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최혜진 기자] 장르물이 주류를 이루며 잠시 잊혀졌던 로코물이 활기를 되찾았다. 사랑스럽고 밝은 분위기 속 편안한 웃음을 안겨준 드라마 '오! 주인님'이다.
25일 MBC 새 수목드라마 '오! 주인님'(극본 조진국·연출 오다영)이 첫 방송됐다. '오! 주인님'은 연애를 '안' 하는 남자 한비수(이민기)와 연애를 '못' 하는 여자 오주인(나나)의 심장밀착 반전 로맨스다.
이날 방송에서는 한비수와 오주인의 인연이 공개됐다. 로코퀸 오주인은 과거 작가 한비수에게 두 차례 드라마 출연을 요청했지만 거절당한 전적이 있다. 그러나 인생은 삼세판. 오주인은 다시 한 번 한비수를 찾아가 드라마 출연을 제안했지만 역시나 거절을 당했다.
한비수는 오주인이 아닌 다른 배우를 여자 주인공으로 세웠다. 그러나 촬영이 엎어지며 오주인이 출연 물망에 올랐다. 자존심 강한 한비수는 오주인에게 출연 부탁을 해야 하는 상황을 애써 부정하며 술을 마셨다.
한편 오주인은 요양원에 있는 엄마를 위해 과거 부모님과 함께 살았던 추억의 한옥을 다시 매입했다. 그곳은 현재 한비수가 작업실로 쓰고 있는 곳이었지만 한비수의 엄마 강해진(이휘향)이 아들 몰래 집을 팔고, 그의 짐을 옮겼다.
술에 취한 한비수는 오주인의 이사 사실을 알지 못한 채 자연스럽게 한옥으로 들어가 하룻밤을 보냈다. 다음 날 오주인은 화장실에서 샤워 중인 전라의 한비수와 마주쳤다.
'오! 주인님'은 로코물이 갖춰야 할 요소를 제대로 갖췄다. 통통 튀는 주인공들의 '케미'와 유쾌한 연출로 기분 좋은 웃음을 선사했다. 두 주인공의 로맨스와 더불어 가족들과의 이야기도 담아 스토리도 한층 풍성해졌다.
그간 로코물에서 두각을 보였던 이민기는 역시 '로코 장인'이었다. 시크하면서도 어딘가 엉성한 한비수로 변신한 그는 다채로운 매력을 발산했다. 나나는 기존의 도도했던 이미지를 완전히 벗어냈다. 사랑스럽고 밝은 오주인으로 분한 그는 친근한 모습으로 다가왔다.
이민기, 나나의 '케미'도 편안한 웃음을 자아내는 포인트. 두 사람은 연신 투닥거리다가도 운명처럼 재회하고 마주쳤다. 티격태격 '케미'가 마치 톰과 제리를 연상시키기도 했다. 또한 우연히 한집살이를 시작하는 엔딩으로 마무리되며 두 사람의 향후 로맨스에 기대를 걸게 했다.
'오! 주인님'은 편안한 행복을 안겨다 준다. 햇살이 따사롭게 내리쬐는 풍경, 귀엽고 밝은 효과음·배경음 등이 봄이 온듯한 따사로움을 느끼게 했다. 한옥집을 배경으로 한 고즈넉한 거리 역시 시청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어둡고, 축축한 장르물과 정반대의 분위기다.
서사도 풍부하다. 남녀의 사랑 이야기에 안주하지 않고 가족 이야기까지 담아냈다. 첫 화에서는 한비수가 아버지와 갈등을 겪은 이유, 오주인이 어머니를 위해 집을 되찾게 된 이야기가 공개됐다. 두 주인공이 가족 이야기을 통해 어떤 메시지를 전달할지 궁금증을 모으고 있다.
이처럼 '오! 주인님'은 기억 속에 사라졌던 소중함을 다시금 깨닫게 한 작품이다. 겨울의 차가움에 잊혀졌던 봄의 따스함을 일깨웠고, 자극적인 장르물에 지쳐 있던 시청자에게 편안한 웃음을 안겼다. 과연 포근한 분위기의 '오! 주인님'이 얼어붙은 시청자들의 마음을 녹이며 순항을 이어갈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매주 수, 목요일 9시 20분에 방송된다.
[스포츠투데이 최혜진 기자 ent@sto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