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현혜선 기자] '펜트하우스2'의 폭력성이 도를 넘었다.
20일 방송된 SBS 금토드라마 '펜트하우스2'(극본 김순옥·연출 주동민)에서는 주단태(엄기준)의 악랄한 모습이 그려졌다. 시청 등급은 19세 미만 관람 불가였다.
이날 방송에서는 주단태가 천서진(김소연)에게 결혼 매뉴얼을 건네는 모습이 그려졌다. 주단태는 매뉴얼에 자신이 원할 때 천서진이 언제든 잠자리에 응해야 한다는 조항을 넣었다. 이는 부부 사이 강제적 성관계를 뜻한다. 이어 주단태는 천서진에게 자신의 허락 없인 하은별을 만나선 안 된다며 청아의료원까지 자신에게 넘기라고 협박했다. 이에 천서진이 이혼을 요구하자, 주단태는 천서진을 비밀공간으로 끌고 가 채찍질하고 감금했다.
또 배로나(김현수) 살이 사건의 전말이 그려졌다. 배로나는 하은별(최예빈)에 의해 계단에서 굴러 떨어졌고, 이를 본 주단태가 배로나의 머리를 트로피로 찍어 살해했다.
해당 내용이 방송되자 시청자들의 불만이 이어지고 있다. 아무리 19세 이상 시청가로 방송됐지만,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다. 주단태가 천서진에게 건넨 결혼 매뉴얼 속 강제적 성관계부터 주단태가 천서진의 머리채를 잡고 끌고가 폭력을 가한 점이 눈쌀을 찌푸리게 만든다는 것. 게다가 채찍질할 때 효과음이 더해져 폭력성은 더욱 짙다.
미성년자를 살해한 장면이 너무 적나라하게 그려졌다는 지적도 있었다. 주단태가 배로나를 죽일 때 머리를 트로피로 찍었다. 이때도 피가 튀고 둔탁한 효과음이 가미됐다. 폭력적인 장면을 더 폭력적으로 보이기 위해 각종 효과가 사용된 것이다.
'펜트하우스'는 시즌1부터 폭력적이라는 지적을 꾸준히 받아 왔다. 첫 회부터 민설아(조수민)이 떨어져 죽고 고문하는 장면이 나오면서 불쾌함을 유발한다는 시청자들의 목소리는 이어졌다. 이런 반응에도 불구하고 제작진은 더 폭력적이고 잔인한 방식으로 드라마를 전개했다. 시청자들의 지적에 귀를 기울이기는커녕 더 세게 나간 것. 이를 지켜보는 시청자들의 피로도는 높아질 수밖에 없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이하 방심위) 구성이 늦어지면서 이를 제어할 장치가 사라졌다는 점도 눈여겨볼 만하다. 방심위 5기 구성이 약 두 달 지연되고 있는 가운데 누적된 심의 처리 대기 안건만 약 6만여 건이다. 시청자들이 아무리 방심위를 통해 불편함을 토로해도 이를 받아줄 형편이 되지 않는 상황이다.
자극적인 콘텐츠는 시청률에 영향을 준다. 소위 '마라 맛' 전개가 계속될수록 시청률도 상승한다. "욕하면서도 볼 수밖에 없다"는 점을 노린 것이다. 그러나 이제는 한계에 다다랐다. 시즌1부터 약 30회가 진행되면서 포용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섰다는 지적이다. 굳이 자극적인 장면을 넣지 않아도 좋은 드라마는 시청자들의 선택을 받기 마련이다. '펜트하우스' 제작진들이 결단을 내릴 차례다.
[스포츠투데이 현혜선 기자 ent@sto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