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윤혜영 기자] 한국 대중가수 최초로 미국 '그래미 어워드' 후보에 오르며 새 역사를 쓴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아쉽게도 수상에 실패했다.
그래미를 주관하는 레코딩 아카데미는 15일 열린 '제63회 그래미 어워드 프리미어 세리머니(사전 시상식)'에서 '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 부문 수상자로 레이디 가가·아리아나 그란데의 '레인 온 미'를 호명했다.
'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는 2012년 신설된 부문으로 그래미 팝 장르 시상 부문 중 하나다. 듀오 및 그룹, 컬래버레이션 형태로 팝 보컬이나 연주 퍼포먼스에서 뛰어난 성과를 거둔 뮤지션들에게 주어진다.
방탄소년단은 지난해 8월 발매한 '다이너마이트(Dynamite)'로 이 부문 후보에 올라 제이 발빈·두아 리파·배드 버니&타이니의 '언 디아', 저스틴 비버·퀘이보의 '인텐션스', 테일러 스위프트·본 이베어의 '엑사일'과 경합을 벌였다.
특히나 '다이너마이트'는 빌보드 '핫 100'에서 통산 세 차례 1위를 비롯, 28주 연속 TOP 50에 들며 차트 장기집권 중인 메가 히트곡인 만큼 수상에도 기대가 쏠렸으나 방탄소년단의 '그래미 어워드' 첫 수상은 다음을 기약하게 됐다.
하지만 '노미네이트'만으로도 큰 성과를 얻었다는 평이다. 한국 대중음악 가수가 '그래미 어워드' 후보에 오른 건 방탄소년단이 처음이다. '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 부문에 아시아권 가수가 후보로 지명된 것도 방탄소년단이 처음이다.
방탄소년단은 이번 후보 지명으로 미국 3대 음악시상식에서 모두 후보에 오르는 기록도 세우게 됐다. 방탄소년단은 앞서 '빌보드 뮤직 어워즈', '아메리칸 뮤직 어워즈' 후보 등극은 물론 각각 4년, 3년 연속 수상의 영예를 안은 바다.
방탄소년단은 끝없이 사랑을 보내준 팬들에게 고마움의 인사를 전했다. 지민은 트위터를 통해 "여러분 이 시간까지 같이 해주신다고 고생하셨습니다! 응원해주셔서 감사드리고 덕분에 이렇게 말도 안되는 경험을 해보기도 하네요. 진심으로 감사드리고 행복합니다 아미여러분 ! 사랑합니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또한 진과 제이홉은 "아미 사랑해 알러뷰"라고, 슈가는 "올해 더 열심히 달립시다!", RM은 "아미가 짱이다 !!!!", 정국은 "매 순간순간 함께해주셔서 정말 감사드리고 보내주시는 사랑과 응원에 꼭 보답하겠습니다"라고 적었다.
이어 방탄소년단은 15일 오전 9시부터 시작한 '그래미 어워드' 본 시상식 무대로 수상 불발의 아쉬움을 달랬다. 지난해 '그래미 어워드'에서 래퍼 릴 나스 엑스 등과 함께 합동 공연을 펼쳤던 방탄소년단은 올해 정식 후보로서 단독 퍼포먼스를 하게 됐다. 무대는 국내에서 사전녹화했다.
'그래미 어워드'의 상징인 거대한 그라모폰(최초의 디스크 축음기) 앞에서 퍼포먼스를 시작한 방탄소년단은 그라모폰의 나팔관 안에서 '그래미 어워드' 포토월로, 그리고 서울 도심 한복판으로 장소를 옮기며 서울과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그래미 어워드'를 연결하는 퍼포먼스를 연출했다.
앞서 RM은 미국 USA 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우리가 후보 지명이나 수상보다도 바랐던 것이 (그래미) 퍼포먼스"라며 "우리는 퍼포먼스 팀이기에 우리 노래로 무대를 하는 것이 이 여정의 최종적인 꿈 중 하나였다"고 말한 터.
공연 후 방탄소년단은 소속사를 통해 "'그래미 어워드'에서 쟁쟁한 글로벌 뮤지션들과 함께 후보에 오른 데 이어 염원하던 단독 공연까지 펼쳐 매우 영광스럽다. 의미 있는 순간으로 기억될 것"이라며 "모두 아미 여러분 덕분이다. 다음 목표를 향해 쉼 없이 나아갈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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