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현혜선 기자] 배우 윤정희(본명 손미자)의 동생들이 알츠하이머 치매를 앓고 있는 윤정희가 딸과 남편에게서 방치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윤정희의 동생들이 프랑스에 이어 한국에서도 윤정희의 후견인 지위를 놓고 윤정희 딸과 법적 다툼을 벌이고 있다.
후견인은 법원이 지정한 범위 안에서 신상과 재산, 상속에 관한 권한을 갖는다. 윤정희의 후견인은 그의 신상을 보호하면서 국내 재산도 관리하게 된다. 윤정희 명의로는 아파트 2채와 다수의 예금 등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1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가정법원 가사21단독 장진영 부장판사는 윤정희 딸 백진희가 청구한 성년후견 개시 심판에서 윤정희 남동생 손씨의 이의 제기를 받아들여 지난 8일 참가인 자격 참여 결정을 내렸다.
윤정희 동생들은 법원에서 진행될 후견인 선임 절차에 정식으로 참여, 재판부에 의견서를 제출하고 법정에서 진술하는 등 적극적으로 다툴 기회를 얻게 됐다.
앞서 손씨는 지난 4일 재판부에 참가신청서를 내고 백진희가 프랑스에서 윤정희를 보호하고 있지만 재산 및 신상 보호와 관련해 부적절한 점이 있어 최선의 후견 활동을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윤정희의 상황을 정확히 확인하기 위해 국립정신건강센터에 감정을 의뢰한 상태다. 감정 결과가 도착하면 내용을 검토해 심문기일을 열게 되는데, 백진희 측과 동생들의 의견을 듣고 후견인 지정 여부를 결정한다.
별개로 프랑스에서는 백진희가 윤정희의 후견인으로 확정됐다. 윤정희 동생들은 백진희가 낸 후견인 심판 사건에서도 이의를 제기했지만, 프랑스 파리고등법원은 지난해 11월 최종적으로 백진희 측의 손을 들어줬다.
지난달 5일 윤정희의 동생들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을 통해 윤정희가 프랑스에 방치됐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에 백건우 측은 "백건우와 윤정희는 평생을 함께 연주 여행을 다녔지만 몇 년 전부터 윤정희의 건강이 빠르게 악화되며 길게는 수십 시간에 다다르는 먼 여행길에 동행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하지만 가족과 멀리 떨어져 생활해야 하는 요양병원보다는 가족과 가까이서 친밀하게 지낼 수 있는 환경인 백진희의 아파트 바로 옆집에서 백건우 가족과 법원에서 지정한 간병인의 따뜻한 돌봄 아래 생활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게시글의 내용과는 달리 주기적인 의사의 왕진 및 치료와 함께 편안하고 안정된 생활을 하고 있으며, 게시글에 언급된 제한된 전화 및 방문 약속은 모두 법원의 판결 아래 결정된 내용임을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반박했다.
그러자 윤정희 동생들은 백건우의 입장에 재반박했다. 윤정희가 백건우와 별거 상태로 파리 외곽에 있는 한 아파트에서 홀로 투병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또 재산을 둘러싼 싸움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이후 백건우는 13일 한국으로 귀국하면서 다시 한번 윤정희의 상태를 전했다. 그는 "가정사로 떠들썩하게 한 점 죄송하다. 윤정희는 하루하루 아주 평온한 생활을 하고 있다. 우리는 아무 문제가 없다. 염려해 주신 것에 대해 고맙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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