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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충'→'미나리', 韓 영화의 아카데미 도전은 계속된다 [ST이슈]
작성 : 2021년 03월 16일(화) 16:54

미나리 / 사진=영화 미나리 포스터

[스포츠투데이 현혜선 기자] 영화 '미나리'가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 6개 부문 후보에 올랐다. '기생충'부터 '미나리'까지 한국 영화의 역사는 계속된다.

아카데미상을 주관하는 미국영화예술아카데미(AMPAS)는 15일(현지시간) 다음달 열리는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 최종 후보를 발표했다. '미나리'는 최고 영예인 작품상을 비롯해 감독상, 각본상(정이삭), 남우주연상(스티븐연), 여우조연상(윤여정), 음악상 등 6개 부문 최종 후보로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미나리'는 희망을 찾아 낯선 미국으로 떠나온 한국 가족의 아주 특별한 여정을 담은 이야기다. 윤여정은 영화 데뷔 50년 만에 한국 배우 최초로 아카데미 여우조연상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윤여정은 마리아 바칼로바, 글렌 클로즈, 올리비아 콜맨, 아만다 사이프리드와 경합을 펼친다.

윤여정 / 사진=후크엔터테인먼트


아카데미 여우조연상 후보 1위로 거론되던 윤여정은 이변 없이 노미네이트 되는 영광을 안았다. 이는 한국 배우 최초로 오스카 연기상 후보에 오른 것. 그간 윤여정은 '미나리'로 세계 각종 영화제에서 32관왕이라는 기록을 세운 바 있다. 역사를 써가는 그가 아카데미 연기상을 안을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이와 관련해 윤여정은 "죄송합니다. 제가 여러분을 직접 뵙고 감사를 드려야 하는데 캐나다에서 격리 중이라 만날 수 없어 너무 속상합니다. 그동안 여러분의 응원이 정말 감사하면서도 솔직히는 굉장히 부담스러웠습니다"고 솔직한 심정을 밝히며 운을 띄웠다.

이어 "사실 노미네이트가 되면 이제 수상을 응원하시고 바라실 텐데 제 생각에는 한 작품을 다른 배우들이 연기해서 등수를 매기는 것이 아니기에 이 노미네이트만으로도 상을 탄 거나 같다고 생각됩니다"라며 아카데미 후보에 선정된 진심 어린 소감을 전했다.

끝으로 "제가 이런 영광과 기쁨을 누리기까지 저를 돕고 응원하고 같이 해준 많은 분들에게 감사한 마음입니다. 사람이 여유가 생기면 감사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여유가 없을 땐 원망을 하게 되지요. 제가 많이 여유가 생겼나 봅니다. 지나온 모든 것에 감사하게 되네요. 다시 한번 상황상 직접 인사 못 드려 죄송합니다. 응원 정말 감사합니다"라고 전했다.

스티븐 연 / 사진=DB


한국계 배우 스티븐 연도 아시아계 미국인 최초로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후보에 올랐다. 스티븐연은 리즈 아메드, 채드윅 보스만, 안소니 홉킨스, 게리 올드만과 경쟁하게 된다.

스티븐 연은 한국에서 태어나 미국으로 이민을 떠난 후 '워킹데드' 시리즈에 출연해 인기를 끌었다. 국내에서는 봉준호 감독의 '옥자', 이창동 감독의 '버닝' 등에 출연했다.

스티븐 연은 미국 매체 버라이어티를 통해 "이 모든 것에 정말 감사하고 행복하다. (아카데미 발표 당시) 가족과 함께 자고 있었다. 딸이 바스락거려서 잠깐 잠에서 깼지만 다시 자고 싶었다. 그리고 내 인생에서 알았던 많은 사람들이 축하의 메시지를 보내 온 것을 봤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러면서 "이 모든 것을 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신념에 굴복한 것에서 나왔다"며 "정이삭 감독은 깊고 아름답고 진실한 이야기를 시나리오로 썼고, 그 이야기는 뛰어들고 싶을 만큼 매력적이었다"고 전했다.

스티븐 연은 "'미나리' 속 나의 캐릭터 제이콥처럼 나는 통제하려고 했지만 단계를 밟아갈수록 통제력은 사라졌다. 목표를 정하면 다른 모든 것은 통제할 수 있게 된다"면서 "영화가 반향을 불러일으켜 기쁘다"고 덧붙였다.

최고상인 작품상은 '미나리' 외에 가장 유력한 경쟁작인 클로이 자오 감독의 '노매드랜드'를 비롯해 '더 파더', '맹크', '주다스 앤드 더 블랙 메시아', '프라미싱 영 우먼', '사운드 오브 메탈', '트라이얼 오브 더 시카고7' 등 8개 작품이 올랐다.

각본상 후보에는 '미나리', '주다스 앤 더 블랙 메시아', '프라미싱 영 우먼', '사운드 오브 메탈', '더 트라이얼 오브 시카고7'이 노미네이트 됐다. 음악상 후보에는 '미나리'에 더불어 'DA 5 블러드', '맹크', '뉴스 오브 더 월드', '소울'이 올랐다.

지난해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아카데미에서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국제장편영화상 등 4관왕 달성한 바 있으나 연기상을 품에 안지는 못했다. 이에 '미나리'가 '기생충'에 이어 수상의 영광을 안는 것은 물론 연기상까지 더해 한국 영화계 역사를 쓸 수 있을지 주목된다.

제93회 아카데미시상식은 4월 25일 미국 LA에서 개최된다.

[스포츠투데이 현혜선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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