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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역의 아이콘' 김성오, 한계를 가늠할 수 없다 [인터뷰]
작성 : 2021년 03월 13일(토) 21:24

김성오 / 사진=스튜디오산타클로스 제공

[스포츠투데이 최혜진 기자] 역시는 역시였다. '최강 빌런' '악역의 아이콘' 김성오가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한층 넓어진 연기 스펙트럼으로 또 한번의 악역 캐릭터를 탄생시킨 배우 김성오다.

김성오는 지난 2000년 연극 '첫사랑'으로 데뷔했다. 이후 영화 '아저씨' '널 기다리며' '성난황소', 드라마 '자이언트' '싸인' 등에서 인상 깊은 악역 연기로 스타덤에 올랐다. 또한 드라마 '시크릿 가든' '쌈, 마이웨이, 영화 '나의 PS 파트너' '반창꼬' '해치지않아' 등에서 코믹부터 로맨스까지 다양한 캐릭터를 연기하기도 했다.

그런 김성오가 tvN 월화드라마 '루카 : 더 비기닝'(극본 천성일·연출 김홍선, 이하 '루카')을 통해 악역 연기에 또 한 번 도전했다. '루카'는 특별한 능력 때문에 쫓기게 된 지오(김래원)가 유일하게 그의 모습을 기억하는 강력반 형사 구름(이다희)과 함께 거대한 음모에 맞서는 스펙터클 추격 액션극이다.

김성오는 사전 제작으로 촬영한 '루카'를 떠나보내며 "원래 (작품이) 끝나면 후련함, 아쉬움 등 여러 가지 감정이 생겨야 하는데 사전 제작으로 찍어놓은 작품이어서 그런 감정들은 없다"고 밝혔다.

다만 작품에서 한발 짝 떨어져 시청자의 마음으로 작품과 함께한 그다. 그는 "제가 마지막 회 대본을 안 봐서 도입에서 이손이 죽는 것까지만 알앗다"며 "결말이 어떻게 되는지 모르는 상황에서 방송을 봤다. '드라마가 이런 식으로도 끝날 수 있구나' '과거에 봐 왔던 새드, 해피 엔딩이 아닌 방식으로도 종영이 되는구나' 라는 생각에 신선했다. 이렇게 끝나니 재밌는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고 전했다.

김성오 / 사진=스튜디오산타클로스 제공


극중 김성오는 L.U.C.A. 프로젝트를 진행한 국정원 김철수(박혁권)의 공작원 이손 역을 맡았다. 특수부대 출신인 이손은 마지막까지 지오와 대립을 벌이다 죽음을 맞이했던 인물이기도 하다.

김성오는 액션신이 많은 이손을 연기하기 위해 체력 관리에 공을 들였다. 그는 "액션이 많다 보니 다치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다. 또 내 몸이 건강해야겠다는 생각에 운동을 많이 했다. 안 다치기 위해 헬스장에 가서 자극을 주고, (촬영) 텀이 있을 때도 아픈 곳을 많이 스트레칭해 주고 긴장감을 유지하려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강도 높은 액션 연기를 소화하기란 쉽지 않았다. 김성오는 "촬영할 때 너무 추웠다. 추운 곳에 물까지 뿌려져 있고, 새벽에 촬영을 하기도 했다. 지나고 나면 아무것도 아닌데 추운 시간에 물을 맞고 누워 있는 게 고통스러웠다. 그러나 그 고통들이 하루만 지나면 잊혀지더라"고 털어놨다. 이로 인해 교훈도 얻었다. 그는 "이런 게 인생의 반복인 것 같다. 고통도, 즐거움도 금방 잊고 미래를 바라보며 인생을 살아가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강렬한 액션은 동료 배우들과의 호흡의 결과물이기도 하다. 그는 많은 액션 장면에서 합을 맞췄던 김래원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김성오는 "액션 장면의 많은 부분은 합을 맞추면서 연기해야 한다. 그러나 서로를 터치를 해야 되는 부분, 넘어지고 부딪혀야 되는 부분이 있다. 그런 부분에선 입체적으로 타격이 있고 다칠 때도 있다. 그러지 않으면 액션신을 만들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 부분에 있어서 김래원이 많이 힘들고 아팠을 텐데 아프지 않다고 해 주더라. 그렇게 서로 배려, 이해해주고 털털하게 잘 넘어갔던 것 같다. 김래원은 액션을 잘하는 친구라 그런 부분에서 굉장히 고맙다"고 전했다.

또한 이다희와의 호흡을 언급하기도 했다. "이다희는 키가 크고 기럭지가 길다. 그래서 액션을 하면 시원시원하게 보인다"고 말한 그는 "이 친구도 털털하고 같이 연기할 때 상대방을 배려한다. 배려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상대방을 편하게 해 주는 것이다. 이다희는 본인도 힘들었을 텐데 나를 많이 배려해 줬다"고 설명했다.

김성오 / 사진=스튜디오산타클로스 제공


함께 러브라인을 그려간 정다은과의 호흡도 빼놓을 수 없다. 김성오는 극중 유나를 연기했던 정다은에 대해 "사실 나보다 나이가 많이 어리고 내성적인 면이 있는 친구다. 그래도 오빠인 제가 이야기도 걸고 하면 거기에 잘 받아준다. 아직 이 친구가 어리고 불편해서 그런 거지, 알고 나면 편해지는 스타일이구나를 느꼈다"며 "그때도 그랬고, 지금도 그랬고 예쁘고 착한 사촌동생 같은 느낌"이라고 말했다.

죽음이라는 결말로 더욱 애틋했던 두 사람의 러브라인에 대한 생각도 밝혔다. 그는 "두 사람의 결말이 가장 좋다고 말할 순 없지만, 괜찮은 결말이라고 생각했다. 둘이 도망을 가 결혼까지 했다면 이손은 분명 자신이 유나를 불행하게 만들었다고 생각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이손은 자기가 못나고 부족한 사람인 걸 아는 인물이다. 유나를 사랑하는 그 강도가 너무 커져서 그를 차지하는 것보다 더 좋은 사람한테 보내는 게 낫겠다는 생각을 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김성오는 '루카'를 통해 악역 스펙트럼을 한층 넓혀갔다. 한때 '악역 전문 배우'라는 타이틀에 부담감을 가지기도 했던 그는, 다채로운 매력으로 그 부담감을 깨부수고 있다. 그는 "많은 분들이 제가 악역에 한 것에 대해 기억을 하시고, 임팩트 있게 인식하시니 '내가 이번에 어떻게 해야 하나' 하는 부담감이 있다"고 털어놨다.

이어 "그러나 대본이나 시나리오도 많이 바뀌고 있고, 악역이라는 캐릭터를 표현하는 데 있어서 과거보다는 할애를 하는 것 같다. 악역도 사람이고, 그 사람의 성격, 사연 등이 들어가다 보니 악역이 다양해지고 있다. 그래서 배우 입장에서도 폭넓게 표현할 수 있게 된다"며 "이젠 어떤 악역을 해도 조금씩 다른 사람을 표현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확신에 찬 모습을 보였다.

이처럼 김성오는 스펙트럼의 한계를 감히 가늠할 수 없는 배우다. 매 작품을 통해 성장하고 다채로운 모습을 보여주는 그의 연기는 새롭고 특별하다. '전문가'이자 '팔색조' 같은 매력을 지닌 그가 향후 보여 줄 행보에 기대가 모아지는 이유다.

김성오 / 사진=스튜디오산타클로스 제공



[스포츠투데이 최혜진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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