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윤혜영 기자] '여신강림' 속 여고생들의 편의점 훠궈 '먹방'은 약과였다. CJ ENM(이하 CJ)이 또다시 '빈센조'에 중국산 비빔밥을 끼워넣어 논란을 자초했다. 그저 자본에만 초점을 둔 중국 PPL이 그 이상의 악영향을 이끌어내며 거센 후폭풍을 몰고 있다.
14일 방송된 tvN 주말드라마 '빈센조'(극본 박재범·연출 김희원)에서는 빈센조(송중기)와 홍차영(전여빈)이 중국 기업에서 만든 인스턴트 비빔밥을 먹는 장면이 나왔다. 외피엔 중국 브랜드명이 도배돼 있었다.
앞서 '여신강림'에서 뜬금없는 중국산 PPL 뿌리기로 논란을 불러일으켰던 tvN은 이번엔 '빈센조' 중국산 PPL로 비난의 중심에 섰다.
특히나 갑작스레 뿌려진 어색한 설정은 차치하더라도 우리나라 고유 음식인 비빔밥이 중국 기업 홍보 대상으로 이용됐다는 점에서 불쾌감이 잇따랐다. 차라리 '여신강림' 속 훠궈가 나았다는 반응이다.
더군다나 '빈센조'는 넷플릭스를 통해 전세계에 공개된다. 전세계에 한국 음식이 중국 제품으로 광고되는 격이다. 뿐만 아니라 최근 중국은 여러 우리 문화들을 자국 문화라고 우기고 있다. 우리 문화를 지켜야 할 이 때, 자본에 우리 문화를 지운 형국이다.
서경덕 성신여자대학교 교수 역시 16일 "드라마 제작비 충당을 위해 선택한 상황이지만 최근 중국에서 김치, 한복, 판소리 등을 자국 문화라고 어이없는 주장을 펼치고 있는 요즘 같은 시기엔 정말로 안타까운 결정"이라면서 "중국어로 적힌 일회용 용기에 담긴 비빔밥이 자칫 해외 시청자들에겐 중국 음식으로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논란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중국에서도 이번 상황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17일 공식 웨이보 계정을 통해 "주인공이 중국의 '자열식 비빔밥'을 먹은 것에 한국 누리꾼들이 폭발했다"고 전했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중국 누리꾼들은 비빔밥을 폄하하는 반응을 쏟아냈다. 더 나아가 한국을 조롱하는 반응도 속속 터져나왔다. "비빔밥은 남은 음식을 처리하는 방법" "식문화가 부족해서 비빔밥으로 흥분하는 한국" "중국 자본이 없으면 드라마 제작이 불가능한 나라" 등의 비하 발언이 판을 쳤다.
중국 자본 탓에 중국의 안하무인식 태도를 한 번 더 맞게 된 상황이다. 이 모든 빌미를 '대기업' CJ가 제공한 셈이다.
또한 중국발 PPL 논란의 주어가 모두 CJ다. 드라마 제작 환경상 제작비를 충당하기 위해 PPL은 불가피한 게 사실이다. 그러나 CJ가 중국 PPL이 없어 제작비를 마련하지 못한다는 주장에는 많은 이들의 의문이 잇따른다.
제품 선정도 신중치가 않다. 훠궈에서 중국산 비빔밥으로 진화한 탓에 의도적이라고까지 느껴질 지경이다.
눈앞의 달콤한 자본은 후에 쓴맛을 가져온다. 그러나 사실상 CJ는 크게 개의치 않는 모양이다. 그럼에도 소비해주는 한국 시청자들이 많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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