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최혜진 기자] 농구선수 출신 방송인 현주엽의 학폭(학교 폭력) 의혹이 불거진 가운데 그와 동창생들이 이를 부인했다. 최근 거짓 학폭 폭로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현주엽 역시 무분별한 폭로의 희생양이 됐다.
지난 14일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당대 최고의 농구선수 H씨의 학폭 진실'이라는 제목의 글이 게재됐다.
작성자는 과거 고등학교 선배였던 H씨에게 학폭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H씨의 실명이 밝혀지지 않았지만, 그가 현재 방송 활동을 하고 있는 선수 출신이라는 점, 어머니가 국가대표 농구 선수 출신이라는 점을 근거로 현주엽이 H씨로 지목됐다.
논란이 커지자 현주엽은 의혹을 즉각 부인했다. 그는 SNS을 통해 "있지도 않은, 진실과 너무나 다른 사실들을 여러 명의 기억들을 엮고 묶는 방식으로 폭로한다는 것 자체가 너무 어이가 없다"는 글을 게재했다. 또한 농구주 주장을 맡았던 당시 후배들에게 얼차려를 준 적은 있지만 개인적인 폭력은 절대 없었음을 강조했다.
최초 학폭 폭로자의 지인도 가세해 추가 폭로를 이어갔다. 그는 농구부 속 엄격한 규율과 폭력성이 존재했다고 주장했다. 현주엽의 선배였던 서장훈까지 언급했다. 그는 "현주엽의 선배인 서장훈이 나서서 (학폭을) 증언해 주면 좋겠다"고 전했다.
갑작스럽게 소환된 서장훈은 현주엽의 학폭 논란을 부인했다. 그는 16일 스포츠조선을 통해 "현주엽에 대해 학폭 관련 소문을 들은 적도 없다. 사실 내 앞가림하기도 바빴고, 타인에 대해 별로 간섭하지 않는 성격이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30년, 너무 오래 전이라 명확하게 기억은 안 나지만 내 기억에 장난기 많은 후배였다. 장난꾸러기 같았다. 이런 일이 생겨서 나도 무척 당혹스럽고, 현주엽이 그렇게까지 했을 것이라 믿어지지 않는다"고 전했다. 끝으로 "현주엽이 의혹에 휘말려서 당혹스러우면서도 진짜 그랬는지 믿기 어려울 만큼 마음이 아프다. 혹시 양자 간에 오해가 있다면 빨리 해소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협주엽 학폭을 부인하는 후배도 등장하며 의혹은 새 국면을 맞았다. 그는 15일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현주엽이 폭력적인 선배가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후배는 "현주엽에게 폭력을 당하거나 폭력을 행사하는 모습을 본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현주엽에게) 집합을 당한 것만 생각하면 화가 날 수도 있지만 그런 일이 있고 나면 현주엽이 같이 나가서 술 한잔 사주면서 위로도 해줬다"며 "합숙할 때도 손빨래를 해 본 적 없던 제게 따뜻한 물에 적신 후 비누칠을 하면 비누칠도 잘 되고 거품도 잘 난다고 가르쳐 준 사람이 현주엽"이라고 설명했다.
현주엽 동창 역시 현주엽의 미담을 공개하며 학폭 의혹에 반박했다. 16일 현주엽의 동문이자 친구라고 밝힌 누리꾼은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반에서도 학교에서도 현주엽이 누구를 때린 적이 없다다. 일단 현주엽한테 덤비는 친구도 없었을뿐더러 본인도 힘이 센 걸 알아서 때리면 얼마나 아플지 알기 때문에 장난을 친 적은 있어도 누구를 괴롭히거나 때린 적은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르면 현주엽은 약한 친구들을 배려했다. 작성자는 "현주엽은 약한 친구나 돈 없는 친구에게 먹을 것을 사주기도 했다"며 "제가 아는 현주엽은 그렇게 악질적으로 누군가를 괴롭히거나 왕따 시키거나 하는 친구도 아니"라고 재차 강조했다.
현재 연예계는 계속되는 학폭 의혹으로 파장이 일고 있다. 그러나 그중 단편적인 기억에만 의존한 폭로가 이어지며 스타들이 큰 타격을 입고 있는 상황. 실제 배우 조한선, 최예빈, 코미디언 홍현희, 그룹 이달의 소녀 현진과 츄의 학폭 의혹은 거짓임이 드러났다. 학폭 가해자로 지목됐던 스타들이 루머의 피해자가 된 셈.
학폭 폭로는 스타들의 이미지에 큰 타격을 준다. 의혹이 거짓으로 밝혀지더라도 상황은 비슷하다. 의혹의 사실 관계를 파악하고 해명하는 것보다 자극적인 폭로에 더욱 많은 관심이 쏠리기 때문. 이미 한 번 의혹에 휘말리면, 오명을 씻어내기란 쉽지 않다. '폭로'라는 명목 속 루머로 인한 또 다른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더욱 객관적이고 중립적인 시선이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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