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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발적 비혼모' 사유리, '슈돌' 출연이 의미하는 것 [ST이슈]
작성 : 2021년 03월 23일(화) 16:47

사유리 / 사진=사유리 SNS

[스포츠투데이 현혜선 기자] 자발적 비혼모 사유리가 편견의 틀을 깨고 세상으로 나오고 있다. '슈퍼맨이 돌아왔다'에 출연해 새로운 가족의 형태를 제시하고 첫 여성 슈퍼맨으로서 역할을 다한다.

23일 KBS2 예능프로그램 '슈퍼맨이 돌아왔다'(이하 '슈돌') 측은 사유리가 새로운 슈퍼맨으로 합류한다고 전했다. '슈돌' 측은 "우리 프로그램 제목의 '슈퍼맨'은 아이들이 태어나서 처음으로 마주하는 히어로, 영웅이라는 뜻을 담고 있다"며 "사유리 역시 한 아이를 키우는 슈퍼맨의 길로 들어섰다. 슈퍼맨 사유리의 육아를 보고 싶다는 누리꾼들의 요청이 쇄도한 만큼 사유리를 새로운 슈퍼맨으로 섭외할 수 있어 감사하다"고 밝혔다.

앞서 부모가 되는 것이 꿈이었던 사유리는 난소 나이가 48세라는 소식을 접한 뒤 정자은행에서 정자를 기증받아 임신을 시도했다. 이후 지난해 11월 4일 아들 젠을 출산했으며, 11월 16일 출산 소식을 발표했다.

당시 사유리는 "생리불순으로 산부인과에서 검사를 했는데 난소 나이가 48세라는 충격적인 진단을 받았다. 자연임신도 어렵고 시험관 하더라도 성공 확률이 높지 않다고 해서 눈앞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며 "사랑하는 사람을 급하게 찾아 결혼하는 게 어려웠다"고 비혼 상태로 임신을 결심한 계기를 밝혔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결혼한 사람만 시험관이 가능하고 모든 게 불법이기 때문에 사유리는 일본으로 향했고, 일본 정자은행에서 정자를 기증받아 임신한 뒤 일본에서 출산했다. 사유리는 "한국에서는 결혼한 사람만 시험관이 가능하다. 아이를 낳을 수 있는 권리도 인정해 줬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자발적 비혼모가 된 사실을 알리는 게 쉽지는 않았을 터. 그러나 사유리는 "행복하다"라고 말했다. 그는 "어떤 사람은 정자 기증받은 걸 말하지 말라고 한다. 난 아이에게 거짓말하지 말라고 가르치고 싶은데 내가 거짓말하는 엄마가 되고 싶지는 않다"고 밝혔다.

사유리 / 사진=DB


이후 사유리는 자신의 SNS를 통해 아들 젠을 공개했고, 육아 일상을 공유하며 많은 사람들의 호응을 얻었다. 이런 사유리가 '슈돌'을 통해 방송에서 아들과의 일상을 공개해 관심을 모은 것.

이처럼 비혼모인 사유리가 '가족 예능'에 출연하는 건 의미가 크다. 이제는 가족의 형태가 바뀌고 있다는 걸 시사한다. 자발적으로 한 부모 가족을 만든 사유리를 응원하고, 이를 가족으로 받아들일 준비가 됐다는 것이다.

편견에 맞서 용기를 낸 사유리에게도 관심이 집중된다. 결혼으로만 맺어지는 기존 가족 개념의 틀을 깨고 자신의 결정으로 가족을 이뤘다. 보편적이지 않은 일이 누군가에겐 불편하게 다가올 수 있다. 그러나 영향력이 있는 사유리로 인해 편견을 깨고 더 넓은 세상이 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통계청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합계출산율(여성 한 명이 가임 기간에 낳을 것으로 기대되는 평균 출생아 수)은 지난해 기준 0.84명으로 OECD 198개국 중 198위로 꼴찌이며, 2019년 우리나라 한 부모 가구 비율은 7.3%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이혼이나 미혼 가구 증가 추세에 따라 한 부모 가구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고 있으며, 기존 기혼 가구에게만 지원되던 가족 정책도 다양한 방향으로 확대되고 있다.

여기에 첫 여성 슈퍼맨이라는 점도 눈길을 끈다. '슈돌'은 2013년 첫 방송을 한 이후 쭉 아빠의 육아를 소개하며 남성의 육아법을 다뤘다. 약 8년 만에 여성 슈퍼맨이 등장한 것. 이는 시대상이 반영된 것으로 미디어의 인식이 바뀌었다는 것을 뜻한다.

이처럼 사유리가 '슈돌'에 출연하는 것은 큰 의미를 가진다. 새로운 가족의 형태 제시와 여성 슈퍼맨의 출연이다. '슈돌'에 관심이 가는 이유다.

[스포츠투데이 현혜선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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