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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구마사' 논란 후폭풍, 배우들도 자유로울 수 없다 [ST포커스]
작성 : 2021년 03월 23일(화) 17:19

사진=조선구마사 방송 캡처

[스포츠투데이 윤혜영 기자] 역사왜곡 논란을 일으킨 '조선구마사'가 해명을 내놨음에도 논란은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도리어 거센 후폭풍이 이어지는 모양새다.

22일 첫 방송된 SBS 새 월화드라마 '조선구마사'(극본 박계옥·연출 신경수)는 역사 왜곡 논란과 상황에 맞지 않은 과도한 중국 소품 사용으로 집중 포화를 맞았다.

먼저 '조선구마사'는 '한국형 엑소시즘 판타지'라는 미명 하에 조선시대, 실존인물을 끌어오더니 태종 이방원(감우성)이 환각을 보고 죄 없는 백성들을 도륙하는 장면을 실어 논란을 자초했다.

뿐만 아니라 요한의 통역사 마르코(서동원)가 왕족인 충녕대군(장동윤)에게 '반말'을 쓰며 기생집 대접을 요구하는가 하면, 이들이 찾은 기생집에는 월병, 피단 등 중국식 식사가 차려져 있어 의문이 가중됐다.

시청자들은 최근 중국이 한국의 김치, 한복 등을 자국의 문화라고 주장하는 '문화 동북공정'을 일삼는 시국인 점을 꼬집었다. 지상파인 SBS와 '조선구마사'가 중국발 '문화 동북공정'에 힘을 싣는 '매국 행위를 한다'는 비난이 일었다. 여기에 박계옥 작가의 전적들이 낱낱이 파헤쳐지며 작가의 국적을 의심하는 여론까지 생겨났다.

더불어 최근 불거진 tvN 드라마 '여신강림' 속 편의점 훠궈, '빈센조'의 중국산 비빔밥 등 중국 PPL 논란은 물론, '철인왕후'의 역사왜곡 논란 등이 맞물리며 누리꾼들의 날선 비난이 잇따랐다.

논란이 커지자 '조선구마사' 제작진은 23일 "충녕대군이 세자인 양녕대군(박성훈) 대신 중국 국경까지 먼 거리를 이동해 서역의 구마 사제를 데려와야 했던 상황을 강조하기 위해 '의주 근방(명나라 국경)'이라는 해당 장소를 설정했고, 자막 처리했다. 명나라 국경에 가까운 지역이다 보니 '중국인의 왕래가 잦지 않았을까'하는 상상력을 가미해 소품을 준비했다"며 "어떤 특별한 의도가 전혀 없었다"고 해명했다.

그럼에도 성난 민심을 달랠 순 없었다. 도리어 불을 지른 격이 됐다. 누리꾼들은 부분적 해명은 물론이고, 해명 자체가 "중국인의 사고방식으로 내놓은 답 아니냐"며 분노를 드러냈다. "중국 국경 근방이라 중국식으로 했다"는 입장은 중국 '근방'일지언정 엄연한 '조선땅'이기에 말이 맞지 않을 뿐더러 "조선땅에서 조선왕족이 중국음식으로 접대한다는 자체가 중국이 주장하고 있는 동북공정 논리일 뿐"이라는 반발이 쏟아졌다. 또 "상상력을 가미했다"면서 실존 인물을 끌어오는 앞뒤 맞지 않는 '선택적 상상력'에도 황당함이 이어졌다.

태종 후손인 전주 이씨 종친회 역시 유감을 표했다. 종친회 관계자는 "조선 건국의 중요 인물인 태종을 두고 백성을 학살하는 임금으로 묘사한 것은 유감"이라면서 항의에 나서겠다는 뜻을 보였다.

시청자 게시판에는 '조선구마사'를 퇴출시키라는 비난이 빗발치고 있다. SBS에 팩스 세례를 보내자는 움직임도 나온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에는 민원이 폭주하는 중이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역사왜곡 동북공정 드라마 '조선구마사'의 즉각 방영중지를 요청한다"는 청원글은 빠른 동의를 얻어내며 오후 5시 기준, 동의인원 3만 4천여 명을 넘어섰다.

배우들도 집중 포화를 받고 있다. 시놉시스, 대본으로 줄거리를 다 읽었으면서 출연을 결정한 배우들의 생각이 궁금하다며 이들의 문제의식을 지적하는 반응이 적지 않다.

앞서 '조선구마사' 제작발표회에서 주연배우 감우성은 "이런 장르의 영화와 드라마를 즐겨 봤다. 아직 내가 직접 이런 장르를 해본 적이 없었는데, 해보고 싶은 마음이 강했다. 대본을 읽으면서 시간이 가는 줄 몰랐다. 해보고 싶었던 장르에 재미까지 있으니 선택한 것"이라고 전했다.

또 다른 주연배우 장동윤은 "소재가 흔하지 않아서 기회라고 생각했다. 파격적이고 흔치 않은 기회다. 배우로서 성장할 수 있는 계기라 영광스럽게 생각했다. 앞서 '녹두전'이라는 사극을 했는데 정말 다른 장르다. 새로운 도전이라는 마음"이라고 밝혔다.

이들이 내뱉었던 말들은 올가미로 돌아와 목을 옥죄고 있다. 많은 이들이 출연만으로도 배우들에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배우들도 이번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게 된 셈이다.

[스포츠투데이 윤혜영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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