명하게는 알 수가 없었다"며 "당사자의 이야기를 듣는 것만이 유일한 길이라고 생각해 다시 한번 만남을 요청해 25일 소속사와 그 친구 가족과의 만남이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학창 시절에 제가 그 친구에게 한 미성숙한 언행으로, 친구에게 사춘기 학창 시절에 겪지 않아야 할 마음의 상처가 깊이 남아있었다는 것을 알았다. 어린 날 아무 생각 없이 행했던 말과 행동이 상대방에게는 오랜 상처로 남을 수 있다는 점을 깨달았고, 지나온 삶, 그리고 지금의 자신에 대한 깊은 고민했다. 이제라도 그 친구에게 진심으로 미안하다는 말을 전한다"고 사과했다.
끝으로 심은우는 "앞으로는 타인에게 상처 주는 일이 없도록 살아가는 동안 끊임없이 스스로를 들여다보며 보다 더 나은 사람으로 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많은 분들께 심려 끼쳐 드려 죄송하다"며 "이 일로 폐를 끼친, 함께 작업하고 있는 작품 관계자와 동료 배우들에게도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앞서 지난 8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부부의 세계 심은우(박소리) 학교폭력 고발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게재됐다. 작성자는 중학교 시절 심은우로 인해 왕따를 당했다고 주장했다.
작성자는 "나는 북평여자중학교 1학년 때 박소리로 인해 왕따를 당했다. 여중 나온 사람들은 알 수도 있다. 신체적 폭력은 아니지만 미칠 것 같은 정서적 폭력. 그걸 주도한 게 바로 박소리. 심은우였다"고 적었다.
그러나 심은우의 소속사 SH미디어코프는 학폭 논란을 부인하는 공식 입장을 발표했다. 소속사는 "커뮤니티에 피해자라고 말씀하시는 분(작성자, 이하 J양)께서 중학교 1학년 당시 당사의 소속 배우 심은우의 주도하에 따돌림을 당하셨다고 말씀하시는데, 본인 확인 결과 재학 시절 함께 어울려 놀던 친구들이 있었고 정확히 기억은 나지 않지만 그 친구들 중 한 명인 J양과의 다툼 혹은 마찰이 있어서 당시 심은우를 포함한 친구들과 J양의 관계가 좋지 않았던 기억은 있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심은우가 잘나가는 일진이었고 1학년부터 왕따 생활로 고통받다가 3학년에 학교를 전학가게 됐다고 하신 내용의 사실 확인 결과 심은우는 초등학교에서는 전교회장을 하고 중학교 재학 시절 학급의 반장을 맡아서 할 정도로 품행도 바르고 범법행위를 한 사실이 없음을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소속사는 심은우가 학창 시절 욕을 사용한 사실과 흡연을 하는 친구가 있어 안 좋은 무리들로 비쳤을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해 J양에게 사과를 하기 위해 연락을 시도했다고 밝혔다. 소속사는 "J양과의 연락을 시도했으나 본인과는 연락이 되지 않고 J양의 언니와 통화해 피해 사실을 정확하게 기억하지 못한 것들에 대한 사과를 했고 과거 J양의 피해 사실을 알려주면 진심으로 사과를 하겠다는 의사를 밝혀놓고 연락을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심은우는 JTBC 새 드라마 '날아올라라 나비'에서 주인공 친구 역을 맡아 촬영 중이다. 드라마는 올해 방송이 예정돼 있다. 심은우가 학폭을 인정하며 '날아올라라 나비' 하차 여부에도 이목이 집중됐다. 그러나 29일, 심은우가 여전히 '날아올라라 나비' 촬영을 이어가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며 심은우 측의 무책임한 처사에 비난이 이어졌다.
이에 대해 소속사 관계자는 스포츠투데이에 "심은우가 어제(28일) '날아올라라 나비' 촬영을 한 게 맞다. 그러나 오늘(29일) 촬영을 한 건 아니다. 오늘은 촬영 스케줄이 없는 날이다. 향후 스케줄도 아직 나오지 않았다"고 전했다. JTBC 관계자는 "아직 공식입장은 없다. 논의 중인 상황"이라고 말을 아꼈다.
촬영 스케줄이 나오지 않아 촬영하지 않았다는 소속사의 입장은 그저 미지근하다. 당초 학폭 논란을 부인했다 뒤늦게 말을 바꾼 데다 심은우는 사과문을 올린 28일에도 촬영을 이어갔다. 사과문이 모든 걸 해결해 주지 않을 뿐더러, 사과 입장에 따른 책임이 필요하다. 그러나 사과문과 촬영이 같은 날에 진행됐다면 책임감과 진정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
앞서 학폭을 인정한 배우 지수가 KBS2 드라마 '달이 뜨는 강'에서 하차할 때와는 다른 온도 차다. 지수의 선례대로라면 심은우 역시 드라마에서 하차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달이 뜨는 강'은 촬영이 대부분 완료된 상태에서 주연인 지수를 교체하고 재촬영한 바 있다. 이 같은 선례가 있음에도 소속사와 제작사는 안일한 대처를 이어가며 비난을 키우고 있다. 아직 논의 중이라던 JTBC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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