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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팀 식스맨" 팬 등에 업은 KB스타즈, 내친김에 리버스 스윕까지 [ST스페셜]
작성 : 2021년 03월 12일(금) 07:00

청주 KB스타즈 선수단 / 사진=방규현 기자

[청주=스포츠투데이 김호진 기자] "팬들은 우리 팀의 식스맨이라고 생각한다. 팬들 앞에서 절대 지고 싶지 않았다"

청주 KB스타즈는 11일 오후 7시 청주체육관에서 열린 KB국민은행 Liiv M 2020-2021 여자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5전3선승제) 용인 삼성생명과 3차전 홈경기에서 82-75로 이겼다.

이로써 지난 1,2차전 내리 패하며 벼랑 끝에 몰렸던 KB스타즈는 감격의 첫 승과 함께 기사회생했다. 반면 2연승을 기록하며 우승을 눈앞에 뒀던 삼성생명은 4차전으로 미루게 됐다.

이날 수훈선수는 단연 박지수였다. 풀타임을 뛰며 30득점 16리바운드를 기록한 박지수는 이날 30점을 넣으며 본인의 챔프전 최다 득점 기록을 갈아치웠다. 종전 기록은 지난 2018-2019시즌 챔피언결정전 1,3차전에서 각각 세웠던 26점이었다. 더불어 심성영이 3점슛 5개 포함해 25득점 6어시스트로 힘을 보탰다.

경기 후 박지수는 "홈에서 상대가 축포를 터뜨리지 못하게 하겠다는 각오로 나왔다. 오늘 경기에서 지면 경기를 하고 싶어도 못한다"고 밝혔다.

사진=방규현 기자


이날은 정부의 지침에 따라 전체 수용 인원의 30%의 관중이 입장했다. 모든 티켓은 온라인을 통해서만 판매됐고, 경기장 내 좌석 간 거리 두기, 취식 금지 등 철저한 방역이 실시됐다. 총 3825석 중 30%에 해당하는 900석 티켓이 모두 매진돼 KB스타즈 선수단을 열렬히 응원했다.

KB스타즈는 팬들의 환호를 잊지 않았다. 박지수는 이날 경기에 앞서 정규리그 7관왕을 기념, 입장한 관중 전원에게 커피를 선물했다.

박지수 / 사진=방규현 기자


박지수는 "사실 커피를 준비할 시기는 챔프 1차전을 하기 전이었다. 우리가 (1, 2차전까지 승리한 뒤) 3차전을 이기며 커피를 마시면서 우승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오늘 힘든 상황으로 경기에 나서게 됐다"면서 "기분 좋게 커피를 드리고 세리머니하고 싶었는데 너무 아쉽다. 그렇지만 팬들이 잘 드셔주셨으면 좋겠다"고 설명했다.

이어 "팬분들이 있으니까 힘이 됐다. 응원도 열정적이셔서 정말 감사했다. 경기 후에 팬분들께 인사드리는데 울컥했다. 원래 일상인데, 그 일상을 못 누리다 팬들을 만났다. 그래서 울컥했던 것 같다. 오늘 와주신 팬들에게 너무 감사하다"고 말했다.

심성영 / 사진=방규현 기자


심성영은 "경기장에 왔는데 누군가 나를 쳐다보는 것 같은 시선에 울컥했다. 팀원들이 많이 위로해 줬다. 팬들이 응원해 줘서 자신감 있게 하자고 마음먹었다"면서 "1,2차전을 졌기 때문에 오늘이 1차전이라고 생각하고 죽을 각오로 임하자고 나왔다. 팬들이 응원하는 곳에서 뛰어 더욱 힘이 났던 것 같다"고 전했다.

안덕수 감독 역시 팬들을 '식스맨'이라고 표현하며 감사함을 드러냈다. 그는 "팬들 앞에서 지고 싶지 않았다. 자존심이 걸린 문제다. 선수들도 마음을 굳게 먹고 나왔다"면서 "팬들은 우리 팀의 식스맨이라고 생각한다. 청주에서 경기를 하면 선수들도 남다른 마음가짐이 생긴다고 한다. 그런 것이 팬들의 힘이라고 생각한다. 나도 팬들하고 같이 뛰는 느낌이 들어서 기분이 좋았다"고 덧붙였다.

일단 큰 고비를 넘긴 KB스타는 여전히 1승2패로 열세다. 앞으로 연속 두 번 더 이겨야 우승으로 갈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4차전 승리가 절실하다. 챔프 4차전은 13일 오후 6시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사진=방규현 기자


KB스타즈는 0% 도전에 첫발을 내디뎠다. 역대 28차례의 챔프전에서 1차전에 패배한 팀이 역전 우승한 경우는 9번 있었지만, 1-2차전을 연속으로 패한 뒤 3연승으로 우승한 팀은 없었다. 과연 팬들의 응원을 등에 업은 KB가 기적을 이끌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스포츠투데이 김호진 기자 sports@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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